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공부에 자신의 청춘을 소비하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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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공부에 자신의 청춘을 소비하는 이들에게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막상 꿈에 그리던 대학교를 가더라고 그렇게 많이 변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나도 대학교만 가면 뭐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줄 알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지는 것 이외 그렇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특이한 것은 도서관을 가보면 토익공부, 공무원공부 등 대부분이 같은 공부만 하고 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그런 아이들은 이런 이유로 그러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고시합격, 자격증 취득, 전문대학원 입학은 사회적 승인, 직업의 결정, 경제적 자립 심지어 결혼과도 같은 숱한 불안의 근원적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해주리라 보장하는 것'처럼'보인다. 그래서 대학에만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던 많은 청춘들이, 이번에는 전문자격만 따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손쉽게 가정해버린다. 

 그러나 자격고시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안이하고 나태한 결정일 수 있다. 왜 그럴까? 스스로는 나름 결의에 차서 시험 준비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자기 가능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포기하는 순간, 아주 쉽게 자기 형편에 맞는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지 마땅한 대안이 없다거나,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시험 준비를 시작하지는 말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의 작가 김난도 교수는 전문자격을 취득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전에, 한 번 더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라고 말한다. 장래를 생각하면 막연하고 답답하고 불안하기는 한데, 다른 대안에 대해 솔직히 자신이 없다거나, 친구들은 시작했는데 나만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안 하고 논다는 말이 듣기 싫어서 시험 준비를 시작한다면, 다시생각하라. 합격까지의 여정도 매우 고단해지고, 설령 합격하더라도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두고두고 남기 때문이다.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여섯 살 때 나는 내가 일곱 살을 향해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이 되자 나는 언제나 학교를 향해서 가고 있었으며, 그것은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다기보다 나는 현실적이고 영리한 인간이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늘 성공을 향해서, 행복한 미래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나이 쉰이 되고 보니, 때로 나는 나 자신이 무덤을 향해서 가고 있다는 참담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는 매 순간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스와미 묵타난다,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中》


 나도 대학생이 되면서 토익과 JLPT 자격증은 무조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일반 대학생들처럼 항상 도서관에 박혀서 그런 공부를 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에서 나아가 조금 더 다양한 인생의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깨달았다. 나는 지금 내 청춘을 너무 헛되이 보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내 열정을 내가 하고 싶고, 꿈을 위해 투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에 억눌려 나는 내 자신의 열정을 꿈에 투자하지 못하고 묻혀버린 것이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에게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계획을 세우지마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 스물 살에 이걸하고 다음에는 저걸 하고, 하는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넌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그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은 복잡하고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로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中》

 
 나 또한 지금 20대이고, 남들이 말하기에는 청춘의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남들과 다른 것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 지는 조금 더 일찍 배웠다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나는 아마 바보처럼 보일 것이다. 모두들 각종 자격증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는반면, 나는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고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마 누군가는 '청춘을 허비하고 있다'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관련추천글 : [독서] - 운을 얻으려면 보이지 않는 차이에 주목하라.)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일반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된 착각을 하고 있다. 대개는 자기가 성실하지 못해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자책하고, 더 열심히 톱질을 한다. 자기 톱날이 얼마나 무딘지는 모른 채, 왜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게 나무를 벨 시간이 여덞 시간 주어진다면, 그중 여섯 시간은 도끼를 가는 데 쓰겠다" 라고 에이브러햄 링컨은 말했다고 한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덤빌 게 아니라 그 일을 생산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역량을 먼저 길러야 한다. 또한 그 이후로도 자신의 방법론이 올바른지 수시로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교수는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스펙이나 학점, 자격요건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성찰이라는 사실이라고 한다. 김난도 교수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성찰이란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냥 곰곰이 생각하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단지 생각하거나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그러니 직접 체험하고, 많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여행을 떠나라. 

 체험만큰 인간을 성숙하게 하는 것은 없다. 특히 감수성이 민감한 청춘 시절에 쌓는 체험이란 무척 소중한 것이다. 자기를 돌아보는 데 이만 한 게 없다. 그러니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체험을 해보려고 노력하라. 그것이 비난받을 행동이거나 지나치게 그대의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나 여건 때문에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읽는다. 책에서, 신문에서, 잡지에서, 우리는 성공하고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러므로 읽을 것.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읽을 것. 그리고 자신에 대해 생각할 것. 

-《아프니까 청춘이다 中》


 그래서 나는 단호히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내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단순히 주위의 눈치가 보여서, 시켜서 하는 각종 고시공부가 아닌, 나 자신의 성찰을 위해서 보내기로 말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입니까?' 라고 묻고 싶다. 나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청춘의 시기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에게 지금은 살아가면서 조금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관련 추천글: [교육] - 아이에게 인생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 이유)
 

 
" 인생이란 무대에 똑같은 순간은 두번오지 않는다.
그 순간 순간을, 소중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야 한다."
 



 사람들에게 전성기와 청춘의 시기란 객관적으로 정해져있지 않다. 자신이 전성기와 청춘이라고 말하면, 그대가 40대이든 60대이든 청춘이고, 전성기인 것이다. 꿈을 잃지마라. "나는 너무 늦었어!" 라고 단정 지으려는 것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기만'의 문제다. 혹시라도 포기나 좌절의 빌미를 스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혹은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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