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성미가 말하는 엄마의 역할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10. 30. 07:00
개그우먼 이성미의 강연100℃, '당신은 누구 때문에 사십니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부모님의 잔소리에 시달린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분명히 만장일치로 "그렇다."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우리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겪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잔소리는 아이에게 그 행동을 고치라고 말하기 위해서 부모님께서 하는 교육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잔소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그것은 잔소리가 아니라 아이에게 상처만 주는 폭력이 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아이의 스트레스 요인 첫 번째가 바로 학부모들의 잔소리이다. 성적을 가지고 남과 비교하며 "다른 누구는 몇 등인데, 너는 도대체 왜 이러느냐? 네가 그러고도 인생을 살려고 하느냐? 너한테 투자한 돈이 얼만데, 이 지경으로 하느냐?"고 잔소리를 하는데, 이것은 엄연한 언어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 나는 개그우먼 이성미 씨가 엄마로 지내며 배웠던 교육철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마 지금 많은 한국의 부모님께서 이성미 씨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글을 통해서 올바른 교육철학을 가지고 아이를 대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 당신의 아이는 사소한 당신의 실수 때문에, 큰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므로….
ⓒ강연100℃
이성미 씨는 어릴 적에 무남독녀로 귀하게 자랐으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몰락하고 말았었다. 그렇게 어머니가 그녀의 곁을 떠나고, 그녀는 어머니가 없어 홀로 강해져야만 했었던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 당시에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어머니가 없다는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혼을 하였으나… 이성미 씨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번번이 실패하였었다.
그러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서 1년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악착같이 버티며 11년을 사셨었는데, 그 당시에 정말 몸에 좋다고 소문이 난 것은 다 챙겨 드셨다고 한다. 이성미 씨는 그런 그녀의 아버지를 보며 "도대체 왜 그렇게 사세요?"라고 물었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나는 너 때문에 살아야 한다. 너는 내가 없으면 끝이다"고 답하였었다. 아버지의 대답을 들으며 그녀는 '아, 아버지가 네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계시구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그녀의 아버지는 11년 동안 힘들게 사시다가 돌아가시고 말았고,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 영정 앞에서 계속해서 자책하고, 허무함을 느끼다가 '이제는 더는 남을 웃기는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그 도전이 바로 지금껏 한 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던 엄마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어 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이 '가면 힘들다, 그 나라 가서 뭐하고 먹고 살겠느냐?'는 등의 걱정을 뿌리치고 무작정 캐나다로 떠났다. 그곳에서 엄마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겠노라고 결심하며…. 그러나 그 당시 그녀의 아이는 사춘기였는데, 정말 시도때도없이 그녀와 부딪히며 전쟁 같은 하루하루였다고 한다. 아마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그녀가 말했던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강연100℃
그녀는 아이와 다투며 화가 날 때마다 "이 또라이야! 이 정신 나간 놈아!" 등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심한 폭언을 하며 아이를 나무랐었다. 아마 어떤 말을 하였는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은 대략 추측이 가능하시지 않을까 싶다. 아니, 부모님만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늘 부모님께 듣는 욕과 잔소리가 있으니까…. 하하하.
이성미 씨는 그러한 행동이 아이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심각히 잘못되어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 사실을 깨달은 후로 자신의 아이에게 하는 욕을 끊었다고 한다. 아이는 갑자기 자신의 엄마가 욕을 하지 않자 "왜 욕을 안 하세요?"라고 물었었고, 그녀는 "나는 이제 너희에게 다시는 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로 그녀의 아이는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이래저래 착한 아이가 된 것이었다. 그토록 온갖 폭언을 퍼붓고, 아이와 대립하여 강제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해도 안 되었던 변화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녀는 그때 깨달았다. 자신이 그렇게 아이에게 닦달하고, 욕하며 잘 되라고 했으나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였다는 사실과 내가 변하면 아이도 변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마 많은 한국의 부모님께서는 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아이를 위한다는 착각에 빠져 쉬지도 않고 폭언을 퍼부으며 아이에게 고통을 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엄마들이 온통 아이들을 들볶고 있습니다.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러느냐?'고 말하며… 자세히 보세요. 부모님과 똑같이 생겼거든요.
그 아이들의 인생을 들볶으면 아이들은 너무 힘들어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꾸지 못하고, 엄마의 꿈을 꿔드려야 합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제가 행복해야 합니다.
내 아이를 누군가 비교하면 내 행복은 모두 사라집니다.
나 역시도 누군가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그냥, 나는 나입니다.
나는 이성미 씨가 강연100℃에 출연하여 엄마로서 했던 경험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앞서 말했지만, 지금도 많은 부모님께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도 못한 채, 오로지 아이만 들볶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님의 그 같은 태도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스트레스 때문에 성적도 낮아지고― 대인관계 악화와 심리적인 문제도 겪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다면, 부모님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올바른 부모님은 말로만 아이를 가르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며 아이를 가르친다. 백 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이 낫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자신이 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아이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께서 이 사실을 깨닫고, 먼저 자신부터 노력하여 아이를 가르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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