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바탕 영화 시민덕희 후기, 보이스피싱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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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덕희

 지난 주말을 맞아 IPTV VOD로 공개되어 있던 영화 <시민덕희>를 보았다. 영화 <시민덕희>는 라미란을 주연으로 한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직접 총책을 잡기 위해서 중국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그려진 영화로, 어떻게 본다면 말도 안 되는 모습이기 때문에 '영화가 영화 같은 이야기를 잘 적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해당 영화 <시민덕희>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많은 보이싱피싱 피해자들에게 1:1 케어 혹은 수사를 할 수 없었던 당시 피해자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고 한다. 물론, 자신에게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 일원에게 제보를 받아서 향한 곳은 영화 속 중국이 아니라 한국의 인천이었다고 한다.

 

 잃어버린 돈을 찾기 위해서 악착 같이 물고 늘어진 덕분에 총책을 잡을 수 있는 증거를 경찰에 전달했고, 현실에서 직접 총책을 검거한 것은 아닜어도 총책의 집을 감시하며 노력했다. 덕분에 총책은 다른 곳에서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건은 일망타진될 수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 사람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시민덕희 중에서

 오늘날 보이스피싱은 워낙 잦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정해진 패턴이 있어서 "요즘 누가 보이스 피싱에 속아?"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종종 아주 우연의 일치로 내가 현실에서 직면한 상황과 일치한 형태로 전화가 오면서 설마 그게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형태로 속을 때가 있다고 한다.

 

 영화 속 덕희도 실제로 은행 대출을 신청한 이후 한 차례 거절을 당한 시점에서 자신이 방문했던 은행 지점의 송대리라고 전화가 왔기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대출이 급하지 않았다면 자꾸 돈을 보내라는 요구를 의심할 수도 있었겠지만, 덕희는 화재 사건으로 집을 잃은 탓에 대출이 너무 급해서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도 건물주를 상대로 가압류를 진행하기 위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을 때 하필 보이스피싱 전화가 '수원지방검찰청'이라는 이름으로 전화를 받았다. 당시 재판을 돕던 친오빠가 공탁금이 1,500만 원이라고 말을 했던 것도 있어서 1,500만 원가량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 그녀는 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본다면 아주 놀라운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개인 정보가 그만큼 중요한 곳에서 새어나가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희망하고 무엇이 간절한지 노렸다고 말할 수도 있다. 과거 개봉이 되었던 영화 <보이스>를 본다면 보이스피싱 조직이 구매하는 개인정보는 무차별로 수집한 정보가 아니라 특정 집단을 노렸다.

 

시민덕희

 그래서 보이스피싱은 무섭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한두 번이 아닌 데다가 우리는 이미 개인정보가 나만 알고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업은 사과문을 올리는 것에 그치고, 개인에게 개인정보 유출 보상금을 지급한 경우도 손에 꼽을 정도다.

 

 만약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이 자진해서 변호를 맡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사례와 한국 사례를 비교한다면 한국은 여전히 힘없는 피해자가 아니라 힘 있는 기업의 편의를 들어주면서 윤리 경영을 촉구하지 못한다.

 

 영화 <시민덕희> 속 덕희는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었고, 이야기 실제 주인공도 직접 발로 뛰어야 했다. 아직도 한국은 그렇게 직접 발로 뛰지 않는 이상 자신이 피해자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의 무서움과 함께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좀처럼 변한 게 없는 한국의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영화 <시민덕희>에서는 마동석 같은 형사가 나와서 "넌 좀 맞아야 해."라며 보이스피싱 총책과 관련자들을 시원하게 체포하는 모습은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덕희>의 이야기는 특별해 보여도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였다.

 

 
시민덕희
내 돈을 사기 친 그 놈이 구조 요청을 해왔다! 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생활력 만렙 덕희에게 어느 날, 거래은행의 손대리가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고 충격에 빠진다.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긴 덕희에게 어느 날 손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 이번엔 살려달라는 전화다!경찰도 포기한 사건, 덕희는 손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는 일념으로 필살기 하나씩 장착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평점
8.3 (2024.01.24 개봉)
감독
박영주
출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이주승, 성혁, 서지후, 양범, 박성근, 표창원, 임하비, 권은성, 문동혁, 안소요, 이해운, 이규호, 황보정일, 배명진, 김기무, 심완준, 문형돈, 정지호, 김경덕, 김민송, 김율호, 정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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