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6. 10. 27. 07:30
말하는 대로 6화 황석정, 이종범, 다나 세 사람이 들려준 '나와 나누는 이야기'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굳이 하나를 말하기에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너무나 많지만, 그래도 그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꼽고 싶다. 나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혼잣말하는 게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대화를 통해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왜 나는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물어보고, 나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며 스스로 살아가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 살아가는 방향을 고민한다는 말이 굉장히 크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단순히 오늘 뭘 하고 싶으니 묻는 것이다. 이번 JTBC 에서는 모두 각자 자신과..
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6. 9. 23. 07:30
JTBC , 시청자와 소통에 한 걸음 더 나아가다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라인 등 다양한 SNS 메신저는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없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었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할 수 있으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메신저를 통해서 외국 친구를 만드는 일도 이제는 정말 쉬워졌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발달은 우리가 점차 오프라인 소통에서 멀어지고, 온라인 소통만 하는 이상한 모습을 초래했다. 친구들끼리 만나도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신의 SNS 계정에 올라오는 실시간 피드만 보고, 막상 눈앞에 있는 친구와는 이야기를 별로 나누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꽤 흔하다. 나는 애초에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서툴러서 스마트폰이 있다는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5. 3. 07:30
우리는 온전히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대학에 복학하고 나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친구 한 명도 사귈 수가 없었다. 5년 만에 돌아온 대학은 캠퍼스 건물까지 이전하면서 모르는 것뿐이었고, 얼마 전에 친 대학 중간고사는 정작 5년 만에 맞이한 시험이었다. 모든 게 낯선 그곳에서 나는 항상 그랬듯이 혼자였다. 어머니는 종종 "그럼, 대학에서 말도 안 하고 지내느냐?"라고 물어보시는데, 나는 그때마다 "말할 필요가 없어. 말할 상대도 없고. 교수님과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말 안 하고 지내지."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시며 그래서 여자친구는 사귈 수 있겠냐고 나무라시지만, 나는 딱히 관심이 없다. 애초에 불필요하게 사람과 얽히는 일을 싫어하는 나는 온전히..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8. 27. 07:30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요즘 새로 발매되는 책의 목록을 살펴보면 유독 '고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언제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SNS로 대화할 수 있는 시기에 왜 '고독'이라는 단어가 현대인이 가장 공감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것일까? 나는 거기에 SNS를 통해서 나누는 대화에는 '진심'이 담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SNS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SNS에 짧은 이야기를 올릴 때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 솔직하게 내 감정을 전하는 일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왜 누구나 한번은 맛없는 음식점에서 '맛있어. 부럽지?' 글을 적어서 올렸거나 전혀..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7. 10. 07:30
아이슬란드의 자연과 사람 사는 도시에서 느낀 고독을 담은 여행기 오늘 내가 사는 김해에는 긴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전국에 걸쳐 내린다는 장맛비이지만, 가뭄이 심각한 중부 지방에는 큰비가 여전히 내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남부 지방도 4대강 사업으로 녹조 현상이 심해서 긴 장맛비가 다행으로 여겨지지만, 중부 지방에서도 꼭 큰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장마가 가져다주는 한국 특유의 습함을 머금은 더위는 불쾌지수를 높이지만, 빗소리가 들려주는 음은 여전히 기분이 좋은 소리다. 우산을 쓰고 듣는 빗소리, 선풍기 한 개를 틀어 놓고 책상에 앉아서 듣는 빗소리, 창문 밖으로 퍼지는 빗방울을 보며 듣는 빗소리는 잠시 쉴 수 있는 휴식 시간 같다. 우리는 언제나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일시 정지' 버튼 없이 살지만..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5. 29. 07:30
고독의 힘, 나는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살면서 한 번도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거짓말일 것이다. 아무리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때때로 조절하지 못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 속에서 괴로워하다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바보 같은 짓을 벌여본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내가 그랬었다. 나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나오는 소음을 들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싫어한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앉아 있을 때도 주변의 소음이 무척 싫었고, 도서관에서 들리는 소음도 싫었고, 길거리를 걸으면서 듣는 소음도 싫었고, 지하철에서 사람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도 싫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아무도 없는 나만의 방에 들어가서 몇 시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