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7. 5. 5. 07:30
어릴 적 태극기 앞에 섰던 그 시절,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매주 한 번씩 운동장에 나가는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학교 운동장에서 태극기를 보면서 멋도 모르는 태극기 맹세를 했다. 이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하겠다는 그 맹세. 어릴 적의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애국 아닌 애국을 했고, 태극기 앞에서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렸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지는 일은 우리에게 당연한 일이다. 어릴 적의 나는 한 번도 애국심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고, 먼저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의심치 않았다. 모두가 당연하게 태극기를 바라보며 숙연해지듯이, 그 작은 가슴으로 나는 '대한민국 만세!'를 소리 없이 외치며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나는 점점 이 당연한 일이 ..
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7. 3. 20. 07:30
역사와 현실 정치를 공부하는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헬 조선이라는 말은 쪽박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위에서 태어났다면 우리는 개인의 자유가 거의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더 괴로워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가 사는 한국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서 차별을 당하기도 하지만 나름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한국에 태어나서 좋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좋은 일이 있었다는 점도 분명하다. 오늘 갑작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난 일요일에 방송된 의 주제가 '국가'였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와 게스트가 함께 나누는 질문과 토론을 통한 이야기는 오늘 한국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야기 시작은 ''국가' 하면 떠오르는 것'이라는 주제였다. 조승연 작가는 국가를 느끼는 유..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7. 3. 1. 07:30
3.1(삼일절), 불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던 태극기 앞에 서기 부끄럽다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많은 민중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존재다.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 독립할 때까지 많은 독립운동가가 태극기를 피로 묻히며 하늘로 떠났다. 일제 강점기 이후 찾아온 독재 정권에 저항한 많은 민중이 태극기로 굵은 피땀을 닦으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지켜내며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힘겨운 아픔을 이겨낸 태극기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새로운 상징이 된다. 태극기는 저항의 상징이 아니라 이때 온 거리를 수놓으며 우리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 월드컵과 WBC, 올림픽 등 국가 대표전이 열릴 때마다 우리는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러나 삼일절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태극기를 더는 자..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7. 2. 22. 07:30
지미 리 JTBC 3000억 허위 발언에 장단 맞춰 춤춘 바보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에 대한 기일이 다가올수록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의 옹졸한 거짓말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특검과 법원도 인정한 최순실 태블릿 PC를 JTBC가 허위보도라고 말하는 것으로 모자라 이제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사람마저 앞으로 나와 판을 뒤흔들고 있다. 그중 가장 어이가 없던 일 중 하나가 JTBC가 3001억 소송에 걸려 있다는 한 발언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지미 리'이라는 인물이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JTBC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JTBC 손석희 아나운서가 직접 나서며 허위임을 명백히 팩트 체크를 했다. 이런 가짜 뉴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7. 2. 14. 07:52
학교 교장 선생님의 탄핵 반대 연설에 일침 강한 학생들에게서 진짜 민주주의를 보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검 출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청와대 바깥에서 일어나는 여론전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이 커지는 것에 있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세력이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진실인 것처럼 퍼뜨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JTBC 에서는 박사모 집회가 퍼뜨린 가짜 뉴스를 언급하며 모두 조심하라고 말하는 보도를 한 적이 있다. 그 가짜 뉴스의 출처가 '일간베스트저장소'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런 웃긴 해프닝은 그냥 웃고 넘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가짜 뉴스를 믿는 기성세대가 눈이 멀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한 D 고등학교에서 어느 교장 선생님이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2. 13. 07:30
핵사이다로 불리는 이재명 시장의 첫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이재명을 만나다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은 다시 한번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다. 입춘이 지났어도 연일 강한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그 촛불에 대항하여 자칭 보수를 지칭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주말은 너무나 뜨거운 주말이었다. 양치기 소년보다 더할 정도로 거짓말을 하며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끌어가려고 하는 박근혜 대통령 측에 많은 시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미 특검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진실로 밝혀지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 측은 아직도 부정하고 있다. 하물며 특정 세력을 이용해서 나라 내의 갈등을 일으켰다. 이름도 꼴값지 않은 보수 단체들이 만든 가짜 뉴스는 '불신..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7. 2. 4. 07:30
과거에 사로 잡힌 망령을 보는 듯 했던 부산 서면 자칭 보수 태극기 집회 지난 2일 나는 지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부산 서면을 찾았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이크 테스트를 하는 어떤 장소를 보게 되었다. 진행자로 보이는 사람은 마이크 음량을 빵빵하게 틀어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음량 테스트를 했다. 지인과 그곳을 지나치며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의자까지 쫙 배열해놓고."라고 말하며 귀를 막고 돌아섰다. 서면에서 돈까스로 유명한 맛집에서 점심을 먹은 이후 카페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태극기를 든 어르신들이 갑자기 한두 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순간 확 느낌이 왔다. 나와 지인은 "박사모 집회가 있나 본데!?"라며 지금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