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제는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4. 18. 07:21
교육문제의 진짜 문제는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이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던 오늘도 뉴스에는 학교와 관련하여 슬픈 소식 두 가지가 보도가 되었다. 한 가지는 카이스트 대학교에서 한 대학생이 자살을 한 사건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친구들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중학생 사건이었다. 이전까지 이런 사건들이 보도가 되면 많은 사람이 '도대체 뭔일이래!?'라며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였겠지만, 지금은 이런 사건들의 소식을 들어도 '또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학교, 아니, 교육과 관련된 슬픈 사건을 접하는 데에 상당히 익숙해졌다는 말이다. 이것은 정말 슬퍼해야 할 일이다. 어쩌다가 우리가 학교에서는 '반드시 학교폭력이 존재한다.'라는 생각을 하여야만 하고, '대학교에서도 자살을 하는 학생이 있다.' 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을까? 그저 쓴웃음만이 나온다.
많은 사람이 학교폭력 때문에 자살을 하는 아이가 늘어나는 것은 모두가 못된 아이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것이 지금 학교폭력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사건 소식을 접하면서 "에이! 저런 못된 놈들은 콩밥을 먹여야 되!"라고 자신도 모르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이들이 그렇게 된 것은 교육이 똑바로 행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사실에서 모든 교육문제를 접근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과 청소년 비행 등의 사건을 보면서 "어떻게 애가 저럴 수가 있냐!? 세상 말세다. 말세." 라고 한탄하는 것이 아닌, '도대체 무엇이 저 애가 저렇게 될 수밖에 없게 만들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진짜 문제를 알 수 있으니까.
이때까지 내가 교육에 관하여 이야기한 것들은 전부 그러한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교육을 받는 주체인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어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교육제도를 만들고, 교육을 시행하여, 아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다. 명문대를 향한 입시경쟁, 일제고사, 학벌주의 등 모든 것이 말이다.
그런 교육을 통해서 아이가 어떻게 자신을 가꾸고, 자신의 꿈을 찾고, 사람답게 성장하여, 사람답게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겠는가? 결코 그렇지 못하다. 지금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아이들에게 '착한 아이가 되어라.'고 바라는 것은 너무도 큰 사치이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많은 사람이 학교폭력의 주체자인 아이를 나무란다. 하지만 그 아이보다 도대체 그 아이를 가르친 부모와 선생님, 학교는 무엇을 했는지 나무라야 할 것이다. 부모님의 욕심이, 선생님의 욕심이, 학교의 욕심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제 뱃속이나 채우려고 하니 아이들의 마음부터 망가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망가진 아이들은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가 되거나 폭력과 압박감 속에서 결국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버리고 마는 아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때에는 좋은 중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시키고, 중학교 때에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시키고, 고등학교 때에는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시키고, 대학교 때에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 공부를 시킨다. 정말이지 아이가 숨 돌릴 틈도 없이 내내 공부만 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부. 물론, 잘하면 좋다.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테니까. 하지만 나는 공부의 진짜 의미가 지금의 교육에서는 퇴색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본디 공부라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함께 지식을 배우는 행위였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공부라는 것을 하는 목적이 단순히 '좋은 명문대를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라는 것이 전혀 아이에게 이로운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 공부에 공부를 하는 아이가 목숨을 걸고 하기 보다는, 그 아이의 부모를 비롯한 주위 환경이 목숨을 걸고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는 진짜 필요한 것들을 배우지도 못하고,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있다.
본디, 학교와 교육이라는 것은,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배워갈 수 있도록, 그리고 사람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와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와 어른들의 욕심이 학교와 교육자체를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오로지 '공부'만을 위해서 아이들에게 취미생활도 하지 못하게 해버리고, '도덕'을 배우기 보다는 '영어단어'를 외우게 해버리고, 친구들과 '놀게' 하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경쟁'하게 해버렸다. 그렇게 부모와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마음은 메말라버렸으며, 계속해서 학교에서 비인간적인 일들이 일어나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것은 학교가 아니다. 교육이 아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가르침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이 어떻게 멀쩡하게 착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한 명의 성인으로서 성장을 할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이 교육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자신의 생각부터 바뀌지 않으면 어느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뿌리깊게 박혀져 있는 '학벌주의'라는 것을 뿌리채 뽑아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이, 학교가 바뀌고, 아이들이 바뀔 수가 있다. 많은 사람이 '왜 아이가 저렇게 못 되었을까?'라고 생각만 하지 말고, '도대체 저 아이가 왜 저렇게 못 되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통해서 그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을 한다면, 비로소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아이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사키 아치가 편 캡쳐 화면
나는 언제나 학교에서 입시공부만을 위한 가르침을 받지 않고,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가르침을 받는 것을 바래왔었다. 그것이 지금 당장 학교의 일상이 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최소한 지금 '입시'에만 집중하여 짜여져 있는 교육제도를 바꾼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에서 행해지는 강제야간자율학습을 폐지시키고, 그 이외에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서 아이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여러 강제보충수업을 폐지시킨다면,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하게 줄 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아이는 '진학이면 진학', 아니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진짜 교육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잘못된 고정관념이 최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많은 부모가 원하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는 앞으로 갈수록 성적이 하락하게 되고, 모든 것이 뒤쳐지게 된다. 하지만 '공부도 잘하는 아이'는 계속해서 성적은 올라가고, 모든 것을 솔선수범해서 하기 때문에 앞서 나갈 수 있게 된다.
지금의 교육제도는 많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갖춰지게 된 것이다. 부정하지 말자. 자신의 아이에게 진짜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신경도 쓰지 못한 채, 오로지 '공부'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이 교육환경에서는 결코 자신의 아이가 '공부도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교육의 본의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고, 지식을 양식으로 창조성과 주체성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하는 일이다. 따라서 지식을 파는 것으로 끝난다면 교육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바뀌면, 자신의 아이의 인생이 바뀌게 된다.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위한 것인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에는 인간을 선하게 만드는 힘도
악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그러므로 교육이 중요하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