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월간 컨템플레이티브 네 번째 사유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다

노지 2023. 12. 1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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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컨템플레이티브 네 번째 사유 주제 먹고 사는 문제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평일 아침에 하는 일은 오전 7시, 혹은 조금 늦거나 조금 일찍 일어나 학교나 직장에 출근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이다. 어느 날은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나 직장에 출근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은 "아, 진짜 가기 싫다!"라는 불평불만을 입 밖으로 내면서 힘겹게 학교나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서 선택한 일이기 때문이다. 간혹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은 이상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일을 하기 싫을 때도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나'로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가 닿아 읽게 된 <월간 컨템플레이티브>의 네 번째 사유 주제인 먹고 사는 문제는 오늘날 누구나 안고 있는 문제이며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문제다. 혹자는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면 되잖아?"라고 말하거나 "지금 벌어서 노후에는 먹고사는 문제 걱정하지 않고 살면 된다."라고 말하지만, 정말로 그게 가능할까?

 

월간 컨템플레이티브 중에서

 <월간 컨템플레이티브>를 통해 읽어볼 수 있는 글은 모두 한 페이지를 글자로 빼곡하게 채우고 있지 않았다. 상당한 여백을 가지고 글이 적혀 있었는데, 이는 <월간 컨템플레이티브>를 읽는 독자가 여백이 있는 페이지에 수록된 글을 읽으면서 여백만큼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꽤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관성'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적힌 글 중 일부를 옮겨 본다면 다음과 같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현재 20230세대들은 한 번씩은 들어본 대사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 많다는 치킨집보다 학원의 개수가 더 많은 걸로 보아 어느 정도 사회의 컨센서스(consensus) 인건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이처럼 자기 결정권이 약한 어린 시절부터 이뤄지는 정형화된 교육의 방향은 이 길이 당연히 맞다는 인식을 시어주기에 충분히 강력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사회의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많이 치중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가장 가성비가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본문 22)

 

 우리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유는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해서 먹고사는 문제를 덜 걱정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확실히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간다면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거나 판·검사 혹은 의사가 되어 크게 성공할 수가 있었다.

 

 요즘은 인기가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고시공부를 하면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것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조차 알지 못한 채 살다 보니 더 불행해지고 만다.

 

 그런 불행 속에서 우리가 찾는 것은 단순한 쾌락이다.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게 아니라 아주 단순히 휘발성이 강한 오락을 통해서 쾌락을 추구하게 되는데, 오늘날 청소년 사이에서 각종 범죄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도전할 기회'가 점차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월간 컨템플레이티브>에 실린 글 중 하나를 옮겨 본다면 다음과 같다.

 

사실 이 세계는 색채가 풍부하지 못하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단조롭다. 점점 더 삶의 비전, 의미, 목적을 발굴하는 것에 힘쓰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아니, 그런 것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바람의 나는 겨와 같이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다. 결국 순간의 쾌락과 재미를 벗으로 삼지 않는다면, 삶을 버티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본문 16)

 

 얼마 전 뉴스를 통해 보도된 이선균 배우의 마약 투약 사실은 많은 팬을 깜짝 놀라게 했다.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할 필요 없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화목한 과정을 꾸리고 사는 그가 유흥업소를 찾아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도 마음 한구석에서 지쳐 쾌락을 찾았던 걸까?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평범한 사람의 기준에서 보았을 때 더는 먹고 사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 읽은 <월간 컨템플레이티브 네 번째 사유 주제 먹고 사는 주제 편>은 이러한 글을 바탕으로 생각하며 읽어볼 수 있는 잡지였다. 많은 글은 없어도 많은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월간 컨템플레이티브>를 구매해서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서 비싼 돈을 들여 잡지 한 권을 산다는 게 고민일 수도 있는데, 그 고민도 결국 평범하게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하는 먹고사는 문제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서민은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덜 고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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