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왜 이렇게 술을 좋아하는 걸까

대학 축제 주류 판매 금지로 생각해본 한국 음주 문화


 한참 대학이 축제 기간에 들어가면서 대학 축제 초대 가수 일정표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대학 축제 기간을 맞아 초대 가수보다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항목이 있다. 바로, 올해 교육청에서 지시해 진행한 ‘대학 축제 기간 점포 내 주류 판매 금지’ 조항이 바로 그렇다.


 교육청에서 이와 같은 고육지책을 내놓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대학 축제 기간마다 인근 고등학생들이 대학 점포를 찾아 술을 마시는 모습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다는 점, 축제 기간에 술을 마신 이후 소소한 문제를 저지르는 학생들의 사건이 항상 속을 썩인 문제가 된 점이다.


 이러한 문제가 바탕이 되어 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허가해온 대학 주점의 주류 판매 허가가 원칙적으로 되지 않는 것을 이유로 올해부터 대학 축제 주점의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 당연히 축제에서 술을 마시는 일은 숨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던 대학생들은 이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대학 교내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되었을 뿐, 인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손님이 직접 사 와서 교내 주점에서 마시는 일은 허가가 되어 엉터리 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뉴스를 보면 대학 주점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인근 가게에서 1일 가게를 빌리는 형태로 주점을 운영하며 조치를 비웃기도 했다.


 나는 오늘 ‘대학 축제 주류 판매 금지’ 조항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학 축제만 아니라 지역 축제 현장을 가더라도 지역 고유의 문화를 홍보하는 게 아니라 주점을 열어 매상을 올리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다. 당연히 주점의 매상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은 술과 술을 마시기 위한 안주다. 지역 신문에서 이 문제를 매해 지적해도 지역 축제의 형태는 좀처럼 바뀌지 못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주류 판매는 ‘돈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학 축제 내에서도 돈이 되기 때문에 항상 술을 가지고 나오고, 지역 축제에서도 돈이 되기 때문에 술을 가지고 나온다. 이렇게 술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는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신입생 환영회, MT, 회사 회식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건전하게 술을 마시는 문화를 누가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항상 지나친 음주로 인해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음주 운전 사고를 낸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성추행 혹은 그에 준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가볍게 처벌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말한다.


 보통 우리 법정에서는 과거 만취 상태로 저지른 일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심신 미약 상태로서 해석해 처벌을 가볍게 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모두 ‘술을 마셨다’는 이유 하나로 경미한 처벌을 받자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했고, 당연히 판결 유형도 서서히 바뀌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술을 마시는 일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으니 술을 마시고, 오늘 하루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 만나서 술을 마시고, 연구회에서 뒤풀이한다고 마시고. 뭐만 하면 술을 마시는 게 너무나 일상이 되어 있으니 음주 범죄도 만연해 있는 게 아닐까?



 이런 말을 하면 어떤 사람은 ‘그렇다고 술을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 않으냐?’, ‘나도 똑같이 술을 마시지만 한 번도 문제 일으킨 적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모든 건 경우의 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술을 마시면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통계적으로 보거나 범죄심리학 측면에서 이성적 통제가 약해지는 음주는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인다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진 ‘나는 안 걸릴 거야.’, ‘나는 괜찮을 거야.’ 같은 안일한 인식이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유명 연예인의 음주 운전 사고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항상 그런 식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엄격해 보이는 척을 하고 있지만, 속을 파헤쳐 보면 이렇게 헤플 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어린 학생 때부터 추억이라는 이유로 ‘술도 한 번쯤 마셔 봐야지.’라며 용인하고, 대학생 때도 ‘술 마시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한다. 이런 안일한 태도가 문제다.


 이러한 태도가 어른이 되어서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이유로 넘어가 버린다. 술을 마신 게 무슨 죽을죄가 되느냐고 따지면서 이성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동네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리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고, 119대원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 모든 게 ‘그럴 수도 있지’에서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가 ‘술’ 외에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면서 취미 생활이 있는 삶을 살지 못한 한국 사람들은 술 말고 달랠 거리가 없는 거다. 과거 역사 시대에는 늘상 침범을 당하며 전쟁을 하느라 술로 애환을 달랜 역사가 이제는 삶과의 전쟁에서 술로 달래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민족이 아니라 술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민족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술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가 되어도 술을 끊지 못한다. 대학 축제에서, 공원에서, 하천 하구에서 음주를 금지하면 작정하고 반대를 하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하며 과태료를 내면서까지 마신다. 참으로 불쌍한 민족이다.


 부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조금 더 여유 있는 사회가 되어 술이 아닌 진짜 취미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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