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옥 김해점에서 즐긴 올여름 첫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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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한 그릇에 만 원이나 하는 여름 별미 물비빔냉면을 먹어보았다


 지난 토요일(21일) 동생과 함께 점심을 뭐 먹을지 고민하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하면옥에 가서 냉면을 먹기로 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냉동식품을 구워 먹기도 귀찮고, 김치 하나만 꺼내서 먹자니 입맛이 없어서 냉면을 먹기로 한 거다. 원래 여름은 집에서 밥 준비하는 게 귀찮아 잘 하지 않게 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하면 옥이 생긴 지 제법 오래되었지만, 하면 옥을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면옥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주변 사람의 평판보다 가격의 면이 컸다. 냉면 한 그릇이 9천 원~1만 원이 하는 터라 솔직히 부담스러워서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2명이 가면 한 끼에 무려 2만 원인 거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 가격은 ‘말도 안 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가격이었다. 그렇다고 먼저 하면옥에서 먹어본 사람들에게 가격만큼 맛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어 ‘비싸기만 한 집’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물가가 오르면서 한 끼 식사가 9천 원에 달하는 메뉴들이 늘었다.


 토요일에도 갈지 말지 모바일 배틀 그라운드를 하면서 꽤 고민해야 했다. 그러다 어차피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거고, 때마침 어머니가 서울에 가시면서 동생과 나한테 밥값을 하라며 5만 원 한 장을 주시고 가셨기 때문에 그냥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면 옥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정했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대기 번호 66번 번호표를 받았기 때문에 상당히 놀랐다. ‘헐? 65팀이나 기다려야 하나?’하고 생각했지만, 이윽고 59번 손님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안심했다. 금방 차례가 온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9천 원~1만 원이 하는 냉면을 먹기 위해 찾는다는 게 신기했다.


 여름 특수를 누리는 걸까? 아니면, 정말 그 가격만큼 맛있어서 그런 건지 문득 궁금했다. 나와 동생이 방문한 시간은 한참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더 신기하기도 했다. 보통 오후 1시는 점심을 해결한 이후 디저트를 먹는 시간인데, 일부러 시간을 늦춰서 손님이 온 건지도 모른다.


 12시부터 12시 30분 사이는 냉면을 먹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로 아수라장일 것 같았다. 과거 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때는 근처 밀면집을 자주 갔었는데, 여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조금 늦으면 밀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서는 20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사람들의 모습을 흘깃흘깃 보면서 기다리는 사이에 드디어 대기 번호 66번을 받았고, 나와 동생은 테이블을 안내받아 물비빔냉면을 주문했다. 처음에 나는 물냉면을 주문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비빔처럼 매콤하게 먹고 싶어 물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물도 어느 정도 있으니 제법 괜찮을 거로 생각한 거다.




▲ 물냉면에 비빔을 더하다.




▲ 만두가 애매하게 7조각이었다.

둘이서 가면 반반씩 먹어야 하는데, 참 숫자가 애매했다.




 위 사진이 물비빔냉면과 함께 시킨 만두의 모습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맛있어 보였는데, 실상은 어떤지 알기 위해서 열심히 잘 비벼서 냉면을 먹어보았다. 그런데 뭔가 살짝 비린 듯한 맛이 나서 ’대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하면옥 냉면에 들어가는 해물 육수가 가진 맛이었다.


 해물을 전혀 먹지 않는 내가 해물 육수를 기반으로 한 냉면을 먹었으니 비린내를 느낄 만도 하다. 다행인 점은 빨간 양념과 식초 등을 열심히 섞어서 먹으니 냄새가 덜 해졌다는 점이다. 열심히 면과 계란을 함께 폭풍 흡입하며 입 안의 껄끄러운 맛을 만두로 없앴다. 그러니 점점 맛있게 느껴졌다.


 나와 동생이 먹은 물비빔냉면은 일반 크기(中)가 9천 원이고, 대(大)자가 1만 원 하는 상품이다. 가격만큼 배는 상당히 불러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만 원을 9천 원 혹은 만 원을 내고 평상시에 찾을 정도의 맛인가 하면 잘 모르겠다. 그냥 여름을 맞아서 여름 별미로 즐기기 좋은 느낌?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냉면집이라 여름철에 종종 찾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서 솔직히 다음에 또 올지 모르겠다. 물론, 집에서 치킨을 시켜 먹거나 피자를 시켜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 절약을 한다면 하면옥을 방문하는 게 더 좋다. 시원한 걸 먹고 싶을 때는 냉면보다 그냥 빙수를 먹고 싶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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