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 학교는 진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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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말 학교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요?


 지금은 많은 보도가 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폭력과 관련한 보도 기사를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전에 TV를 통해 방영되었던 '학교 2013'이라는 드라마와 '학교의 눈물'이라는 다큐를 통해 평소 '학교 폭력'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없는 많은 사람에게 학교에서 얼마나 끔찍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 학교라는 곳은 여전히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그 시커먼 모습이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알고 있는 학교는 진짜입니까?"라고.


 내가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은 이유는 무작정 학교라는 곳을 '좋은 곳'이라고 받아들이고, 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당하거나 친구와 잘 지내지 못하면 항상 피해 학생을 손가락질하며 '네가 문제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나는 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서 울상이 된 여학생을 데리고 함께 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아버지는 아이에게 "네가 잘못이지. 애들이 놀리고, 괴롭히는 건 네가 잘못이라고 생각 안 해봤느냐?"라고 그 여학생을 훈계하고 있었다. 아마 학교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던 듯한데, 그 원인을 세세히 파헤치기보다 '괴롭힘을 당한 너가 문제'라는 그 사고방식은 과연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그 시발점은 피해 학생의 어떤 모순적인 행동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의 마음에 안 들었던 게 문제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 학교 폭력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학교라는 곳을 아름다운 곳으로 미화하는 경향이 짙다. 학교라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밝고 순수한 이미지가 넘치는 곳이 아니다. 어른들이 사는 사회와 마찬가지로 여러 파벌과 세력이 나뉘어있고, 전부 서로 어떤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추잡스러운 일은 이미 학교에서 시작되고 있고, 학교에서는 '쉿쉿'거리는 태도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이건 그 학교가 초등학교나 중학교 한 부분에 치우치는 것이 아닌, 초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계속 이어지는 현상이다.


ⓒ부산일보


 위에서 볼 수 있는 신문 스크랩 자료에서 '얼차려가 학과 전통이라고?'라는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이다. 그저 나이만 '성인'으로 간주할 뿐이지, 여전히 철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건 학생 때부터 이어져 온 개버릇이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뭐, 누군가는 이 일이 '일부'에 해당하거나 '문제 있는 몇 학생의 문제'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얼차려' 방식이 아닌, 교묘하게 사람을 괴롭히며 궁지로 모는 법을 알고 있는 학생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한 번 피해자였던 학생이 학교에 대한 이미지와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가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누군가는 내가 지나치게 학교라는 곳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할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고, 눈길을 돌리고만 있는 학교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폭력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학교가 반짝이는 곳으로 보일 수밖에 없고, 정말 즐겁게 지낸 곳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혼자였고, 아이들 속에서 큰 아픔을 겪어야만 했던 사람에게는 학교가 지옥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일은 평소 자각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을 뿐이지,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어른들은 크게 몇 가지 공통된 이유가 있다. 하나는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썩어빠진 생각 때문이고, 하나는 '어른이 되면 나아지겠지'라는 바보 같은 생각 때문이고, 하나는 '아이들이 다 그렇지'라는 정신 나간 생각 때문이다. 그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뽑을 수 있는 공통된 이유는 이 세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이처럼 가볍게 여기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떤가?



 학교라는 곳은 분명히 좋은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모여서 생활하는 그런 곳에서 '밝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이라고 바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없기를'이라고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교는 어른이 되는 사회 구성원이 미리 겪는 하나의 관문이다.


 이미 학교에서부터 사회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보다 힘없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사회에서 본 각종 더러운 일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은 이미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벌이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른이 되었을 때 더욱 교활하게 사람을 괴롭히는 쓰레기가 된다. 일부는 겉으로 드러나는 범죄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 모든 일의 출발점은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꿈을 키우고, 삶의 철학을 세우고, 도전하는 정신을 배우는 곳을 우리는 학교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보이는 범죄자나 보이지 않는 범죄자가 악행을 저지르고, 남의 삶을 망치고,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법을 배우는 곳도 학교다. 나보고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이게 학교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고, 겉으로 드러나더라도 애써 많은 사람이 무시하고 있는 모습이니까. 이게 진짜 학교라는 곳이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내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다른 사람과 의견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일이 '사실'이라는 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알고 있는 학교는 진짜입니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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