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중앙병원 부도 이후 볼 수 있게 된 모습
지난 2023년 10월부터 스멀스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던 김해 중앙병원 부도 이야기가 현실이 되면서 김해 시민들에게 많은 파장을 미쳤다. 가장 최우선적으로 김해 중앙병원이 오랜 세월 동안 담당하고 있던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찾아 이동해야 했는데, 드문드문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사실 그 파장을 잘 알 수가 없었다.
김해 중앙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과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 김해 복음 병원, 조은 금강 병원 등으로 이동하기는 했어도 일반 외래를 받는 사람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특히, 김해 중앙병원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병원이 없어지면서 주변 병원을 갈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그 결과 주변의 작은 병원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었다.
최근 나는 귀에 이명 현상이 심해 이비인후과를 찾기 위해서 가까운 곳을 갔더니,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접수를 하고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건 이비인후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감기가 심해 내과를 찾은 어머니도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기 위해서 한두 시간은 무조건 기다려야 했다.
지역 의료에 공백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수도권은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추어 있다 보니 하나의 병원이 없어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다음 병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은 하나의 중형 종합 병원이 없어지면 대체할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의 규모를 자랑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작은 의원 혹은 소규모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김해 중앙병원이 소화하고 있던 입원 환자들만 아니라 외래 환자들이 주변의 작은 병원으로 몰리니 경쟁이 심해진 셈이다. 아침 일찍 접수를 해야 그나마 오후에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일찍 접수를 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 병원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 오랜 시간을 병원에서 기다릴 수가 없다 보니 사람이 그나마 적게 몰리는 병원을 찾기도 하고, 아예 진료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 약국에서 약을 사서 대체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비록 김해 복음병원이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이 되었다고 해도, 조은금강병원이 보훈지정 병원이 되었다고 해도… 시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 김해 중앙병원은 폐원 절차 없이 영업 종료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후 병원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김해 시민병원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김상채 이사장과 김해시가 겪는 예산 지원 갈등과 병원 부도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참, 종합 병원 한 개의 부도가 이렇게 영향이 크다.
나는 아직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지 못한 상태라 그나마 사람들이 적은, 일이 없는 날을 찾아 다시금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