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와 정치

유튜버 승무원 룩북 영상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노지 2021. 12. 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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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인기 여성 유튜버가 올린 승무원 룩북 영상이 성상품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해당 논란은 평소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코디와 룩북을 영상으로 촬영해 업로드하던 여성 유튜버가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벗는 모습을 촬영해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과한 간섭이다', '여성 승무원을 성상품화했다'라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먼저 우리가 이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룩북(LookBook)'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구글 위키백과에서 검색을 해보면 "룩북은 모델, 사진 작가, 스타일, 스타일리스트 또는 의류 라인을 보여주기 위해 편집된 사진 모음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해 옷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 모음이다.

 

 즉, 룩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는 옷의 라인을 보여주거나 스타일링 등을 소개하기 위해서 속옷 차림부터 시작해서 단계별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룩북 영상은 단순히 승무원 코스프레를 하고 선정적인 자세를 취한 게 아니라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모두 룩북 형태로 촬영해 올린 게 논란이 되었다.

 

▲ 유튜버 E 씨의 영상 캡처

 

 해당 영상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들은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키워드를 강조해서 해당 유니폼을 입고 벗는 모습을 선정적인 영상으로 촬영해서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유튜브 채널만 아니라 유튜브 자체에 올라오는 다양한 룩북 영상과 콘텐츠를 본다면 모두 이너웨이부터 시작해 옷을 입는 모습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하나의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스타일링 혹은 특정 의상을 소개하는 영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성상품화 영상으로 여겨지는 영상이 될 수 있다는 게 무척 재미있다. 아마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린 제작자는 지금까지 어떤 논란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논란에 대해 당황스러우면서도 갑자기 쏟아진 관심에 반색할지도 모르겠다.

 

 논란이 제기된 승무원 룩북 영상은 조회수가 십만 단위에서 백만 단위로 점프를 했고, 지금 이 시점에서는 조회수 400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태다. 어떻게 본다면 그동안 잠정적으로 아는 사람만 알고 있던 해당 유튜브 채널이 논란을 통해 제대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수 있는 성장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해당 영상이 옷을 갈아 입는 장면을 담을 때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을 했다거나 승무원 스타일링을 통해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면서 노골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하거나 자세를 취했다면 지금 나오는 논란과 비판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영상에서는 그런 부분은 일절 없이 그저 딱 룩북 영상일 뿐이었다.

 

▲ 유튜버 E 씨의 영상 캡처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방심위 관계자가 "룩북 영상의 경우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유사한 사례와 비교를 해보았을 때 속옷을 착용한 상태라 음란물로 분류하기 어렵다. 플랫폼 업체 측에서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강하게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즉,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없다는 해석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법을 웃도는 국민 정서법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 논란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앞으로 계속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고, 들리는 소문에 따라 특정 항공사에서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으니 영상을 내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면 해당 영상의 주인공은 살짝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러한 룩북 형태의 영상을 촬영해서 업로드하거나 콘텐츠를 생산해 자신의 대표 이미지로 삼는 것은 어디까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개인의 자유다. 그런데 이 개인의 자유라는 것에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만약 자신의 자유로운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룩북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활용해 유튜브 콘텐츠를 생산하고, 수십만 구독자를 기록한 해당 유튜브 채널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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