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내일 다를 수 있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5. 4. 28. 07:30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성적을 올릴 수 있나요?', '어떻게 해야 불행한 인생을 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맞는 여자친구(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웃으며 살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은 우리에게 낯선 질문이 아니다. 우리가 한 번은 해보았을, 들어보았을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치고, 그 이후로도 대학교와 대학원 혹은 워킹 홀리데이 같은 제도를 이용하거나 혼자 떠나는 배나 여행을 떠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려고 한다. 아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책과 강연을 쫓아다니는 사람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지금 글을 쓰는 나도 솔직히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알고 있는 건 '우리가 실수하더라도 그것을 외면하기보다 실수를 배움으로 여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주장을 아마 다른 사람도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라. 아주 익숙한 정론이다.
그러나 이런 말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실수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 실수를 밑거름 삼아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낙인론'이 상당히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실수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수를 꽁꽁 감추려고 하거나 애초에 피하려고 한다.
중·고등학생만이 아니라 대학생 사이에서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선호하는 직업 상위권에 자리를 잡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다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거나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이는 것보다 안정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기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선호하면서 그렇게 목을 매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무엇이든 실수를 하지 않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건 존재할 수 없는 '이상론'에 불과하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컴퓨터와 기계라도 오류가 발생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다. 문제는 우리가 실수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정말 '실패'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뭐, 솔직히 '실패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이라고 말을 하는 건 쉬운 일이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환경 속에서 규모가 다른 실패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현실은 언제나 잔인한 법이라 우리에게 수치심만이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마저 패키지로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패를 더 무서워하게 되고, 꺼리게 되고,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이면서도 그런 위험을 맞닥뜨리지 않을 일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책임을 회피하면서 정말 몹쓸 인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가 한 실수에 솔직해지지 않으면,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없게 된다. 이건 실수를 당당하게 자랑스러워하라는 말이 아니다. 실수를 외면하려고 하지 말고, 마주 앉아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끄러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실수를 또 일으키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우리가 이미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 중 한 권이다. 뭐, 그런 까닭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매력이 없는 책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솔직히 나도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같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그저 실수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말을 주장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하는 인지적 한계의 오류와 그 오류가 만든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심리 실험 사례를 언급하면서 설명하는 책이었다. (뭐, 최종 주제는 실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꽤 충격적으로 읽은 사례는 사건을 일으키지 않은 사람을 끈질기게 설득해 기억을 왜곡시키는 것을 통해 범죄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만들어 스스로 범죄자로 여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이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의 인지 결함 때문인데,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상상해보라. 내가 한 일도 아닌데, 내가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인간의 인지 결함은 그런 극단적인 사례만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에서도 쉽게 일어난다. 그래서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라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우리가 실수의 원천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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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에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실수를 하는 이유는 꽤 눈을 반짝이면서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책은 그렇게 실수하는 이유를 말하면서 결론에 다다를 때 실수를 포용하는 문화와 실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정리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도서 시장에 이미 퍼져 있는 '실수'를 다룬 자기계발서 혹은 심리 도서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히 이 책만의 특징이 있었고, '실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는 의문이나 다름없다.'는 저자의 결론을 만나게 해준다.
독일에서는 무언가를 과감하게 시도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 실패자라는 말이 저주처럼 들러붙는다. 힌리히스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한 번 실패는 곧 영원한 실패다.' 안타깝게도 이 말이 여전히 유효하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힌리히스의 리스트는 이런 완전무결함에 대한 독단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행동이자 기업가 정신을 독려하는 자극제다. "독일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기회와 위험 사이에서 지나치게 많은 저울질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갈수록 저울추는 점점 더 위험 쪽으로 기웁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최고의 실수는 차가운 물 속으로 그냥 뛰어드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성공을 거둔다면 그것은 옳은 길이었던 것이고,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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