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15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찾은 김해 봉하 마을
어제 어머니와 현수막을 게재하는 일을 하다 김해 봉하마을을 우연히 찾게 되었다. 빚에 쫓기면서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 보니 오는 5월 23일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도식이 진행되는 날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는데, 봉하마을을 찾았더니 자원봉사자 분들과 관계자 분들이 23일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당일 김해 봉하마을 주차장은 벌써 차를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15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23일(목)은 차량 통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침 일찍 봉하마을을 찾지 않는 이상 내부에 차량을 주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만약 23일(목)을 맞아 김해 봉하마을을 찾으려고 한다면 이 부분을 주의하도록 하자.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자 많은 사람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고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는 장소가 되는 봉하마을은 한결같으면서도 매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 2023년에도 봉하마을을 한 차례 찾았는데, 2024년에 찾은 봉하마을은 크게 보면 같아도 작게 보면 달라진 곳이 많았다. 그만큼 김해 봉하마을은 사람을 닮은 곳이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전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자리에는 당일에도 한 사람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본 고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만 아니라 사람 노무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이 항시 틀어지는 이곳은 추도식이 진행되는 목요일(23일)을 맞아서도 많은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한쪽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마음을 담은 사람들이 직접 작성한 노란색 띠가 나무에 곱게 장식되어 있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그렇게 실천하고 싶어 했지만, 홀로 고립될 정도로 주변의 비아냥을 사면서 정치에서 끝내 이룰 수 없었던 동서 화합과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갈망은 지금도 요원한 바람일 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동서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 총선만 보더라도 동서는 아주 명명백백하게 반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서울도 강남과 강서와 강북 등이 철저히 나누어져 있었다. 그나마 동서 화합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라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김해다. 김해는 항상 그렇게 변해왔다.
노무현 대통령을 기릴 수 있는 묘역으로 가는 길에는 23일(목)을 맞아 진행될 15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좋다고 하니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추도식에 참석하는 여야 인사들에 따라 시민들과 작은 마찰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도 많은 주의를 하는 것 같았다.
한쪽에는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폿도 만들고 있었고, 추도식이 열리는 곳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신념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정리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근시이다 보니 멀리 바라보지 못해 크고 작은 문제들을 정치와 사회, 경제에서 겪고 있다.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결 같이 좀 더 멀리 봐주기를 바라면서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기득권과의 싸움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는 대단히 외로울 수밖에 없었고, 야당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질책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특권을 폐지하고자 했던 기관의 기관장과 관련 인사들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다.
자료에서 볼 수 있는 연세대 초청 강의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신뢰가 먼저냐, 민주주의가 먼저냐? 신뢰가 먼저입니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신뢰가 있는 나라여야 합니다."라는 말이 오늘날 더 와닿는 이유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청와대에서 나와 용산에서 밀실 정치를 하는 현직 대통령 때문이다.
추도식의 메인 무대가 되는 잔디밭은 무대와 함께 의자가 빼곡히 놓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일에는 그늘막을 설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이 부분은 23일(목) 당일 방문하여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어쨌든, 15주기 추도식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큰 불편함 없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서 마지막으로 하루 일찍 고 노무현 대통령께 작은 인사를 드렸다. 사람들이 붐빌 추도식 당일이 아니라 하루 일찍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인사를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아마 15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23일(목) 당일과 오는 주말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김해 봉하마을을 찾을 것 같다.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제15주기 추도식. 그 슬로건 그대로 오늘 우리가 하는 작은 실천이 내일의 역사를 만드는 일임을 잊지 말자.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어도 정치에 우리가 무관심해지고, '투표'라는 수단을 통해 참여하지 않는 순간 우리는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