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담은 긍정의 야구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자 앞으로 크게 성공할 것 같은 타자를 한 명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이 '이정후'라는 이름을 말할 것으로 생각한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인 이정후는 프로에 데뷔한 직후 신인상을 따낸 이후 타격왕까지 자치하면서 그는 2024년 시즌을 맞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거로 한 발 앞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우리의 생각일 뿐이고, 이정후의 야구를 본다면 아무리 이정후라고 해도 '슬럼프'라고 말할 수 있는 기간이 있었다. 중요한 건 그가 그것을 빨리 극복했다는 점이었다.
이정후는 남들이 겪는 부진을 어떻게 자신감을 갖고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아나운서 오효주와 나눈 대담에서 이정후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잘한 날에는 제가 했던 꼭 다시 봐요.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좋은 생각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다짐할 수 있게 되거든요. (본문 67)
잘한 날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이정후의 말. 이 말을 한 인물이 이정후가 아니라면 크게 와닿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잘할 때는 크게 칭찬을 하지 않다가 못할 때는 크게 비판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아마 이정후는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사람은 그렇게 큰 기대를 받으면 주변의 기대만큼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에 진심이고, 자신과 주변 사람의 기대가 크면 클수록 자신감을 갖는 건 어렵다.
하지만 이정후는 그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는 남들의 기대에 맞추거나 타인과 경쟁하는 야구가 아니라 자신과 경쟁하는 야구를 추구했다. 이것은 현재 야구에서 세계적인 슈퍼 스타가 된 오타니 쇼헤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진짜 경계하고 경쟁해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과의 끈질긴 승부였었다.
Q. 이정후가 라이벌로 생각하는 존재가 있을까요?
A. 저 자신이요, 정확히는, 지난날의 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날의 나보다 더 잘해야 하고 잘하고 싶으니까요. 저는 그냥 야구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누군가를 목표로, 어떤 선수를 이겨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로지 저 자신에게 지지 않으려고 해요. 사실, 하다 보면 힘든 날도 있고, 하기 싫은 날도 온단 말이에요. 이 정도면 됐다고 타협하고 싶은 날도 있죠. 그런 날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어야 해요. 제가 아마추어라면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지만 프로잖아요. 프로라면 진짜 하기 싫은 날에도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문 52)
나는 아직 오효주와 이정후의 깊은 면담 <긍정의 야구>라는 책을 다 읽지 못했다. 하지만 잠자기 전 30분 책 읽기와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30분 책 읽기를 통해서 읽은 분량만으로도 '이정후'라는 인물이 가진 그 매력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재능을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한결 같이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야구에서 부진할 때도, 잘할 때도 늘 그 순간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단히 반복했다. 그래서 이정후는 남들이 본다면 항상 잘하는 선수였고, 항상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그런 선수였다. 과거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서 팀이 패배한 이후 이정후가 쉽게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한 채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때 해설진은 "너무 속상해할 필요 없어요. 내일 다시 잘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이정후는 해설진의 그 말을 들은 것 마냥 다음 날에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오효주와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 후회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하지 못하고 머뭇거릴 때"라고 짧게 답했다.
결과가 좋은 나쁘든 항상 자신을 가지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뭐가 되고 된다는 말이 있다. 이정후는 남이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긍정의 야구>라는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는 이정후의 이야기는 2024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큰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운동선수이기에, 어릴 적 추억이라던가 이미 지나간 시간에 누리지 못한 속상함 같은 건 없을까요?
A. 저 추억 많아요. 어렸을 때 운동하고 친구들이랑 야구를 했던 것도 추억이고요. 가끔은 도망가고 싶다며 서로 머리를 맞댄 기억, 잠깐의 휴가나 더 꿀 같았던 시간, 고생한 것까지도 다 추억이에요. 굳이 제가 야구선수라서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당연한 일이죠.
부모님이 어릴 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뭐 하나를 얻으려면 뭐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고요. 그러니까 네가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연습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노는 것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었죠. 저를 위해서 포기한 건데 아쉬워하면 안 되는 거죠. 다 제가 잘하기 위해서, 저의 시간을 쓰는 것이고 그에 맞는 투자를 하는 것뿐이에요. (본문 81)
Q. 하루의 목표를 높이 잡으면 이루지 못했을 때 오는 실망감이 크지는 않습니까?
A. 계획과 목표가 있으면 그 꿈이 클수록 행동이 달라져요. 4타수 4안타를 치고 싶으면 그에 맞춰 아침부터 움직여야 해요. 그렇게 목표를 크게 잡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거죠. 제가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서 만족한다면 그냥 하던 대로 생활하면 돼요. 그런데 그걸 넘어서 이제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세우니까 운동도 시즌보다 빨리 시작하고, 타격폼도 더 연구하고, 영어 공부도 시작했죠. 이런 식으로 저의 많은 게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목표를 크게 잡는 거죠. 그에 가까워지고 싶으니까요. (본문 98)
성공한 사람들은 목표를 잡을 때 항상 크게 잡으라고 말한다. 그 큰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 매일 같이 노력하다 보면 비록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충분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를 크게 잡되 허영심에 빠져 지내는 게 아니라 매일 같이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작은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다.
<긍정의 야구>라는 책을 읽어 본다면 이정후가 '재능'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성공한 타자가 된 것이 아니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타자가 될 수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한국에서는 '노력하면 된다'라는 말이 살짝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무엇을 이루기 위해선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국민타자'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타자가 된 이정후가 어떻게 노력을 하고, 어떻게 마음을 다잡는지 궁금하다면 꼭 이 책 <긍정의 야구>를 한번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는 아나운서 오효주와 야구 선수 이정후의 면담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글을 남기고 싶다.
A. 야구는 운도 많이 따라야 해요. 잘 맞은 타구가 야수에게 잡히기도 하고,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기도 하죠. 그렇게 생각하면 매일 안타를 칠 수도 있고, 못 칠 수도 있는 거예요. 다만 칠 거라는 믿음으로 준비하고 움직이는 거죠.
Q. 운을 떠올리면 노력에 대한 동기부여가 덧없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A. 결과에 대한 건 크게, 그리고 멀리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는 기본인 거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해놔야 이어지는 결과도 운으로 넘길 수 있는 거죠. 결국엔 노력한 만큼 제 자리를 찾게 되니까. (본문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