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로 MBN 포럼 2014에 다녀왔습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2. 27. 07:30
초청으로 한국의 창조성에 대해 이야기한 MBN 포럼 2014에 다녀왔습니다.
이틀 전 25일에 서울 신라호텔에서는 《MBN 포럼 2014》가 개최되었었다. 평소에 이런 포럼이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티스토리에서 우수 블로거를 대상으로 이 포럼에 초청을 해주었기에 이 같은 포럼을 알게 되었다. 메일과 댓글로 초청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처음에는 꽤 망설였지만, 그래도 《MBN 포럼 2014》는 많은 것을 배울 기회라 생각해서 과감히 서울에 올라가기로 결심할 수 있었다.
《MBN 포럼 2014》가 개최된 곳은 신라호텔 서울점 다이아몬드홀이었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신라호텔 같은 곳을 가보겠는가. 아하하.) 아침 8시 30분부터 포럼의 일정은 시작되지만, 하루 전날 서울에 올라가 숙박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터라 행사 당일 아침 6시 24분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도 얼마 되지 않는데, 이렇게 KTX를 몇 번 타고 나면 얼마나 밥을 굶어야 하는지…. (쓴웃음)
MBN 포럼 2014 가는 길, ⓒ노지
이렇게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벌써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텔레포트라는 아주 편한 능력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해 총알 같은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다. 택시 정류장에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며 '아, 일찍 가기는 틀렸구나'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약 10시 정각이 되어 신라호텔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에서는 이미 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더욱이 빈자리도 몇 군데 보이지 않았고, 통역기도 부족하다고 하여 처음에는 그저 멍청히 빈자리를 찾아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MBN 포럼 2014 현장, ⓒ노지
잠시 시간이 지난 후 통역기를 직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스인홍과 스티븐이 정치적 리더십과 아시아 안보에 대히 이야기를 열심히 나누고 있을 때였다. 중간부터 이해할 수 있었던 이들이 한 이야기는 평소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의 행동, 미국의 어중간한 행동, 중국의 북한에 대한 행동과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였다.
아마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런 정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중국 스인홍 교수가 강력히 말하는 부분에서는 일본을 겨냥한 방공식별구역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주변에서도 '호오'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기에 아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을 거다.
또한, 개인적으로 스인홍 교수가 이야기한 미국의 책임 전가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할 수 있었다. 미국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옮길 수는 없지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인홍 교수가 미국에 관해 이야기한 것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MBN 포럼 2014 현장, ⓒ노지
그리고 다음 파트에서 들을 수 있었던 앨런 크루거의 경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였지 않나 싶다. 평소 본의 아니게 경제와 금융에 대한 책을 조금씩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앨런 크루거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를 우리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간단히 세 개로 설명했다.
1. 무엇보다 기득권 이해관계를 보호하려는 자국.
2. 행동과 변화를 요구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런 것을 싫어한다.
3. 정치인들의 정체 제도 자체가 단기적 성과에 집중해 지속적인 효과를 보기 힘들다.
아주 간단한 말이다. 우리나라 내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문제도 이 같은 이유에 원인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마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는 다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기득권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거나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고, 며칠 전에도 말도 안 되는 경제개발 3개년을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했다. 앨런 크루거의 자세한 경제 이야기는 정말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다.
미국의 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이유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거의 동일한 금융위기에 직면해있는 한국이 어떤 타개책을 마련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도 여럿 있었다. 그가 말한 다섯 가지의 조언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속적인 발전의 확장이 필요하다.
2. 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시 되어야 한다.
3. 구조적 문제 중 하나인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며, 향후 OECD 국가 중에서 세 번째로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사회 진출이 필요하다.
5. 이제는 서비스업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은 이주 분야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앨런 크루거는 말했다. 이 부분을 난 꽤 주의 깊게 들을 수 있었는데, 아마 우리나라 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이주민에 대한 사건이 크게 영향을 미쳤지 않나 싶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노동자를 착취한 사건(거의 노예 수준이었다.)만 보더라도 우리가 이주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주민과 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앨런 크루거는 미국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를 해외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의 2/3가 이주민들이라고 한다. 특히 영국에서도 노벨상을 받은 사람 중 22%가 이주민들이라고 하는데, 실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이주민들이 나라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도록 도와주는 건 고령화를 비롯한 사회·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고, 그들이 가진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한다.
좀 더 긴 이야기가 있지만, GDP 측정에 필요한 환경 저해 요소와 창조성과 삶의 질 측정 등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이번 《MBN 포럼 2014》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MBN 포럼 2014 현장, ⓒ노지
점심 이후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빅데이터를 주제로 한 케네스 쿠키어와 딥팩 라만탄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겠다. 이 시간대에는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조느라 제대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안간힘을 쓰고 버티려고 하였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잠결에 빅데이터가 비행기 표를 구매할 때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부터 시작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을 때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마도.)
그리고 블로그에서 시작해 아주 큰 매체가 된 허밍턴의 이이기에는 어느 정도 잠의 요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허밍턴 포스트 코리아가 이번 주 금요일에 우리나라에서도 정식으로 오픈이 된다고 한다. 이를 두고 허밍턴에게 질문을 했던 몇 사람이 허밍턴에게 '저도 처도해주실 수 있으실까요?'라고 말하는 부분은 저절로 웃음이 났다. 아마 당시 현장에 있었던 많은 사람이 비슷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냥 뉴스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던 거라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MBN 포럼 2014 현장, ⓒ노지
허밍턴을 마지막으로 외국 인사들의 순서가 끝나고, 한국 인사들의 순서가 시작되었다. 광고인 김홍탁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던 '너는 김연아가 아니다.' 광고를 만든 사람이다. 뭐, 여기에 대해서는 짧게 이야기하고 넘어갔었기에 굳이 길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겠다. 광고라는 건 그 광고를 만든 사람의 의도와 받아들이는 사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 상당히 많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블로그 포스팅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김홍탁 교수가 보여준 여러 광고 영상은 상당히 여운이 길게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난도 교수님과 개그맨 정형돈의 멘토링 프로그램 차례였다. 김난도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도서 이후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멘토이다. 나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읽어보았었는데, 이번에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도 많은 청춘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었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뭐, 김난도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겠지만.)
다른 한 개의 글로 이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지만, 막상 또 그렇게 글을 적으려고 하니 잘 적어지지 않았다. 이날 들을 수 있었던 김난도 교수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많은 청춘이 일을 고를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을 해야 한다.
· 성공이란 최선의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성장하는 것이지, 성공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 성공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다. 많은 학생이 명문대, 대기업 등에 치중하는 건 에스컬레이터가 높은 곳으로 가게 해줄 것으로 믿고 있어서 그렇다. 비록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더라도 언제 "내려"라는 말을 들을지 몰라 두려움에 떤다. 이전에는 그런 식으로 높은 곳으로 가게 해주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사회가 변했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기를 기대하지 말고, 작은 계단을 총총히 걸어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 내가 취직이 되지 않는 건 토익 점수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토익 점수를 채워줄 나만의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다.
MBN 포럼 2014 현장, ⓒ노지
이번에 티스토리에서 초청을 받아 파워블로거 자격으로 참석했던 《MBN 포럼 2014》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이번 포럼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초청받은 사람들에게는 테이블 좌석을 보장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극진한 대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변방의 블로거가 뭘 얼마나 바라겠는가. 단순히 초청받은 사람들의 이름표를 활용해 예약석으로 테이블 자리를 남겨주었다면, 초청받았던 사람들은 조금 더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통역기도 없고, 좌석도 없는 그 상황은 정말 당황스러웠었다.
아무튼, 아주 소중한 배움의 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MBN 포럼 2014》에서는 배운 것도 많았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뭐,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건 테이블에 안지 못해 신라호텔의 맛있는 식사를 대접받지 못하고 구내식당에서 돈가스를 먹었던 일이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출발할 때 신라호텔의 음식을 기대했었는데…. 하하하. 어쩌면 이 욕심 때문에 더 먹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음에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견문을 넓힐 이 같은 기회가 있다면 그때도 꼭 그 기회를 잡고 싶다. 내가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디 이 글이 포럼에 참석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멋진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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