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중앙병원 부도와 폐업 위기 환자들은 어쩌나
어릴 때부터 나는 골절을 당하거나 X-RAY를 찍어야 하거나 MRI 촬영을 해야 할 경우 항상 김해 중앙병원을 찾았다. 김해 중앙병원은 오랜 시간 동안 김해에서 김해 시민들의 의료를 책임지고 있던 종합병원으로, 새로운 병원이 생겨도 나와 같은 사람들은 김해 중앙병원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곳이 김해 중앙병원이었으니까.
지난 8월에도 나는 허리 디스크로 인해 MRI 검사와 치료를 위해 김해 중앙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당시 같은 병실에 있던 한 아저씨가 "중앙병원 부도 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주촌에 신사옥 지으려다가 완전히 망했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처음 중앙병원 부도 위기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설마 김해 중앙병원이 부도가 날까 싶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다시 허리를 타고 오른쪽 엉덩이와 무릎까지 통증이 크게 내려오면서 나는 새벽에 김해 중앙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응급실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없어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부랴부랴 강일병원에 가서 짧은 진통제 하나를 맞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해 중앙병원의 부도가 현실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진료는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지난 화요일(10일) 김해 중앙병원을 찾아 평소 복용하고 있던 약을 다시 처방받고자 했지만, 당시 의사 선생님들이 안 계셔서 진료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접수 인원에도 제한이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오늘(11일) 다시 아침 일찍 김해 중앙병원을 찾아 필요한 서류를 받아올 수 있었다.
내가 받은 서류는 MRI 촬영 디스크와 담당 의사의 소견서와 결과지로, 현재 김해 중앙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병원을 찾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남아 있는 행정 직원 분들의 수가 많지 않다 보니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수에 한계가 있었다. 무조건 병원을 일찍(최소 오전 8시) 찾아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았던 사람들은 본관이 아니라 동관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수 있기 때문에 본관이 아니라 동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동관은 그나마 대기하는 사람이 적어 오전 8시 정도에 온다면 충분히 번호표를 뽑은 이후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일 내가 받았던 대기표 앞에는 대기자가 딱 3명 있었다.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다는 말이 나오고, 오늘 카운터 직원 분이 병원을 찾은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하는 할머니께 "병원 문 닫아요. 할머니. 의사 선생님이 없어서 진료 못 봐요!"라며 또박또박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정말 김해 중앙병원이 이렇게 문을 닫게 된다면 여러모로 파장이 커질 것 같다. 김해에서 김해 중앙병원은 상징성이 다르니까.
김해 중앙병원 김상채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추진했던 가야의료원 건립은 처음부터 무리한 투자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정권이 바뀌면서 지방 정부에 지원이 줄어들어 김해시에서 전 정부에서 약속한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된 것도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가야의료원은 시기장소였던 것 같다.
부디 김해 중앙병원이 끝내 문을 닫는 게 아니라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차츰차츰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 중앙병원은 김해에서 오랜 시간 동안 김해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김해 시민들과 함께 한 김해에서 대체제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종합병원이니까. 나도 이제는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고민이다.
가장 좋은 대체제는 조은금강병원이지만, 조은금강병원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데다가 병원의 위치가 자차가 없으면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부디 현 김해시장 홍태용 시장님이 김해 시민의 복지를 지키고,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서 김해시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김해 중앙병원의 회생 절차를 협의해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