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할까

아무리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어도 사람은 길을 잃기 마련이다


 우리는 자기계발서나 혹은 유튜브로 공유되는 많은 강의 동영상을 통해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일의 중요성을 자주 듣는다. 도대체 왜 성공한 사람들이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서 실천하라고 말하는 걸까? 모두 제각각 분야에서 성공했어도 그들은 늘 같은 말을 고수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아주 짧게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큰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계획 없는 꿈은 그냥 흰 도화지에 아무렇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꿈은 흰 도화지에 스케치를 하고 색칠하는 일이다.


 그런데 종종 흰 도화지에 아무렇게 그림을 그려서 환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가리켜 재능을 가진 천재라고 말한다. 아주 드물게 주변이 있는 그런 사람들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그 재능을 발휘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으면서 세계적인 인물로 우뚝 선다.


 하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은 아무리 흰도화지에 창의성을 발휘해서 그림을 그리더라도 낙서로 여겨질 뿐이다. 우리가 최소한 노력 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흰 도화지 위에 제일 먼저 무엇을 그릴지 궁리하고, 옅은 스케치를 하면서 어떤 재료로 어떻게 색칠해서 작품을 완성할지 궁리해야 한다.


 만약 이런 과정 없이 그림을 그리게 되면, 우리는 그림을 그리는 도중에 '내가 지금 뭘 그리려고 했지? 여기서는 어떤 재료로 색칠하려고 했지? 내가 수채화를 그리고 있었나? 내가 유화를 그리고 있었나? 내가 목탄화를 그리고 있었나?'라며 헤매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도중 길을 잃어버린 거다.



 이러한 상태에 놓인 것을 우리는 '방황'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방황 속에서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자 아등바등 애를 쓰지만, 사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시작한 일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그 일은 끝을 맺지 못한 상태로 도중에 멈출 수밖에 없다. 지금껏 살면서 과연 우리는 몇 번이나 멈춰야 했을까?


 우리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방황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도중에 길을 잃어버려도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최근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 나는 정해진 길이 있는 악보를 보면서 연습을 해도 도중에 '어? 지금 내가 어떻게 연주하고 있지?'라며 당황할 때가 있다.


 내가 연습하는 곡들은 애니메이션 <White album2>의 배경 음악과 <4월은 너의 거짓말>에 나온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이다. 이 곡들을 연습하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연습하고자 애니메이션 속 풍경을 떠올리곤 한다. 그렇게 해야 곡에 담긴 감정을 이미지화해서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초짜가 곡에 감정을 담는다는 게 우습지만, 힘든 피아노 연습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지금 내가 연주하는 곡이 어떤 애니메이션에서 어떤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에 사용했는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때마다 '조금 더, 조금 더'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한순간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면 곡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분명히 눈으로 악보를 보고 있어도 손은 악보에서 벗어난 건반을 건드리고, 머리는 '어라? 도대체 왜 이런 거지?'라는 공황 상태에 빠진다. 그때마다 나는 연습을 멈추고 다시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악보대로 연주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도 이렇게 나도 모르게 엉뚱한 방향으로 연주할 때가 있다. 피아노 앞에 앉아 도대체 왜 이런 실수가 잦은 건지 고민하다 그 이유가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하다가 곡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 적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이후 악보를 보면서 연습하다가 엉뚱한 생각이 들면,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연주하거나 아주 빠르게 연주하면서 집중력을 높이려고 했다. 때때로 잠시 피아노 연습을 멈추고 신경이 쓰이는 일을 해결하기도 했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만약 악보라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이 우리의 삶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뚜렷한 목표는 내가 지금 실천이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여야 한다.


 자기계발서나 세바시 같은 강연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정말 그 흔한 요소가 오늘 우리가 보내는 시간의 가치와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내일의 가치를 바꾼다. 나는 매일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플래너에 오늘 하루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적어놓고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글로 기록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글을 쓰는 금요일 표 위에는 '나는 항상 새날이 온다는 것이 기뻤다. 아침 속 어딘가에 어떤 마법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_ J.B. 프리스틀리'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저자가 말한 새날은 과연 어떤 새날일까?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해야 할 일도 없는 사람에게 새날은 새로운 날이 아니라 그냥 늘 똑같은 하루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과 내일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새날은 그냥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 무언가 성취할 수 있는 새로운 날이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당연하다!


 오늘 당신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은 아무리 뚜렷한 목표가 있어도 길을 잃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 없이 무작정 떠나는 일은 망망대해에 돛단배 하나 끌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길을 잃어 헤맬 때는 아주 사소한 나침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 내가 꿈꾸는 일은 손이 닿지 않는 절벽 위의 꽃 같은 존재이지만,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해서 나는 오늘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적고 있다. 매일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때때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에 휘둘릴 때는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고 한다.


 비록 결과는 생각한 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세운 계획대로 실천했다는 과정은 그대로 경험으로 남는다. 경험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배움이 되고, 우리는 그 배움을 통해서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된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꿈에 다가가는 방법이 아닐까?


 하다못해 개강을 앞둔 대학에서 하는 수강 신청조차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만족스러운 한 학기를 보낼 수 있는 법이다. 오늘 하루는 그저 오늘 하루에 불과하지만, 오늘 하루가 10년 정도 쌓이면 우ㅏ리의 삶이 된다. 오늘 하루, 그동안 말로만 했던 꿈을 위해 작은 목표 하나를 실천하는 건 어떨까?


이름 없는 분에게.


어렵게 백지 편지를 보내신 이유를 내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건 어지간히 중대한 사안인 게 틀림없다. 어설피 섣부른 답장을 써서는 안 되겠다, 하고 생각한 참입니다.


늙어 망령이 난 머리를 채찍질해가며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결과, 이것은 지도가 없다는 뜻이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해봤습니다.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나미야 잡화점 드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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