대한민국이 바뀔 수 없는 건 국민 때문이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7. 10. 07:00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은 절대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남양유업 갑을 관계 사건, 연예 병사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사건 중에서 특히 중요한 사건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이다. 국정원의 부당한 선거 개입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많은 대한민국 시민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언론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그런 언론에 저항하여 일부 사람들은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있지만, 아직 이 사건에 대한 중요도나 왜 이 사건이 잘못되었는지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절대적으로 적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방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부당하다고 외치며 사건 재조사를 철저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니까.
그런 일이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그 정도로 먹고살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너무 살기가 어려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나 한 명이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뭐가 바뀌겠어?'라는 고정관념이 철저히 박혀 있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반수는 일제시대 일본이 했던 것처럼 목에 총칼이 들이대고 "해라!"고 명령하지 않는 한 절대로 그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노지
위에서 읽을 수 있는 댓글은 얼마 전에 내가 블로그에 올렸던 '드라마 추적자의 현실판, 국정원 사건과 시국선언'(링크)이라는 글에 달린 댓글 중 일부분이다. 이 댓글에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이 댓글러가 말한 의견에 일부 공감하는 바이다. 댓글러는 "일반 국민들은 국정원 사건에 관심이 없어요"라고 말했는데, 이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국정원 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평소에도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사막의 모래알만큼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당장 우리 주변만을 둘러보더라도 사회 문제와 정치 문제에 일절 관심 없이 노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의 사는 방식을 가리켜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걸 남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자신의 인생에 책임감을 가지고 산다면, 분명히 이런 문제에 관심을 두고 조금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일전에 총선이나 대선 결과 때 많은 사람이 20대를 비판했었지만, 그건 20대를 비판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0대도 저마다 자신의 정의를 가지고 자신의 철학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많다. 이번 국정원 사건에 대한 시국선언도 많은 20대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20대를 일부 20대가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걸 기대하는 건 너무 과한 처사다. 기성세대도 마찬가지로 개혁을 하는 세력과 지금을 지키는 세력이 맞서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기성세대도 개혁을 추구하는 수보다 지금을 지키려는 세력이 더 강해 어쩔 수 없이 밀리고 있는 것처럼 20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시국선언에 힘을 보태는 20대가 있지만, 클럽에서 술과 담배를 하며 막장 인생을 보내고 있는 20대도 있을 수밖에 없다. 왜? 이게 우리가 사는 현실이라는 세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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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안산 내가 인생을 운운하는 건 조금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사람은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위에서 읽을 수 있었던 댓글을 작성한 사람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저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고, 옳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분명한 건 저 이야기는 절대 소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생각이자 사실이라는 점이다. 정치인이 인턴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쳐도, 언론을 통제하더라도 여전히 그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그저 하루 사는 데에 만족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건 그런 생물이다. 지금도 국정원 사건을 놓고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가 죽었다', '정의가 죽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나라가 도둑질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반하여 새누리당 측에서의 움직임도 자신들이 손에 쥐고 있는 이익을 잃지 않기 위해 NLL 사건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언제나 사람이 '정의'를 잣대로 움직인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이해관계와 이익'을 가지고 사람들이 움직인다.
우리가 지금처럼 시국선언을 통해 국정원 사건의 재조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대한민국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이익(비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그저 한 쪽 동네만 시끄럽게 떠드는 사건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애초에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나처럼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찾아보는 사람도 관심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그 일이 내 사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는 사고방식으로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난 우리 대한민국이 바뀔 수 없는 건 국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정당, 잘못된 사람을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들을 바꾸지 않는 한 절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바뀔 수 없다. 사람은 언제나 '이익'을 보고 움직이는 냉정한 생물이다. 사랑? 정의? 헛소리다. 사람은 절대 그런 것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편하게 배불리 먹고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하는 정당과 사람을 지지할 뿐이다. (매번 속아도 학습하지 못하는 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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