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메이저리그 복귀 강정호의 과제

음주 운전 사고 처벌 받았던 강정호, 구사일생으로 메이저리그 복귀, 사실상 야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나는 남자가 주의하면서 살아야 할 것은 딱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도박이고, 하나는 술이고, 하나는 여자다.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지나치게 빠지게 되면 한 남자의 인생은 그야말로 급격하게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당연히 성공도 할 수 없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도 맺을 수 없게 된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면서 한국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피츠버그의 강정호. 강정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성공이 계속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미국에서 어느 여성과 성추행 사건이 휘말렸고, 한국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내면서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실력 하나로 강정호를 응원한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강정호를 비난했고, 강정호는 국내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사실상 메이저리그에 출전하는 일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야구를 하려고 해도 KBO의 징계를 통해 사실상 선수 자격이 박탈될 수 있는 우려 또한 굉장히 컸다.


 한 명의 뛰어난 실력을 갖춘 유격수가 이렇게 야구계에서 영영 자취를 감추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까웠다. 물론, 강정호가 저지른 일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남자가 살면서 경계해야 할 세 개 중에서 무려 두 개에 대해 선을 넘으면서 강정호는 자신을 스스로 파멸의 길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그동안 또 하나의 간판 스타 같은 역할을 한 강정호를 돕기 위해서 도미니카 공화국 윈터리그에 보내는 등 갖은 애를 썼지만,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에 강정호는 취업비자가 발급되어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설 기회를 얻었다.



 이는 사실상 강정호에게 주어진 마지막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국내에서 일으킨 세 번의 음주 사건은 한국으로 돌아와 복귀하더라도 야구를 할 가능성이 적어 남아있는 것은 미국에서 재기하는 것밖에 없었다. 미국이 아니라면, 그는 영영 야구를 은퇴해 숨을 죽인 채로 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너무나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게 되면서 활로가 생겼다. 하지만 강정호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서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상태에서 그가 또 한 번 사고를 일으키면 그야말로 야구계에서 퇴출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피츠버그 사장도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협회와 선수협회가 함께 협의해 만든 룰 속에서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이수 받게 된다. 단순히 한국처럼 사회봉사 활동으로 시간을 떼우는 게 아니라 음주, 성추행 등과 관련해서 선수 자체가 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는 거다. 역시 ‘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한국과 달랐다.


 한국에서도 선수의 인성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엘리트주의가 만연한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운동 외길’을 걸은 사람이 아닌 이상 체육계에서 빛을 발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운동 하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선수의 인성 함양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내가 중학교 시절에도 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다. 축구부 아이들은 수업보다 운동을 위주로 하면서 수업을 듣는 날이 드물었고, 축구부 아이들은 상당수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먹은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반에서 떠들기도 했다. 당연히 이런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한다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국내에서도 각 스포츠 선수들의 음주를 비롯한 흡연 이야기는 자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지 않는가. 무엇보다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는 각오가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음주에 얽매이다 보니 자연스레 도박도 손을 대게 되는 거다.



 만약 강정호가 여자과 관련한 성추행 문제, 술과 관련한 음주 사고 두 가지만 아니라 도박 같은 일에도 문제가 있었다면, 그에게 기사회생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했을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은 것은 문제를 잠재울 정도로 실력을 보이는 일이다.


 강정호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 곧바로 초구 홈런을 날리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이며 ‘킹캉’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강정호 홈런 소식에 피츠버그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연신 환호성이 일었고, 메이저리그에서 다소 주춤하고 있던 류현진 소식 대신 강정호 소식을 듣는 일은 한국 야구팬의 일상이었다.


 강정호 이후에 김현수, 이대호, 황재균 등 많은 야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모두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태로 국내에 복귀했다. 하지만 강정호에게 국내 복귀는 없다. KBO 징계 위원회를 거치면 사실상 영구 제명될 확률이 높아 어떻게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버티며 살아남아야 한다.


 나는 강정호가 가진 재능과 세 번째 기회는 없다는 것을 아는 절박함이 강정호를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도록 도울 것으로 생각한다. 원래 사람이라는 생물은 자신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법이니까. 강정호가 큰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다면, 성공은 가능성이 무척 높다.


 부디 강정호가 남자가 평생 경계해야 할 술, 여자, 도박 세 문제와 관련해 다시 사고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겸허한 태도로 다시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실수는 나쁜 게 아니지만, 실수를 고치지 않고 반복하는 일은 ‘나쁜 일’이 되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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