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에 대한 외국인 유학생의 반응

"북학에서 미사일을 쏜 줄 알았다."고 말한 중국인 유학생


 지난 15일(수요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지난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에 미치지는 못해도 진원지가 가까워 오히려 강도가 더 크게 느껴진 지진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공유된 포항의 실시간 상황은 ‘헐? 이 정도였어!?’라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당시 5.4 지진이 일어났을 때 나는 부산에 있었는데, 역시 진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덕분에 미세한 진동 정도만 느낄 수준이었다. 사실, 나는 대학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몰랐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갑자기 재난 경고 문자 알람음이 여러 교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려서 깜짝 놀랐었다.


 교실에서 강의를 듣던 학생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확인하는 걸 엿볼 수 있었다. 민감한 학생들 몇 명은 통로로 나와 “뭐야? 왜 대피 안 하는 거야?”라며 서로 중얼거리다 학교 내에서 특별하게 움직임이 없어 다시 교실로 들어갔다. 나를 비롯한 몇 명은 지진이 일어난 것을 모르기도 했다.


 나 또한 재난 경고 문자 알람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로 ‘방금 부산 지진’이 떠 있을 정도로 부산에서도 느낀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진의 진원지는 포항으로 밝혀졌다. 계속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보다가 같이 수업을 듣는 외국인 유학생과 잠시 지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국인 유학생에게 “류 상, 지진 느꼈어요?”라고 물어보니, 해맑게 웃으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5.4 규모의 지진만 아니라 그 앞의 여진도 어렴풋이 느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역시 중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의 지진보다 북한 미사일이 더 가까운 듯했다.


 지난 경주 지진 때를 회상한 일본인 교수님도 “일본에서는 지진에 익숙해서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여기는 한국이니까 정말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처음에 지진이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을 쏜 줄 알았다.”고 말씀하셨다. 역시 자국 뉴스만큼 북한과 김정은 소식을 자주 다루는 일본의 영향일까?


 하지만 이번 포항 지진에서는 적어도 같은 수업을 듣는 일본인 유학생들은 딱히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한 일본인 학생은 함께 수업을 듣는 일본인 학생에게 “地震あったの?(지진 있었어?)”라고 물을 정도로 ‘평상시의 진동’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지진의 경험과 나라별로 반응이 사뭇 달랐다.


 한국 학생들은 수업을 준비하면서도 지진 이야기로 떠들썩했지만…. 일본어 수업에서 한자 시험을 치른 후 교내 방송으로 “여진에 대비해 오후 수업은 휴강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나는 ‘음 좀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닐까?’하고 내심 생각했지만, 그 이후 포항 소식을 접하며 생각을 고쳤다.



 집으로 돌아와서 <정치부회의>와 <뉴스룸>을 통해 지진의 발생지와 포항의 피해 상황을 접하면서 진원지에 가까운 곳은 정말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 한편으로 원전을 걱정하기도 했고, 내일 수능시험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 한국은 절대 지진 안전국이 아니었다. 확실히 느꼈다.


 그나마 이번 지진에서 다행인 점은 지난 박근혜 정부와 달리 모든 산하기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같은 헛소리를 하며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번 문재인 정부는 대처 속도와 대처 레벨이 확연히 달랐다. 이게 정상이다!


 참, 갑작스러운 지진 소식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도 북한이 미사일은 쏜 건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웃기도 했다. 부디 포항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가 적기를 바란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시험인 수능은 일주일 연기가 되었는데, 다음 주는 문제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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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2017.11.20 14:53 신고

    애들 놀러가다가 죽은거랑 자연재해를 비교하네 ㄷ
    비교할게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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