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홈스테이 다녀온 친구왈, '한국 아이들 너무 불쌍해'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4. 20. 07:17
해외 홈스테이 다녀온 친구왈, '한국 아이들 너무 불쌍하다'
아마 많은 사람이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해외와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언제나 아이들을 못 잡아먹어서 한이 맺혀있는 듯한 교육환경이다. 언제나 아이들은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여기저기 쫓겨 다니기만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신이 즐기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부모님과 어른이 시키는 대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밖에 할 수가 없다.
일부 사람들은 '학생이 그것이 올바른 도리가 아니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전혀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근래에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과 여중생의 자살 사건, 카이스트 대학생의 자살 사건. 이것이 모든 이러한 교육의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친구 중에 샌프란시스코에 홈스테이를 다녀온 친구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한국 아이들은 너무 불쌍하다. 아이들을 보면 전혀 여유를 느낄 수도 없고, 맨날 집에 앉아서 공부만 하고. 주말에도 부모님이나 아이나 다 축축 처져 있다. 내가 해외에서 홈스테이를 할 때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정말 여유롭고, 즐겁게 생활을 하더라고.
처음에는 나도 그런 환경이 안 익숙해서 '뭐지? 이렇게 지내도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었는데, 금방 적응되더라. 거기선 아이들에게 밤 몇 시가 지나면 공부나 숙제 못 하게 한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좀 놀라고 하거든. 그리고 주말마다 가족끼리 항상 여행을 가거나 놀러다니더라.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주말에 레스토랑이라도 가서 함께 밥은 꼭 먹으려고 하더라?
한국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은 언제나 학원에만 박혀 있고, 주말에는 부모님이나 아이나 다 축축 쳐져서 그런 것도 없잖아? 집에 있어도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공부해라!'라고 말하거나 아니면, 독서실이나 학원 주말반에 보내버리고. 내가 해외 홈스테이 갔다가 한국에 돌아오니까 정말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
근데 더 웃긴 건 한국에 돌아와서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또 그렇게 살게 되더라. '이건 아닌데…'라는 건 몸으로 체감하는데, 한국 사람들이 다 이렇게밖에 생활을 못하니 나도 다시 그렇게 되더라고."
나는 친구의 그 말을 들으면서 '역시 우리나라는 바뀌기가 싶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잘못된 교육환경이 바뀌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교육환경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교육환경을 제대로 바꿀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친구의 말처럼 우리나라 아이들의 삶에는 여유라는 것이 없다. 아마 내가 우리나라 부모님에게 '몇 시부터는 아이들에게 공부나 숙제를 시키지 말고, 놀 수 있게 해줘라.'라고 말한다면, 당장 그 부모님이 나의 멱살을 잡으면서 "니 미쳤나!?!!!"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쌍욕을 퍼부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저히 한국 부모님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지금 아이에게 학원을 몇 개씩 보내거나 혹은 과외를 몇 개씩 시키고 있는 이에게 더 많은 것을 시키려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부모님이다. 아마 이 정도로 아이를 혹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일부 유럽국가들에선 '아동 학대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말이다.
입시지옥에 갇혀있는 아이들, ⓒ 애니메이션 캡쳐화면
물론, 어릴 때에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이 학생의 본분이니까. 하지만 그것은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 그 방향으로 더 다양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짜 공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짜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처럼 아이들을 입시지옥이라는 감옥에 가둬 놓은 채, 아이들이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을 보며, "똑바로 해! 더 하라고! 너는 전국 1등이 못 되잖아! 그러니까 한 문제라도 더 풀어!"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은 공부도 아니고, 교육도 아니다. 그저 아이들에게 고통만을 안겨주는 '학대'일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는 지나치게 성적에만 급급해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아닌, 아이들의 의지도 아닌, 부모님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말이다. 그러한 환경에서 아이는 스스로 좌절을 하기도 하고, 어긋난 길로 범죄자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성적 압박감을 못 이겨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곤 한다.
아이들에게 최소한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너무나도 필요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소한 아이들에게 주말 동안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부모님도 함께 시간을 보내면 된다. 그리고 지금 몇 개씩 다니고 있는 학원의 수를 줄이고, 고등학교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강제 보충학습과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면, 아이들은 더욱 많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환경은 아이들의 인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학업 성적이 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가 있고, 자신의 목표가 확실히 보인다면, 공부든 무엇이든 즐기면서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홈스테이를 다녀온 친구가 한 말처럼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너무 불쌍하다. 자신의 취미활동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이 관심 있고, 배우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기보다는 언제나 같은 길만을 가도록 강요받는 아이들. 이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기보다는, 말살시키고 있는 교육이다.
"아니, 입학한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란 말입니까? 죽어라 공부해서 들어왔더니 쉴 틈도 없이, 졸업한 다음 일까지 생각해야 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시스템이란 말입니까?"
"이러니, 학생들이 세계 정세를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제 한 몸 챙기기에도 벅차니까요. 회사에 들어가면 나아질 거 같습니까? 마찬가집니다. 다음 일, 또 그 다음 일, 언제까지고 장래를 생각하느라 현재를 즐길 여유가 없습니다. "
- 이사카 코타로, 사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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