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NC 파크 NCvsLG 14:1 페디 16승 직관 후기
지난 금요일(25일) 우연한 기회가 되어 나는 오랜만에 창원 NC 파크를 찾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야구장을 거의 찾지 않았다가 WBC 2023 이후 국내 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나는 평소 응원하고 있던 NC의 경기도 중계를 잘 보지 않게 되었다. 단순히 일이 바쁘다 보니 오랜 시간 동안 야구를 볼 수가 없어 늘 경기 결과만 지켜보았다.
그러던 와중에 오랜만에 창원 NC 파크를 찾게 되다 보니 괜스레 가슴이 설렜다. 금요일이라 사람이 제법 많을 것 같았지만 처음 야구장에 입장하고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야구장은 거의 인원이 차지 않았다. 외야 쪽에는 지역 로터리 단체가 참여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지만, 1루 쪽을 비롯해 내야는 빈자리가 많았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사람들이 붐비면서 빈자리를 채우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주말이라고 해도 금요일이다 보니 3루 내야 원정 응원석은 거의 텅 비어 있어도 1루 내야 응원석은 사람들이 꽉 차서 열심히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1루 응원석의 뜨거운 열기가 확 느껴질 정도였다.
위에서 첨부한 사진들을 순서대로 본다면 1루 내야 응원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중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진짜 절반 정도도 찼다고 말하기 어려워 요즘 야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누가 그래?'라며 따질 듯한 기세로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팬들이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금요일(25일)에 치러진 NC와 LG 두 팀의 시합은 1회부터 NC가 3점을 뽑으면서 일찍이 승기를 잡은 시합이었다. NC의 선발 투수로 나선 페디는 평균 자책점 1.92 투수답게 위기 상황을 초래하는 일 없이 1회부터 받은 득점 지원에 힘입어 LG 타선을 손쉽게 돌려세웠다. 이 날 페디는 7이닝 7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당일 타자들의 번호와 이름을 호명한 건 경남 로터리 단체 회장의 자제였는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답게 남들은 쉽게 해 볼 수 없는 경험을 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아마 평생 평범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야구장을 찾더라도 내야 혹은 외야에서 목소리를 높일 뿐, 저런 기회는 절대 갖지 못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외야석에 앉아 있는 것만 아니라 야구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3루 측에서도 시합을 관람하고, 1루 측에서도 시합을 관람하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당시 창원 NC 파크를 돌아본다면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벗어나 관람하는 사람의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평일에 야구를 관람할 경우에는 빈자리가 많다 보니 눈치껏 빈자리에 앉아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확실히 있었다. 물론, 장애인석을 비롯한 일부 좌석은 안내 요원들이 "앉지 마세요. 나오세요."라며 지적을 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비어 있는 3루 자리와 1루 내야에서 외야 쪽으로 향하는 곳은 따로 지적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일에 치러진 시합은 7회까지 페디가 LG에게 실투로 허용한 1점을 제외하고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고, 타선이 폭발하면서 6회까지 14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승리가 정해져 있었다. 가능하다면 8회와 9회까지 다 보고 천천히 경기장을 나오고 싶었지만, 시합이 끝난 이후에는 출차가 힘들기 때문에 7회 수비가 끝나고 나왔다.
덕분에 차를 빼는 과정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 없이 빠르게 차를 빼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마 추후 다시 창원 NC 파크를 방문하는 일은 NC가 가을 야구를 할 때 한 번 정도 오게 될 것 같은데, 올여름 막바지의 추억을 창원 NC 파크에서 NC가 LG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는 모습으로 장식할 수 있어 좋았다. 가끔은 이런 것도 꽤 괜찮았다.
비록 LG가 NC 팬의 열기에 삼켜지면서 14:1 대패를 하기는 했지만, LG는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토요일을 맞아 펼쳐질 LG와 NC 두 팀의 승부가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기대된다. 오늘 토요일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건 NC 외국인 투수 태너와 LG 외국인 투수 플럿코다. 대체 투수 태너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