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달인 김병만,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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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100℃] 개그계의 달인 김병만, 실패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실패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실패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를 하는 것보다 더 좋지 못하다. 누군가는 '그냥 현상유지가 좋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실패가 두려워 현상 유지를 하려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나빠지기 일쑤다. 상황은 바뀌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그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실패하는 사람은 그 실패를 통해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디딜 수 있게 되고, 결국 그 손에 '성공'을 쥐게 된다. 그게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다.


 지난주 강연100도씨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개그맨 김병만이 출연했다. 그는 지금 성공한 개그맨으로 삶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데, 지금의 그가 있을 수 있었던 건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자세한 삶의 이야기를 나는 강연100도씨를 통해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분명,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개그계의 달인 김병만, ⓒ강연100도씨


 그의 가정 환경은 정말 어려웠다. 다른 집처럼 사업이 망해서 어려웠던 게 아니라 처음부터 꾸준히 어려웠다. 지금 자신의 직업인 개그맨 꿈조차 꾸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집안 형편에서 그는 살았다. 어렸을 때 그는 개그맨이 되는 방법도 몰랐고, 그저 TV를 통해 개그맨들을 봤을 때 '하늘에 떠 있는 별이구나!'는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 그의 꿈은 단순한 기술자였고, 그저 빨리 기술을 배워 돈을 벌어서 어머니를 돕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했고, 직업 훈련소에 가서 일하면서 자격증을 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친구의 모습을 우연히 보았다.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며 그는 '저 친구가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이렇게 돈을 벌어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진짜 하고 싶고, 내가 즐길 수 있는 걸 하자'는 결의로 과감히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어머니께 30만 원을 받아 바로 상경해서 곧장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 연기 학원에 다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작은 키에 촌스러움이 묻어 있었기에 그는 배역을 얻지 못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는 체육관 일을 도우며 숙박을 해결하며 간신히 연기학원에 다녔다. 체육관에는 샤워실이 없었는데, 여름에 너무 더워 새벽 두 세시쯤에 아무도 없는 새벽 공용 화장실에서 샤워하다 경비 아저씨께 들켜 옷을 입지도 못한 채 혼이 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힘들게 그런 나날을 버티면서 연기학원 수료를 앞두고 진행된 개인 면담에서 그는 "너는 키가 작아서 힘들 거다. 오디션을 봐도 감점 요인이 많을 거다.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때 속으로 '시작할 때 진작 알려주지.'라는 생각도 했지만, '두고 봐라! 사람 잘못 봤다.'라고 이를 갈면서 극단에 들어가 연기를 배우며 매년 개그맨 공채에 응했다.


 그러나 그는 개그맨 공채에 무려 6차례나 연이어 낙방하고 말았다. 시험에 앞서 연습할 때에는 완벽했지만, 울렁증이 심해 그는 실전에서 실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는 시험장에만 서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긴장 때문에 불합격 통지를 받는 일이 반복되기만 했다.


 개그맨 공채 시험은 1년에 한 번 있는 것이기에 떨어지면 1년을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그는 도무지 생활이 어려워 신문 배달을 비롯한 통신, 전기, 배관,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움과 동시에 돈이 조금씩 모이자 꿈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생활비가 충당되면, 다시 연습에만 매진했다. 이런 날이 반복되고 있을 때, 2000년에 방송국 PD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그에게 걸려온다.



 그 전화는 그에게 개그 페스티벌 참가를 권하는 전화였다. 그는 당연히 하겠다고 답했다. 생활비가 없었기에 그는 시골로 다시 내려가 동네 아주머니와 동네 아이들을 상대로 개그를 하며 열심히 연습했다. 그 때문일까? 그는 개그 페스티벌에서 당당히 2등을 할 수 있었고, 거기서 추천을 받아 영화 선물 오디션도 볼 수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개그맨 지망생이던 이수근을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추며 결승까지 올라갔다. 마지막 결승 장면을 촬영하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영화감독이 "이런 애들이 개그콘서트에 나와야 하는데…"하며 박장대소하였었다. 그와 이수근은 감독의 추천을 받아 개그콘서트에 출연기회를 얻게 되었다.


 처음 출연기회를 얻었을 때 그는 '이제 개그맨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2001년 치렀던 개그맨 시험에서 또다시 불합격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고 있음에도 개그콘서트 공채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 그는 '신선함이 없다'는 충고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는 개그맨 지망생으로 개그콘서트 무대에 계속 올랐었고, 속으로 '이러면 그냥 공채로 붙여주지….'라는 아쉬움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개그맨 지망생으로 활동하다 생활고 때문에 이수근은 중간에 다른 길을 가야만 했고, 사정을 알던 그는 차마 이수근을 붙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무림남녀' 코너를 하게 되었고, 2002년에 드디어 개그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오랜 고생 끝에 개그맨의 꿈을 이뤘을 때는 환호성이 아닌, 그저 소리 없는 눈물만이 계속 나왔다.


 2002년에 정식 KBS 공채 개그맨이 된 그는 '개그콘서트에 매주 출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그는 13년간 한 회도 빠지지 않고 개그 콘서트에 출연했으나 아직도 무대 울렁증이 여전히 심했다. 그는 이 무대 울렁증을 고치기 위해서 일상생활에서 정말 많은 시도를 하였으나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다 그는 뒤늦게 자신의 울렁증 원인을 깨달았다. 바로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실패하면 어쩌지? 틀리면 어쩌지? 대사가 생각 안 나면? 사람들이 안 웃으면 어떡하지?' 식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에 걱정만 앞섰던다. 그가 긴장하는 모습을 본 개그콘서트 PD는 그에게 "죄송해 하지 마. 더듬는 거? 그것도 정답이야. 틀려도 계속해. 무대에서는 누구도 너를 도와줄 수 없어. 네가 정답이야. 네가 틀린 이야기를 해도 긴장하지 마."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때부터 그는 실패 상황을 예상하며 무대 연습을 했고, 생각을 바꾸니 여유가 생기면서 실수를 하더라도 무대가 편안해졌다. 마침내 그는 무대 울렁증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다.


개그맨 달인 김병만, ⓒ강연100도씨


 만약 그가 실패를 두려워하여 한 번 실패한 후에 도전하는 걸 포기했었다면, 지금 우리가 아는 달인 김병만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그가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인정받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실패를 통해 성장했고, 실패했더라도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보여준 이 단순한 '태도의 차이'가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을 결정짓는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성공한 사람이나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실패는 절망이 아닙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개그 소재로 받아들입니다. 저는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실패했다고 등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발전하는 모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짓던 작은 집이 큰 빚 때문에 이사해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속상한 마음에 울다가 쓰러졌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집을 선물했습니다. 비록 아직 제집은 없지만, 개그맨이 된 후 가장 뿌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아직도 위를 보면 끝이 보이지 않아요. 그래도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나가야죠."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이기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실패하는 게 당연할 일일지도 모른다. 실패를 겪어야만 우리는 성공이라는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겪는 실패는 어쩌면 이제 성공이 눈앞에 있다고 말해주는 표지판일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람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있어도 과감히 남보다 먼저 앞으로 뛰어나간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멈춰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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