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 아직 이런 교사가 학교에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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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2013, 아직 이런 선생님께서 학교에 계셔서 다행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학교에 다니며 '좋아하는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 '싫어하는 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을 만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정말 다양한 선생님을 만났었다. 그중에서는 아이들에게 심하게 무시를 당해 너무도 힘들어 보였던 선생님도 계셨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선생님도 계셨고, 정말 '다음에 언제 또 저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던 존경하는 선생님도 계셨었다. 지금도 그 기억들이 내 마음속에 뚜렷이 남아있다.


 올 한 해,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학교 문제가 껄끄러워지자 학생 문제만이 아니라 교사 문제도 학교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학생들이 무서워서 손을 못 대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놀림감이 되어 사회생활이 어려워진 선생님도 있었고, 최소한의 학생들이 가진 인권조차 무시하며 체벌을 가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아마 이런 소식들을 언론 매체를 통해 한 번쯤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많은 선생님이 어느 반의 담임이 되는 것을 피하고 있고, 처리할 일이 까다로운 학생부장 선생님을 맡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조금의 훈계라도 잘못하였다가는 '학생 인권을 무시한 선생님'이라는 낙인이 붙기 십상이고,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비굴하게 굴자니 '선생님의 권위를 짓밟는 학생'이라는 문제가 커진다. 그래서 많은 선생님이 이제는 그냥 학교에서 칠판만 보고 수업을 하는 교사가 되고 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자든, 놀든, 수업을 듣든 상관하지 않고….


 그러나 모든 선생님께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잊지 않고, 학생들을 위하는 선생님도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중학교에 다녔던 시절에도 한 분이 계셨고, 고등학교에 다녔던 시절에도 꽤 많은 선생님이 그런 태도를 가지고 계셨었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지금도 그분들은 그렇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음이 틀림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학교 2013


 지금 TV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방영되고 있는 학교 2013에도 다양한 방식을 가진 선생님을 볼 수 있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두 분의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올바른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하시는 선생님이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얽히려고 하지 말고, 그냥 성적 올리는 데에만 집중해라'는 말을 하지만, 위 선생님들은 공부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더 중요시 생각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이건 드라마니까, 이런 선생님이 계신 것이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요즘 학교의 상황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선생님이 계신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났던 김재철 선생님께서는 바로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두 분 선생님의 방식을 고수하는 분이셨다. 엄하신 분이셨지만, 어디까지나 먼저 학생을 먼저 생각해주셨었고, 학생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거나 문제가 생겨도… 선생님의 일반적인 판단이 아니라 학생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셨던 분이셨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조금 무서워도 김재철 선생님을 무척이나 존경하였고, 따랐었다.



 하지만 학교 2013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성적에만 급급해하는 선생님이나 어떻게든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학생을 제멋대로 부리려는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의 선동질에 놀아나며 교사가 지녀야 할 자질조차 없는 선생님도 학교에 계셨었다. 특히 학생을 제멋대로 부리려는 선생님을 나는 한 번 담임 선생님으로서 만났던 적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의 편애는 정말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공부를 잘한다고 하여 한 학생의 학교 폭력을 눈감아주고, 피해자를 정신병자로 몰아서 학교에서 스스로 나가게 하려고 했었으니까. 난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학교 2013


 아마 지금도 그 선생님은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처럼 학생 인권이 강화되고, 선생님의 권한이 조금 약해진 지금이라면… 그저 한 명의 방관자로서 지낼지도 모르겠다. 학생들과 최대한 엮이려고 하지 않으며 애들이 무슨 잘못을 하면 덮으려고 하거나 학교에서 자르려고 하거나 하는 선생님처럼…. 한 마디로, 학교 2013에서 볼 수 있는 교장 선생님처럼 말이다.


 우리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학생이나 선생님이든 어느 쪽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이 아니라 양자 간에 신의가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말을 귀담아듣고자 하는 태도와 서로를 무시하지 않는 존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같은 날에 학생들을 방치하고, 칠판만 보며 수업을 한다고 하여 손가락질하며 "네가 선생이야?"라고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학교의 사정이 어떤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에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학교 2013에서 볼 수 있는 선생님 같은 분들이 아직 현실에도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한다. 학생은 성적을 위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바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가르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늘어날수록,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교육문제는 가장 이상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어린이들은 학원을 많이 다닌다. 밤 11시쯤 아버지의 차를 타고 귀가할 때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는 표정을 보면 40대 샐러리맨의 표정과 같다. 한마디로 인생 다 포기한 표정이다. 저런 식으로 성장한 어린이의 인생이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릴 때 기계처럼 자란 인간은 커서도 기계처럼 살 수밖에 없는 법이다.


_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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