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 문화/독서와 기록
- 2012. 11. 27. 07:00
중산층이라는 착각, 돈은 위로만 흐르고… 빚은 아래로만 흐른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 중에서 상위 1%를 제외하고서는 모두가 '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갈수록 돈은 모이지 않고, 빚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절망'이라는 단어밖에 남지 않은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돈이 모이기는커녕 빚만 쌓여가니 어찌 신세 한탄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질문에 누군가는 '열심히 살면, 부자가 돼야지. 왜 가난하냐?'고 따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열심히 산다고 하여도 빚을 벗어나 돈을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부자 아빠가 없는 이상은 부자가 되기가 어려운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 유무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아마 사회·경제 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이 뉴스나 인터넷, 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적잖게 듣거나 몸소 체감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경제문제와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언론이 말해주지 않는 대한민국 경제의 불편한 진실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중산층이라는 착각, ⓒ노지
경제적 빈곤과 취업난에 목숨을 포기한 사람들의 소식을 적어도 한두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빈곤층이 계속해서 늘어가는 상황인데, 도대체 무엇이 원인이 되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양극화 현상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나라의 잘못된 정책이 아닐까 싶다.
보통 우리는 '양극화'에 관하여 어떤 개념을 갖고 있을까? 그냥 단순히 '중산층이 적고,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이 많은 구조'라는 개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이 책 '중산층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기 전까지 그랬었다. 그러나 양극화에는 조금 더 다양한 개념이 있는데, 책에서 그 설명을 빌려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소득불평등이라기보다는 양극화의 문제다. 그런데 정작 양극화란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똑 부러지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구분 없이 섞어 쓰는 경우가 많지만, 소득불평등(unequality) 또는 소득불균등과 소득양극화(polarization)는 엄밀히 다른 개념이다. 소득불균등은 소득분위별 분배가 균형분포를 이루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에 소득양극화는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소득분포가 양 극단으로 이동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대개의 경우 불평등과 양극화는 같은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이한 상황에서는 소득 불균등 수준이 양호하더라도 소득양극화는 심각할 수 있고, 거꾸로 소득불균등이 심각하더라도 소득양극화는 양호할 수 있다. 가령 양극화가 심화되어 중산층이 줄어들더라도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의 소득이전이 일어나면 불평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양극화를 중산층의 몰락으로 정의한다.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 이상 150% 미만 가구로 정의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의 붕괴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된 주요 계기는 역시 1997년 외환위기다. 서울대 사회발전여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한위기 이전까지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41%를 넘었다. 하지만 지금은 28%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책은 윗글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바로 알아야 할 경제개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그 경제개념을 실제 사례를 통하여 접근하여 우리가 경제 문제를 더 직시할 수 있게 한다. 지금 경제활동을 하고 있든, 대학교에 다니며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든, 어느 계층에 상관없이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경제적 문제와 그 원인에 정말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복지부가 자랑하는 새로운 내용이란 겨우 여성의류인 브래지어가 2년 2점에서 1년 2점으로 조정된 것, 남자 아동의 바지가 8년에 2점에서 2년에 2점으로 조정된 것 등이다. 4년에 바지 한 벌이던 기준이 1년에 한 벌이 되었으니 대단한 진보임에는 틀림없다. 복지부의 높은 분들은 빈곤층의 어린이들은 키도 몸도 자라지 않는 줄 아는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계측연도를 제외한 2년 동안에는 물가상승률만 고려해 최저생계비를 결정한다. 정부의 물가통계가 빈곤층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와 멀다는 사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특히 빈곤층의 생계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나 식료품 가격의 상승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므로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가 산정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국민소득의 증가와 국민들의 평균 생활수준의 상승 등 사회경제적 변화 요인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물가상승률에 따라 자동으로 결정되는 이러한 방식 때문에 최저생계비가 낮은 상태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전 한비야의 글을 읽으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청년을 만났더니 꿈이 7급 공무원이라고 해서 한 대 때려줬다는 것이다. 7급 공무원이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수는 있어도 어떻게 그것이 꿈일 수 잇느냐는 것이다. 한비야가 하고자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들의 실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7급 공무원이 어떻게 꿈이냐고? 이룰 수 없으니까 꿈인 것이다.
중산층이라는 착각, ⓒ노지
지금 경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이유는 여태껏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경제 정책의 관점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왜 내가 이 같은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그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시장이 부진하자 이명박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이른바 부동산 대책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니 집값을 떨어뜨려 가난한 사람들도 자기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집값은 그대로 둔 채 빚을 더 내서 집을 많이 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출조건을 완화하고 취득세를 깎아주더라도 몇억, 몇십억 하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상위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의 의도는 부자들에게 집을 몇 채씩 사도록 하면 당연히 집값이 올라서 좋고, 또 부자들이 그 집을 임대주택으로 내놓으면 전세대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털도 안 뽑은 채 꿩도 먹고 알도 먹겠다는 이야기다. 집값이 오르고 주택 소유가 집중될수록 전셋값은 더 오르고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더욱더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는 뻔한 이치를 왜 모르는가 말이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65%가 부동산 가격에 대해 여전히 높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낮다는 대답은 15%에 불과하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향후 10년 이내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불가능하다고 답한 가구는 반대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물가와 부동산 가격 인정이 52%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의 고려요인 역시 물가와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응답이 71%로 가장 많았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의 실제 민심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 고위관료는 물론 언론도 대학교수니 전문가니 하는 사람도 모두 아파트 값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모두 자기 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두세 채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서 새로 공급된 주택 세 채 가운데 한 채는 무주택자가 아니라 이미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샀다. 아파트로는 모자라 강남에 빌딩을 몇 채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들은 당연히 아파트 값이 떨어져 고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파트 값, 부동상 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져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기 집에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 사회 문제와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어디에서 왔는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를 똑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 대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를 바로 보려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는 '세추안의 선인'이라는 작품에서 '악은 어디서 오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는 악은 선이 떠난 자리에서 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양극화는 어디서 오는가? 고용과 임금의 양극화에서 온다, 부와 자산의 양극화에서 온다, 기업과 산업의 양극화에서 온다. 이 모든 대답이 정답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볼 때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드링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가진 것을 나누면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곳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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