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파이브는 기대할 수 있는 한국의 어벤져스
지난 5월 30일(금)에 개봉하여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은 영화 <하이파이브>를 관람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한국의 어벤저스가 될 수 있는 영화다!", "<극한직업>과 <무빙>이 절묘하게 섞인 영화라 재밌었다!" 등의 평가가 많았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의 제목에 사용된 '하이파이브'라는 단어는 마지막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유아인과 안재홍 두 사람이 <슬램덩크>의 그 장면을 재현한 것에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작품에서 등장하는 5명의 주연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비록 유아인은 약물 복용 사건 때문에 예고편과 스틸 이미지에서 빠졌지만 그의 역할은 중요했다.
순수하고 귀엽지만 정의로운 모습을 가진 이재인을 중심으로 해서 평범한 30대 남자의 모습을 가진 안재홍, 먹고살기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40~50대 아주머니 라미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50대 아저씨 김희원, 츤데레 매력을 지닌 30대 유아인. 이 다섯 명의 콤비는 밸런스도 절묘하게 들어맞았다고 생각한다.
하이파이브 주연이 초능력을 갖게 된 계기
영화 <하이파이브>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초능력을 갖게 된 계기는 장기 이식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 몸에 안 좋은 곳이 하나씩 있다 보니 심장, 폐, 신장, 간, 각막 이렇게 하나씩 어느 인물의 장기를 이식받았는데… 그 장기를 이식받은 이후 대단히 건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몸에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 중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재인은 심장을 이식받은 이후 자신의 몸이 지나치게 건강해졌다. 보통 심장 이식 수술을 한 경우에는 부작용 때문에 통증이 있거나 제대로 뛰지도 못해야 정상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데다가 몸의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해 일반인의 범주를 크게 넘어섰다.
단순히 잘 달리는 것만 아니라 신체 능력 자체가 크게 강해지면서 빌런을 정면에서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이에 반해 안재홍과 김희원, 라미란, 유아인이 가진 능력들은 맡은 역할에 따라 쓸모가 있기는 해도 다소 제한적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빌런과 정면에서 맞붙을 수 있는 힘은 없었다. 그래서 이재인이 중요했다.
같은 초능력자여도 가치관은 다르다
보통 1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명 모두 가치관이 다른 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몸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이재인이 처음 안재홍을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초능력 배틀을 벌이는 게 아니라 의기투합해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찾고자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라미란과 유아인, 김희원을 차례대로 만난다.
여기까지는 아직 선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들끼리 진심으로 갈등을 겪는 일은 없었다. 비록 안재홍과 유아인 두 사람은 상극이다 보니 개와 고양이처럼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 대하기는 했어도 누군가를 구하는 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덕분에 유이안과 안재홍의 케미는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장기를 이식받아서 초능력을 지니게 된 인물… 신구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젊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처럼 특수한 장기를 받아서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 인물을 찾아 그들의 능력(겸 장기)을 빼앗고자 했다. 여기서부터 <하이파이브>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막이 오르게 된다.
히어로를 꿈꾸는 자들과 신이 되고 싶은 자
췌장을 이식받았던 신구는 단순히 건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젊음을 빼앗아 젊어질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그는 사이비 종교의 수장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다 보니 자신처럼 특수한 장기 이식을 받은 이들을 찾아 그 장기와 초능력을 빼앗아 자칭 신이 되기 위해서 빌런으로 활약한다.
신구가 보여주는 연기도 상당히 퀄리티가 높았지만, 젊어진 신구의 역할을 맡은 박진영이 빌런으로서 보여주는 모습도 퀄리티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렇게 히어로와 빌런이 싸우는 작품은 히어로만 아니라 빌런도 매력적이어야 관객들이 좋아하는 법이다. 젊어진 신구의 역할을 맡은 박진영은 그 매력적인 빌런 역할을 잘 소화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무빙>과 <극한직업>이 합친 것 같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빌런과 대치한 상황 속에서 그려지는 여러 장면도 마냥 진지하기보다 살짝 웃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를 마지막까지 부담 없이 웃으면서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진영과 모두가 싸울 때는 특히 더 흥미롭고 재밌었다.
하이파이브 시즌2 나올 수 있을까
영화는 신구의 계획을 막은 이후 이재인을 비롯한 5명이 자신의 능력과 장기를 지킨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를 아는 이들이 남아 있다 보니 충분히 이들을 노리는 제2, 제3의 세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즉, 이건 영화 <하이파이브>의 시즌2~3을 제작할 수 있는 하나의 복선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시즌2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관람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추후 OTT 서비스로 VOD를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의 반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하이파이브>를 보면 웹툰 <나 혼자만 레벨 업>에서 등장한 거대 석상과 함께 <슬램덩크>의 한 장면을 패러디를 한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의 패러디를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매력적인 빌런을 만들어내고,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티격태격하면서도 한 팀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시즌2~시즌3도 잘 팔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한 편으로 끝내기에는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합이 너무 매력적이다.
꼭 시즌2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영화 <하이파이브>를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유치할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 평점
- 9.3 (2025.05.30 개봉)
- 감독
- 강형철
- 출연
-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