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학교와 교육

서울시 학원 수업 자정까지 하는 조례 개정안에 갈등 빚는 이유

노지 2025. 11. 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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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

 오세훈 시장이 있는 서울시는 태극기 건축물부터 시작해서 결국은 실패한 한강 버스에 이어서 종묘 근처 초고층 빌딩 건설, 그리고 이번에는 서울 학원 심야교습 시간 조례 개정안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이 발표한 서울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조례 개정안은 학원 수업을 12시까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보통 수능을 앞두게 되는 고2~고3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12시까지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조례안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원에서 보내는 일과를 마친 이후 혼자 공부를 하면서 학교 숙제를 해결하거나 추가 비용 부담 없이 공부를 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크게 다르다.

 

학교에서 요즘 아이들이 자는 이유

ⓒJTBC 뉴스룸

 오후 6시 정도에 정규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야간 자율 학습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곧바로 학원으로 직행해 밤 10시까지 학원 수업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10시까지 수업을 한다고 해서 이 아이들의 일상이 10시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비롯해 하루를 뒷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바로 학원 근처에 거주하는 아이들이라면 이동 시간이 짧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최소 30분의 시간을 잡아먹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학원 공부를 하느라 하지 못했던 학교 과제를 서둘러서 해야 한다. 학교 과제를 하지 않는다면 내신 점수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포기한다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게 직장인들이 야근을 하거나 야근의 잔업을 하는 느낌으로 아이들은 학교 과제를 하거나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벽 1시가 가까워진다. 그때 비로소 아이들이 잠을 자고, 또 아침 6~7시에 일어나야 하다 보니 잠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이유였다.

 

ⓒai 생성 학교에서 자는 아이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이미 학원에서 몇 차례 예복습을 한 내용이다 보니 굳이 들을 가치가 낮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는 것을 선택해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는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다고 해도 체력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학원에 다니지 않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한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듣는다.

 

 오죽하면 학교 선생님들도 학교라는 곳이 학원의 숙제를 하거나 혹은 학원을 다니느라 잠을 자지 못한 학생들이 편하게 잠을 자는 곳으로 전락해버렸다고 말할까. 학원을 운영하는 업자들은 자신들이 밤 10시를 맞아 아이들을 일찍 집으로 보내면서 놓치는 경제적 손실만 바라볼 뿐, 아이들의 실제 상황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들처럼 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아침을 늦게 시작하는 것과 달리 아이들은 아침도 빨라야 한다. 소위 수험생 때는 하루 4시간 이상을 자면 탈락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어른들이 지어낸 말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충분히 오늘의 자신을 희생해 미래에 투자하는 아이들을 괴롭히려고 하는가?

 

어른들의 욕심에 아이의 행복할 권리가 휘청거린다

ⓒJTBC 뉴스룸

 요즘 아이들이 SNS를 통해 소시오패스 같은 경향을 보이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때때로 생각지 못한 일탈을 하는 이유는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이 어른들의 탐욕으로 억제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나이에 놀면 안 되는 게 아니라 적당히 놀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이들에게는 필요하다.

 

 그런데 노는 시간을 아예 뺏으려고 하다 보니 아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극한의 재미를 위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점점 과격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만, 이번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 의회 소속 국민의 힘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충분하고도 남을 역효과를 아이들에게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조레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만 아니라 조례안을 추진한 서울시 국민의힘 의원과 학원 관계자들의 커넥션이 있지 않은지 오히려 들여다 봐야 한다. 과도한 학업과 어른들의 욕심으로 지금도 인성이 엉망이라는 말을 듣는 아이들이 여기서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이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은 꼭 지켜져야 한다.

 

 밤 10시에 학원이 끝난다고 해서 그때 바로 아이들의 공부와 일상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건 도대체 어디서 나온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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