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최종화 유종의 미 거뒀다
전공의의 파업과 의대생들이 대학에 복귀하지 않아 사회적 비판을 받는 상황 속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는 좋은 시건을 받을 수가 없었다. 현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상적인 전공의의 모습을 그린 판타지 작품이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그러한 비판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시리즈는 절대 병원 의료 드라마는 실패하는 법이 없다는 원칙을 증명하듯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높아졌고,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가 되다 보니 사람들이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그린다고 해도 주인공들이 그리는 이야기는 제대로 통했었다.
실제로 나도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1화부터 12화(최종화)까지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12화는 이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인 전공의 오이영, 김사비, 표남경, 엄재일 네 사람이 치열했던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고, 뜨겁게 오늘을 살아가는 만큼 사랑에 도달하는 모습까지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2화>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산부인과와 응급실의 모습을 통해 생과 사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표남경을 자신이 만났던 환자가 기어코 목숨을 잃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망선고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응급실을 찾은 만삭의 산모에게 아이를 받아내며 새로운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생과 사가 함께 하는 공간이 병원의 응급실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병원 속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 삶의 생과 사를 함께 보여준 것은 대단히 인상적인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사명감'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빚을 갚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돌아온 오이영의 모습이 시작점이었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달라졌다.
물론, 오이영은 로또 2등 당첨금 지급 기한을 놓치는 바람에 다시 마이너스의 늪에 빠지고 말았지만, 그녀는 단순히 빚을 갚기 위해서 병원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병원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드라마를 지켜본 재미 중 하나인 구도원과 정식 커플이 되어 병원 생활에 더 재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2화>에서는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여우 중의 여우 명은원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 모습도 그려졌다. 그녀는 교수가 되기 위해서 교수님들에게 알랑방귀를 끼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교묘하게 괴롭힐 뿐만 아니라 그 성과를 빼앗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정말 빌런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명은원이 합당한 벌을 받는 장면을 보고 싶어 했는데, 그녀는 벌은 교수에 임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얼굴을 굳히는 모습이 12화 마지막 장면에서 그려졌다. 더욱이 그녀가 아니라 교수로 임용된 인물이 바로 그녀가 율제 병원 본점에서 지독히 그녀 때문에 고생을 해야 했던 추민하 선생님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2화> 마지막에 등장한 양석형과 함께 다시 한번 등장한 추민하의 모습을 통해 인과응보를 겪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캬, 사이다!"라는 감탄을 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웃음).
결과적으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판타지라고 해도 드라마를 통해 볼 수 있는 생과 사의 치열한 순간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최종화에서 교수 임용 결정을 발표했던 서정민 캐릭터의 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대사는 다음과 같다.
"결과보단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이 좀 더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을 교수로 임명하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보다 오직 결과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건 우리가 눈앞에 두고 있는 21대 대선도 다르지 않고, 우리가 살면서 요구받는 결과도 다르지 않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말을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 쉽게 들을 수 있다. 현실에서는 추민하가 아니라 명은원을 선호하는 거다.
여러분은 그런 세상 속에서 어떤 잣대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보면서 한번 생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이다 보니 추후에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능성은 절대 제로가 아니었다.
그러니 천천히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보도록 하자.
- 시간
- 토, 일 오후 9:20 (2025-04-12~2025-05-18)
- 출연
-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 채널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