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네코, 일본에서 200만 부가 팔린 고양이 일기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고양이들의 아옹다옹 나날을 담은 코믹 에세이


 나는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길가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말이 통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말을 건다. 종종 목줄이 묶인 채 주인을 기다리는 개를 만나면, 지그시 눈을 마주치다 경계심이 없어지면 “손”하고 말을 걸었다가 개가 앞발을 올려주면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는다. 어떻게 보면 참 바보 같다.


 하지만 아무리 동물을 좋아한다고 해도 나는 집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한때 동생이 고슴도치를 기를 때는 한참 동안 보살핀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반려 동물을 기르면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언젠가 동생이 이모부 공장 사무실에서 지내는 새끼 고양이 3마리를 데려온 적이 있다. 처음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을 때는 ‘확 그냥 길러버릴까?’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고양이를 키우며 들어갈 만만치 않은 비용과 함께 건강하게 고양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용기가 없어 사무실로 돌려보내야 했다.



 요즘처럼 개와 고양이만 아니라 다양한 반려동물을 기르다 힘들어져서 남몰래 유기하는 문제가 심각할 때는 정말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볍게 반려동물을 기르다 책임도 지지 못 할 짓을 하는 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동물을 좋아해도 절대 집에서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고양이 카페처럼 고양이를 보고 싶을 때 보고 만질 수 있는 장소가 있지만, 나는 그런 장소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그런 공간에 여러 마리가 모여서 지내는 건 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유튜브 영상이나 책으로 종종 반려동물과 관련된 일화를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만화 <쿠루네코>도 어쩌다 만나게 된 반려묘와 지내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나날을 기록한 책이다. 이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 누계 판매 부수가 ‘200만 부’가 돌파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끈 작품으로, 책 표지에 ‘랜선 집사들이여~ 쿠루네코 패밀리가 기다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처음 책의 띠지에 적혀 있는 ‘200만 부 돌파’라는 숫자를 읽었을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고양이가 지닌 파괴력은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양이 영상 하나를 올리면 영상 조회수는 쉽게 1만을 돌파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블로그를 통해서 고양이와 일상을 만화 그리거나 사진과 글을 적절히 섞어 연재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부터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 쿠루네코 야마토의 작품이 200만 부가 돌파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책을 읽었을 때도 단순한 에피소드가 마음에 들었다.


 만화 <쿠루네코>는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권에서는 고양이들의 성장배경 편으로 시작해 일상 편, 다섯 냥이 편, 본가 편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고양이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과 함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만화 <쿠루네코>를 읽는 동안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대신 고양이를 기르는 한 집사의 일상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는 많은 독자와 고양이를 기르면서 여러 공감 요소를 발견한 독자들 사이에서 만화 <쿠루네코>가 인기를 얻은 게 아닐까?


 무엇보다 만화 <쿠루네코>에서 읽을 수 있는 소박한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작가가 평소에 느낀 즐거움과 행복함을 보여주는 기분이라 만화를 읽는 동안 무척 기분이 좋았다. 언젠가 나 하나를 제대로 책임질 수 있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정말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다. (그 날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고양이를 좋아하고 싶은 사람에게 만화 <쿠루네코>를 추천하고 싶다. 부모님이 어린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만화이기도 하고, 오늘도 열심히 집사로 집안의 주인이 되어버린 고양이를 모시는 사람들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선택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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