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금메달 안세영의 배드민턴 협회에 대한 작심 발언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경기에서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의 경기 후 인터뷰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가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양궁을 비롯해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하나 같이 기쁨을 만끽하면서 모두의 노력이 함께 했기에 해낼 수 있었다며 비슷한 멘트로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안세영 선수는 그런 선수들과 달리 아주 작심한 듯이 배드민턴 협회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믹스트 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세영 선수는 "대표팀에 대해서 부상을 겪었던 상황과 그 순간에 너무 많은 실망을 해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거든요.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고…."라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첫 번째 인터뷰에서 들을 수 있는 내용을 본다면 배드민턴 협회는 부상 때문에 괴로워하는 안세영 선수가 단식만 나가겠다고 하자, 복식도 나가지 않는다면 선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뜻을 비추면서 그녀에게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오진으로 그녀의 부상이 심해졌어도 계속 방임을 한 것 같다.
문제는 이런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배드민턴을 통해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면 모든 것을 참고 견뎌야 했다는 점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항상 조직에 속했을 경우 그 조직의 부당함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내부 고발을 통해 그것을 바꾸려고 하는 순간 '적'이 되어 버린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차기 국가 대표 감독 선임 문제로 많은 갈등이 빚어진 축구 국가 대표팀과 협회의 문제도 같은 원인이었다. 박주호 같은 인물들이 인맥과 학연, 지연을 떠나서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통해 차기 국가 대표팀 감독을 선정하려고 했던 것과 달리 정몽규를 중심으로 한 축구 협회는 계속해서 인맥에 매달렸다.
물론, 그들은 인맥이 아니라 심사숙고를 해서 결단을 내렸다고 말하지만, 전력 강화 위원회의 역할을 일절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불도저처럼 밀고 나갔다. 때로는 협회가 이렇게 밀고 나가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명명백백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어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것은 오만방자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책임감도 없는 거다.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는 JTBC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올림픽에 우승하고 싶었고, 또 악착 같이 달렸던 이유가 제 목소리에 힘이 좀 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이렇게 정말 힘들게, 바쁘게 살았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에 힘이 담기려면 그만큼의 영향력을 지닌 인물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유일한 금메달 리스트인 안세영 선수가 미리 작심하고 밝힌 그 인터뷰 내용은 많은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해 배드민턴 협회 임원들이 선수들에게는 이코노미석을 주고, 자신들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타 대회에 참관을 갔다가 한국 대표팀의 우승이 불투명해지자 조기 귀국한 사실도 다시 비판받고 있다.
이렇게 썩은 물이 되어버린 협회 덕분에 한국 체육계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면서도 발전하지 못한 채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세영 선수는 앞으로 협회와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배드민턴 선수를 이어가고 싶다고 발언했지만,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올림픽에 도전할 수가 없기에 은퇴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앞으로 파리 올림픽이 끝난 이후 정확한 감사를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애초에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미비하기 때문에 우리는 안세영 선수와 협회의 갈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참, 이럴 때 <감사합니다>의 신 팀장 같은 사람이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