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21세기, 학생은 20세기, 학교는 19세기
- 시사/학교와 교육
- 2011. 10.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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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21세기, 학생은 20세기, 학교는 19세기
일반적으로 교육에 대해서 의식이 있는 사람은 현재의 교육제도가 아주 퇴폐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비록 교육적 문제나 이런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학생들이나 학부모, 선생님들도 '이렇게 가르치거나 배워봤자 헛수고'라는 생각을 마음 한 구석에서 지울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다들 생각하고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바로 교육이라는 것이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아닌 취업만을 위한 한 도구로써 전략해버렸다는 것 말이다. 옛날에는 고등학교만 졸업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사람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문제아로 취급을 받는 시대이다. 사실상 고졸인재나 대졸인재의 질적 차이는 딱히 없는데 말이다. 아마도 이런 말을 하면 일부 사람들이 '대졸인재와 어떻게 고졸인재가 같으냐?'라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대졸인재와 고졸인재는 질적으로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는것은 학교에서의 성취를 재능과 동일시하는 착각에 불과하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에는 너무 많은 대졸자들이 있다. 그 대졸자들의 대부분이 정말 뛰어나게 성공하고, 높은 직위를 차지하는 것은 소수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7급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거나 실제적으로 일을 하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스펙쌓기에만 연연하면서 취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창작학과를 졸업해서 PC방이나 당구장을 차리고, 사회문화학과를 나와서 휴대폰 판매 영업마케팅을 하는 등의 모순적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오지 못하는 교육제도에 그 원인이 있다.
이 글의 제목인 '현실은 21세기, 학생은 20세기, 학교는 19세기'라는 문구는 내가 현재 읽고 있는 '4년 먼저 서울여상, 그 놀라운 성공의 비밀'라는 책에서 가져온 것이다. 정말 멋진 문구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딱 우리나라의 현 교육현황을 그대로 지적하고 있는 문구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오늘 배운 지식이 내일은 당장 쓸모없는 지식이 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다. 마치,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이 하고 있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이때까지 우리나라의 지리를 탐구하여 썼던 교과서를 전부 바꾸어야 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지식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학생 선발시험은 '공부해서 준비하는' 종류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두는 능력이 더 이상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세계(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같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패러다임을 주도해 갈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다.
그러나 교육제도는 전혀 그런 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창조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아닌 그저 수동적으로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그런 기계같은 노동자들만 길러내고 있다. 그것은 아직까지도 바뀌지 않은 학생 선별제도 때문에 그렇다. 중학생은 고등학교를 바라보고 공부하고, 고등학생은 대학교를 바라보고 공부하고, 대학생은 취업을 바라보고 공부한다. 늘 공부만 하다가 어떤 특정한 일을 할 수 있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은 '학업성취도가 높으면 재능이 있다. 뛰어나다.'라는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과점에서 보자면, 학생들이 사회에 들어온 후에 그들이 사회에서 일할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다시 말해 그동안 '헛공부'를 했다는 걸 학생과 사회가 동시에 알게 된다는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한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식을 이해·암기한 후 이해도와 기억력을 측정하기 위해, 순전히 '학교 교육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시험문제들을 푸는 능력은, 우리가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는 거의 무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남설들 중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며 사회에서 아무리 똑똑하던 사람들도 신병이 되는 순간 바보가 된다는 사실을 겪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회사에 처음 들어간 신입사원들도 대부분 그렇다.
똑똑한 학생과 우수한 학생을 구별했지만, 다시 똑똑한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도 다르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공부에 강박을 심어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진짜 공부를 하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 열심히 공부하면 그 대가로 어든게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는 한 사회에 발전은 없다. 발상이 전혀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이 관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세익스피어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세탁기를 발명하고, 전구를 개발한 사람들이 더 대단한 것이다. 지금의 세계(사회)는 바로 그러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바로 '창조적인 인재'를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은 그러한 인재를 결코 길러내지 못한다. 늘 일제식 강제 주입식 암기만을 교육시켜서는 결코 창조적 인재를 기를 수가 없다. 과목에 창의적 인재를 위한 교육이라는 것을 신설하여 책을 읽으라고 하고, 그림을 그리라고 하더라도 창의력은 결코 길러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창조력은 현장에서 발견되고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서 논술을 준비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했지만, 일반적인 논술학원을 만들어 아이들 스스로의 사고력이 아닌 해설지의 사고력을 가지게 한 학부모들과 교사가 그러한 제도의 의의를 다 망쳐버렸다. 이건 새 술을 헌 부대에 넣어서 술을 망친 전형적인 패턴이다. 현실은 교육이 발 빠르게 따라오기를 요구하는데, 교사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학부모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서 죽어나는 건 학생뿐이다. 이들은 열심히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무능한 우등생이 되어버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반 지능이 결코 특정한 분야에서의 능력을 뜻하는 게 아니다. 학교 성적으로 대표되는 일반 지능이란 창조성이나 경쟁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은, 혹은 인재는 그렇게 일반 지능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다. 특정한 맥락에서 필요로 하는 바로 그 능력을 갖춘 인재가 진짜 인재다. 하지만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읽지 못한 교육 패러다임,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교사와 학부모로 인해서 올바른 방향의 정책조차도 실패로 끝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 인용문 참고문헌 : 4년먼저, 서울여상, 그 놀라운 성공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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