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떠올린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추억

나는 지금도 책과 애니메이션과 만화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나는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 삶을 소개하는 데에 있어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절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금 부산 외국어 대학교에 다니면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영향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오타쿠'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오타쿠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는 동시에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덕후 인증을 하면서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바뀌어 나가고 있다.


 특히 올겨울 국내에 개봉했던 산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은 많은 사람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단순히 한 편의 애니메이션의 이야기가 이토록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음악이 극장 내의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 이후 개봉한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또한 <너의 이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았다. 비록 여전히 국내에서 상영관이 부족한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이지만, 앞으로 수요자가 늘어나는 만큼 더욱 그 시장을 확대해가지 않을까 싶다.


 한 명의 오타쿠로서 한국 내에서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 가는 모습이 무척 반갑다. 내 삶에는 언제나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차지하고 있는데, 아마 이 모습은 앞으로 더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말해도 나는 여기서 분명히 꿈을 꾸고 있다.



 대학 여름 방학이 끝나가면서 이제 새롭게 2학기 시간표를 구성해야 했다. 아직 수강 신청 기간은 되지 않았지만, 2학기에 들을 과목을 고민하면서 나는 '어떤 과목이 지금의 내가 하는 일과 꿈을 연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한 끝에 번역 과정을 중심으로 밟아나가기로 했다.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그리고 라이트 노벨을 일본어 그 자체로 접하고 싶은 약간은 불순하면서도 순수한 이유였다. 일본어를 익혀서 일본에 취업하는 것을 꿈꾸지 않았고, 일본어를 통해서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


 단순히 일본어를 통해서 한국에서 발매되지 않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라이트 노벨을 접하고 싶은 욕심뿐이었다. 덕분에 지금 수준에서도 전문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만화와 라이트 노벨이 아닌 이상 6할 정도는 원서를 읽을 수 있다. 국내 비발매 작품을 읽을 때 나는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아, 정말 일본어를 공부해서 다행이야! 역시 내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어!!!"


 누군가 내 모습을 본다면 약간 인상을 찌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정말 이렇게 생각해버릴 정도로 일본어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일본어로 만화책을 읽고, 일본어로 라이트 노벨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무척 기뻤다. 그렇게 일본어로 서브 컬처 문화를 접하면서 내 한계를 분명히 알게 되기도 했다.



 운 좋게 JLPT N1 자격증을 손에 넣었지만, 모르는 일본어와 한자가 너무나 많았다. 청해로 승부하는 애니메이션과 조금 쉬운 한자가 많은 만화와 라이트 노벨을 읽는 것과 달리 대학 수업에서 전문 번역을 해야 하는 수업을 따라 갈 때는 '젠장, 내가 도대체 왜 여기서 이걸 하는 거야?'라는 자괴감도 들었다.


 책을 읽을 시간까지 포기하며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학교 번역 수업을 따라가면서 내 가슴 속에는 새로운 꿈이 조심스럽게 싹트기 시작했다. 통번역 대학원을 갈 생각은 전혀 없지만, 대학에서 번역 과정을 열심히 이수하여 다음에 직접 라이트 노벨 혹은 만화를 번역하고 싶었다.


 전문 번역가가 아니면 힘들다고 말하는 책 번역이지만, 라이트 노벨 출판사 트위터를 보면 종종 '번역가를 구하는' 공지를 본 적이 있다. 확실히 지금의 실력으로 어림도 없지만, 1년 6개월이 남은 대학을 다니는 동안 열심히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실력을 쌓아가면 손이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이 블로그와 다른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를 통해 정말 누가 보아도 덕후스럽게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 후기를 연재하고 있다. 앞으로 단순히 블로그에 라이트 노벨과 만화 후기를 연재하는 게 아니라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번역하면서 함께 소개할 수 있으면 더욱 멋진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번 2학기 수강 예상 시간표에 번역과 일본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수강 신청 기간이 되어야 시간표는 정해지겠지만, 이대로 갈 수 있으면 무척 좋을 것이다. 여름 방학 동안 집에서 전자책을 집필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꾸준히 글을 쓰면서 접한 일본 서브 컬처 문화.


 지금까지 내 삶에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듯, 앞으로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비롯한 일본 서브 컬처는 내 삶에서 더 중요한 자리로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일본 내에서 라이트 노벨 작가 데뷔는 요원한 꿈이겠지만, 한국에서 라이트 노벨 번역가는 어쩌면 손이 미칠지도 모른다.


 한여름에 떠올린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추억 덕분에 작지만, 조심스럽게 생겨난 꿈. 아무래도 나는 지푸라기에 불과한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 발버둥 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 것 같다. 그래도 이 과정이 재미있으니 다행이다. 지금 나에게 남은 건 열심히 하는 것 뿐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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