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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공감수 조작 논란을 바라본 변방 블로거의 생각

노지 2015. 1.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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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운영 방식은 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며칠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블로거가 다음 공감 버튼을 조작하여 '지금 뜨는 인기'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음 티스토리 모바일 하단 카테고리에 항상 이름을 올리면서 노출도를 높여 월 15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도대체 무슨 글인가 싶어서 그 글을 읽어 보았는데, 글을 읽는 동안 '아, 이 블로그는 그 블로그구나.'고 쉽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알 수 있었다.


 나도 몇 블로그에 정말 의문을 가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실시간 검색어에 뜨는 이슈만 간추린 글이나 평범한 일상 글이 어떻게 400을 넘어가는 공감을 매번 받으면서 '지금 뜨는 인기'에 몇 개의 글이 동시에 걸려 있는지 의아했었다. 늘 열심히 글을 써도 공감이 50을 넘기기도 힘든 내게는 '400'이라는 숫자는 정말 넘사벽이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그 블로그가 어떤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공감을 늘리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었다. 그냥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잘 활용해서 아는 사람들이 글을 읽으면서 공감 버튼을 눌러주거나 검색 노출이 잘 되어서 공감 버튼 클릭이 많은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이 이상한 사건을 파헤친 블로거의 글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말았다.


블로그 공감수는 생명입니다.


 블로그 글의 공감 횟수는 블로거가 작성한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간혹 공감이 낮아도 포털 메인에 노출될 때가 있는데, 그런 때는 솔직히 정말 기쁘다. 비록 조금 부족한 글과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30 정도의 공감을 얻으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 같은 작은 생각을 통해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공감 누적도가 400에 이르는 건 정말 넘사벽이다. 정말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내가 블로그에 발행한 <중국 자본에 삼켜지는 제주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요?>이라는 글이 월요일 오후부터 화요일 오전 8시(아마도)까지 메인에 노출되면서 약 366의 공감을 얻었다. '366'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약 2만 명의 방문자 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나온 2만 명의 방문자 수도 메인에 노출되고, 요즘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기에 그런 방문자 수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글이 메인에 걸려서 이런 식으로 관심을 받는 일은 매일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블로거가 '글을 읽고 공감하신다면, 아래의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같은 문구를 글의 마지막에 남기면서 글을 읽은 독자가 공감 버튼을 눌러주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티스토리 블로그 공감 버튼 시스템의 대체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블로그의 글은 그런 노력 없이 일절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공감을 늘렸고, 그 누적된 공감으로 노출도를 높이면서 몇 개의 블로그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린 것이다. 평소 그 모습에 작은 의문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 어떤 블로거가 새벽에 우연히 공감 횟수가 올라가는 현상을 목격하면서 시끄러워지게 되었다.


이미지와 본문 상관X


 왜 이런 공감 조작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걸까? '그냥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라면, 굳이 공감 누적도를 늘리기 위해서 저런 일을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여기에는 블로그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작은 약점이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앞에서도 말했던 대로 공감 횟수에 따라 노출도가 결정되면서 그것이 곧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그 원인이자 약점이다.


 오픈형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구글의 광고 프로그램인 구글 애드센스를 이용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애드센스 광고 수익은 노출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수익이 발행할 확률이 높다. 만약 하루 몇만 명씩 방문자를 가져올 수 있다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이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넓은 노출이다.


 그래서 많은 블로거가 검색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실시간 이슈에 관심을 둔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연예계 소식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고, 실시간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라서 블로그를 통해 조금 더 금전을 챙기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그런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한다. 사람들이 '클라라'는 계속 클릭해도 '고인돌 유적'은 한두 번밖에 클릭하지 않으니까.


via koreanaclara.com / 인사이트


 나처럼 평범히 책 서평을 올리거나 시사 관련 글을 쓰는 사람은 정말 잘 쓴 글이 아니면 메인에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 노출도 잘되지 않아 많은 방문자를 매일 유치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더욱이 공감수도 적어서 종종 메인의 특혜가 아니면, '지금 뜨는 인기' 카테고리에 올라가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에 블로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고만고만할 때가 경우가 많다. 하아(깊은 한숨).


 이런 시스템 속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가 자신이 아는 특정한 방법을 사용해서 더 큰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는 그 사람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기를 바라지만, 어디까지 그 선택은 개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딱히 법을 어긴 범법 행위도 아니기에 우리는 어떻게 할 수도 없다. (다르다면 지적해주시길)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는 돈이 정말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는 사회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이라는 말은 어린아이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이 그런 식으로 돈에 허덕이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돈을 좇게 되는 순간, 사람은 불행해진다. 불편하더라도 그냥 하는 일을 즐기면서 사는 게 맞다. 나는 최소한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 이렇게 블로그만 운영하고 있다.


 나는 블로그 공감 횟수를 조작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저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내 글의 공감 버튼을 한 번 정도 내가 직접 누를 뿐이다. 이번 블로그 공감 횟수 조작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그 블로거를 욕할 수 있겠고, 다음 카카오 티스토리 팀의 시스템 허점에 대해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 그 선택은 개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광고를 어떻게 다는 것도, 블로그를 어떻게 쓰는 것도.


 그저 우리는 바랄 수밖에 없다. 내 컴퓨터에 깔린 백신 프로그램이 악성 코드로 활용되어 내 정보를 빼 나가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그래도 양심을 지키면서 크고 작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를 말이다. 분명히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은 잘못했지만, 우리가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범위의 일이기에 우리는 그저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


 문득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비록 부정적인 방법으로 블로그를 통해 돈을 얻을 수 있더라도, 정말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감동과 가치는 얻을 수 없다. 내 글이 묻혀 진다고 슬퍼하지 말고, 그냥 내 글을 한 명이라도 읽어주는 것에 기뻐하자. 남이 고속도로를 갈 때, 내가 국도를 선택하는 길이 어리석어 보이지만, 풍경을 보면서 순간을 즐기는 건 국도이니까.


 …결국,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나도 잘 모르는 글이 되어버렸다. 바쁜 와중에 긴 시간을 투자해서 이 글을 읽어준 독자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또한, 논란이 된 블로거 중 한 분은 평소 내가 글을 읽는 분 중 한 분인데, 앞으로는 그런 일로 서로 위기감이 생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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