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그린 통일 그림이 인공기 종북 그림?

지방선거 앞두고 또 느닷없이 색깔론을 꺼내든 자유한국당


 얼마 전부터 또 자유한국당에서 '인공기'와 '종북 논란'을 시끄럽게 떠들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앞에 두고 북한과 한국이 오랜만에 대화 테이블에 나서려는 시점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인지 또 그 지겨운 색깔론을 꺼내 들고 시민들 앞에 나선 것이다.


 그들이 이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비난한 것은 우리은행의 달력이다. 우리은행은 매해 '우리 미술 대회'를 통해서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모아 수상작을 선정해 인터넷에 공개하고, 우리은행 탁상달력에 이용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 대회의 금상 작품에 통일 그림이 있었다.


 당연히 '통일'이라는 주제를 떠올리면 우리는 손쉽게 한반도가 서로 손을 맞잡은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그 이외에도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있거나 북한 사람과 한국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들은 '통일'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갖은 이미지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여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지금 나라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지금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습니다. 금년 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선거가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참, 이 장면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생각을 해도 저렇게 할 수 있는지 몰랐다. 통일을 상상하며 그린 순수한 어린 학생의 그림을 정치적 의도로 이용하려는 그 불순한 생각이 날카로운 질책을 가하고 싶다. 더욱이 이러한 그림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런 지적을 하는 이유는 그저 지방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의 지지율을 흔들려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 아마 그들은 지금 북한이 대화를 제안한 것도 무척 심기가 불편할 것이다. 북한이 문제를 일으켜야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그려질 텐데 말이다.



ⓒ 우리은행 우리미술대회 갤러리


 위 두 사진은 우리은행 우리 미술대회 카테고리에서 볼 수 있는 대상 수상작(통일 나무)과 금상 수상작 (나라다운 나라)의 그림이다. 초등학생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 세계가 있다. 그림을 보면 서툴지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는 게 보이지 않는가?


 자유한국당이 문제로 삼은 통일 나무 그림을 보라. 북한 사람과 한국 사람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있고, 통일 나무는 밝게 웃으면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양손에 들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이 그림에는 화합해서 어울리는 통일 한반도를 순수하게 그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종북몰이라니?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상식이 없다."는 말을 아낌없이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상식이 짓밟히고,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사회를 살아왔는가. 그들은 아직도 그 비정상 사회가 지금도 이어지는 줄 알고 착각하고 있다. 시민이 무지하다고 여기고 있는 거다.



 시민은 개·돼지가 아니다. 시민은 아이들의 순수한 그림을 통해 웃을 수 있는 상식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 또한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직접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욕심에 눈이 먼 어른들은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악용하려고 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 그림이 인공기 종북 그림이라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향해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아주 좁은 부분만 보는 그들은 초등학생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세상을 보는 법을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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