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만 나오면 모두 성공하나요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엿본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인생


 대학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자동차 검사를 할 때 마지막으로 최종 시험 단계를 거치는 것과 똑같고, 물을 마시기 전에 여과 과정을 거치는 것과 똑같은 빠져서는 안 될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은 입시 전쟁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치른다.


 이제 수능 시험이 불과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벌써 수능 시험일이 다가왔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한때 재수까지 하면서 인(IN) 서울을 노린 적이 있던 한 명의 20대로서 참 만감이 교차한다. 그때는 왜 그렇게 대학에 목을 매면서 살아야 했을까? 그리고 왜 좋은 대학이 아니면 실패라고 생각했을까?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입시에 실패해 지방대를 다닐 수밖에 없었던 20대의 어쭙잖은 변명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면서 한국 사회를 직간접적으로 체감해봤을 때는 대학이라는 자격증이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대학 졸업증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지금처럼 집착해야 했던 걸까?


 대학에 와서 본 대학생들의 생활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학점을 채우는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이고, 두 번째는 일찍부터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면서 취업을 목표로 하는 타입이고, 세 번째는 대학에서 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는 타입이다.


 이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어떤 유형이 가장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여기서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형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게 정답일 수도 있고, 모든 게 정답 이 아닐 수도 있다. 대학이라는 것은 오직 하나의 선택지만 있는 곳이 아니고, 오히려 자신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서 ‘자기 생각’이 없으면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길을 찾기 위해 대학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길이 있다고 믿기에 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지나친 과열 경쟁은 바로 이렇게 위험한 착각에서 시작한 것이 아닐까? 나 또한 한때 그렇게 생각했었기 때문에 대학을 왔고, 대학에 와서 조금 늦게 진짜 고민을 해야 했다.


 다행히 대학은 사회라는 전쟁터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민할 시간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취업 진로만 아니라 인생 진로 자체를 다시 한번 고민해볼 수 있다. 비싼 대학 등록금의 등가교환으로 살짝 손해를 보는 느낌이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뭘까?’는 질문은 큰 행운이다.


 누구나 다 가야 했던 대학에서도 이렇게 자신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 많은 모습이 보이고, 대학을 나오더라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이제는 ‘대학 말고 곧바로 고시 공부로 공무원 합격!’ 같은 기사가 종종 보이게 되었다. 또한, 대학 대신 바로 취업을 선택하는 고졸 출신도 증가했다.


 실제로 제법 나이 차이가 있는 여러 사촌 동생 중 한 명은 공고를 나와 대학이 아니라 바로 취업을 결정했다. 또 다른 사촌 동생은 대학을 중간에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로 떠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여정에 떠났다. 참, 이 두 사람의 소식을 전해 들으면 ‘아직 대학생’인 나는 참 머쓱하다. 



 지난 주말에 방송한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대학 입시 공부를 하는 대신 투잡을 뛰면서 창업 자본을 모으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일하는 걸 들킨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학 나오면 다 성공해요?”라고 묻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들 자신은 공부에 별 흥미도 없고, 공부도 잘 못 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등록금을 내서 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아버지는 노발대발하면서도 “너도 우리 집이 가난해서 그러냐?” 라고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신은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이 모습은 드라마 속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이다. 어쩌면, 정말 대학에 가는 대신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대학 등록금을 내는 것보다 돈을 모으는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생활일 수도 있다. 우리가 대학에 가는 이유는 좋은 스펙을 위해서인데, 그런다고 얼마나 화려하게 스펙을 채울 수 있을까?


 드라마에서 동생이 이야기한 대로 있는 집은 유학을 비롯한 다채로운 스펙을 채우고, 어중간하게 대학을 졸업해도 낙하산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있다. 뉴스로 보도되어 논란거리가 된 강원랜드 사건과 우리은행 사건처럼, 입김이 취업에 입김이 작용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대학에 어느 정도 의미와 가치를 두어야 할까? 누구나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 대신 일찍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일과, 그 선택을 조금 미루더라도 대학을 선택해 더 배우고 경험해보는 일. 두 개의 선택지 중에서 정답을 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학 나온다고 다 성공하나?’라는 질문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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