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모든 것, 도대체 사랑이 무엇인가요?
- 문화/독서와 기록
- 2015. 1. 7. 07:30
[도서 서평]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세계 100명의 전문가들이 1000개의 단어로 사랑을 이야기하다
최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 두 영화의 인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국제시장》은 정치 쪽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이 더 흥행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말 평범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이야기가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끈 건 놀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은 솔직히 그냥 평범한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이야기였고, 어쩌면 우리가 그와 비슷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바로 많은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 안에 '순수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은 노부부의 사랑이기도 했고, 연민을 품은 사랑이기도 했고, 한 아버지의 부성애이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2015년은 점점 '사랑'이라는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단순히 마음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수치로 계산되는 시기다.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절대 사랑을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인맥, 재산… 등의 수치를 따지고, 결혼 전문 회사가 자리를 만드는 것도 그런 수치를 계산해서 한다.
그래서 진짜 사랑이 그리워지는 사람들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 같은 영화를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은 남몰래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랑이 아니라 그저 본연의 있는 모습을 사랑하는 순정이었고, 그저 한 아버지 세대의 잘 먹고 잘살기 위한 굵은 땀방울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순수한 사랑의 따뜻함을 볼 수 있기에 이렇게 큰 흥행을 한 게 아닐까?
무한도전 토토가, ⓒ무한도전
그리고 사랑은 단순히 사람이 사람에 대한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를 즐기는 것도 사랑이고, 음악을 즐기는 것도 사랑이다. 지난 토요일에 방영된 《무한도전》에서 볼 수 있었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시리즈는 정말 대단한 인기를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토토가'의 그 인기에는 단순히 추억과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렸던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었기에 그렇게 큰 인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랑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어렸던 시절의 그 순수했던 모습으로 좋아했던 문화를 즐기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무슨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추억. 추억이라는 단어도 분명히 그런 모습에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억에 빠지는 건 그 시절을 좋아한, 사랑한 기억이 아름답게 포장했기 때문이다. 사랑이 없는 과거의 기억은 '추억'이 아니라 '트라우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무한도전》의 '토토가'가 이토록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그 시절에 사람들이 사랑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사람들은 그렇게 열광했고, 사람들의 사랑에 감동한 그 시절의 가수들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다시 한 번 더 큰 감동을 주었다. 사랑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주는 상호 관계가 되면서 꽃을 피웠다. 그게 인기 요소였지 않을까?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가장 많이 오해받는 단어다. 사랑에 관한 셀 수 없이 많은 해석이 있지만 사랑은 대체로 긍정적인 에너지이자 힘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랑은 객관적이라기보다 주관적이며, 따라서 느끼는 것이다. 내게 사랑은 최고의 행복이다. 사랑은 행복을 가져오고, 행복은 사랑을 깊게 만든다. (p102_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노지
오늘 이렇게 갑자기 나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단어 '사랑'이라는 단어를 화제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며칠 전에 읽기 시작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당히 두꺼운 두께를 가진 책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의외로 그 두께를 체감하지 않은 채 읽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잘 모르는 감정인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친척 형이 결혼식을 올린다. 나보다 겨우 두 살이 많은 형이 벌써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도대체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이기에,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결혼을 하는 걸까?'는 생각을 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은 건 책과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같은 문화적인 사랑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성을 사랑한다는 건 아직도 모르겠다. 솔직히 대학교 시절에는 늘 내 옆자리만 앉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고, 그냥 나와 작은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다. (착각이었겠지.) 어쩌면 그것을 호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내 경우에는 '호감'이 아니라 '호기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게 궁금해 말을 걸어보기도 했고, 어떤 때는 불편했고, 어떤 때는 바보 같은 짓을 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도 '나는 절대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다.'이라는 생각을 뼛속 깊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뭐, 이건 어쩌면 피해의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앞에서 나는 수치로 계산하는 사랑은 끔찍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나 종교인은 '조건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이혼율과 높아지는 결혼 연령,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 일회적 성관계의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낭만적·성적 사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불문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중요한 원인으로 사랑과 성에 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공식 교육의 부재를 들 수 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나라가 거의 없고, 사랑에 대한 교육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사랑이 교육하기 어렵고 아이들의 장래 직업 훈련이라는 더 중요한 과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에 관한 문제가 성관계로 인한 질병이나 낙태, 성범죄만큼 당장 위험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사랑과 성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 비공식적인 교육이다. 대중매체와 동화, 전해오는 이야기, 지어낸 이야기들로 인해 사랑과 성에 관한 근거 없는 통념과 잘못된 생각이 퍼진다. 일례로, 거의 모든 동화와 사랑 이야기가 결혼식 같은 행복한 결말로 끝나며 더는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이런 사랑 이야기들은 질투, 증오, 소유욕, 자살 등을 포함한 사랑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고 미화한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랑하는 관계가 완전히 파괴된다. (p46)
윗글은 책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읽을 수 있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사랑은 우리가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보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사랑의 감정을 오인해 사람을 죽이는 일이 심심찮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잘못된 욕구의 해방으로 사랑을 선택하면서 서로가 앙숙이 되어버리는 일도 우리나라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이런 세상에서 과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고,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는 그래서 그 감정이 무섭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사람이 바뀌게 된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 사랑이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열의 아홉은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아직 그런 경험이 없는 나는 잘 모른다. 그래서 이 책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사랑을 알고 싶은 사람',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강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바른 방향으로 고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정말 제목 그대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사랑에 대해 다양한 해설을 하면서 우리가 '사랑'이라는 그 정체불명의 감정이자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책으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지식을 알 수 있게 되고, 지혜를 알 수 있게 되더라도 실제로 정말 '사랑'을 해보기 전까지는 사랑에 대해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이 일으키는 여러 현상도 직접 체험할 때에는 다르게 느껴지고, 다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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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정말 사랑이라는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읽는 문학 소설처럼 그저 사랑을 아름답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해피엔딩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상호주관성을 가지고 '사랑'을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사랑을 해보지 않은 내가 말하기는 건 조금 알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혹은 사랑에 실패했던 사람이 읽어보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갑자기 생겨난 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 감정을 좀 더 바로 볼 수 있도록,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저 어떤 이성에 이끌려 그녀와 하고 싶은 마음도 사랑일 수도 있고, 그저 그녀와 같이 있고 싶은 것이 사랑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것도 사랑일 수도 있고, 어떤 문화를 즐기는 것도 사랑일 수도 있다.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통해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있으니까.
"우리 인생의 사랑은 '누구'가 아니라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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