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책값으로만 1300만 원을 쓴 독서가

책을 읽으면서 블로그 운영하며 8년, 책값만 1300만 원이 나갔대요


 내가 책을 살 때마다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19주년을 맞아 ‘우리 함께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예스24에서 구입한 책들의 개수와 금액을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에게’ 책을 읽는 기간 = 블로그를 운영한 기간’일 정도로 블로그 포스팅 개수는 읽은 책의 개수와 비례했다.


 도대체 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중학교 시절에 잠깐 하다가 말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다음 블로그에 짧게 글은 쓴 적은 있지만, 그때는 ‘블로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열심히 티스토리 블로그 혹은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대학생이 되어 참석한 티스토리 블로그 간담회 혹은 지금은 없어진 TNM 블로그 모임에서는 고등학생도 있었고, 심지어 중학생도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TNM 블로그 파트너’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 나는 도대체 저 시절에 뭐하면서 살았지?’라며 남모르게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늦게라도 블로그를 시작해서 오늘까지 블로그를 운영하며 ‘작가’라는 꿈을, ‘1인 미디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블로그를 몰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블로그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 것은 역시 읽은 책의 서평을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지금까지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만 약 820개 정도의 서평을 작성했고,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에는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중심으로 약 1549개 정도의 후기를 작성했다. 무척 놀라운 숫자다!


 글의 개수를 합산하면 나는 그동안 약 2369권 정도의 책을 읽은 셈이 된다. 하지만 블로그에 작성하지 않은 책을 더하면 조금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책을 구입하는 데에 얼마만큼의 돈을 썼는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짧게 풀어주는 이벤트가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있었다.



 위 이미지를 보면 내가 그동안 예스24에서 구입한 책의 숫자는 1,612권이다. 블로그 글의 개수로 예측한 2369권보다 800여 권이 미치지 못했다. 왜 이렇게 차이가 있을지 생각해봤더니, 몇 가지 이유가 문득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예스24를 ‘주로’ 이용했지만, ‘때때로’ 알라딘에서 책을 샀었던 거다.


 물론, 알라딘에서 책을 산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던 초창기 시절에는 알라딘 신간 평가단을 비롯한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읽은 책이 제법 있었다. 그 당시에 만난 책들은 모두 ‘무료‘로 받은 책들이라 구입 통계에서 제외되었고, 지금도 종종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쓰고 있다.


 일부 제외가 되었다고 해도 2006년에 가입한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무려 1300만 원 치의 책을 사서 읽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얻은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수익 머천트로 쌓은 수익이 어디로 갔나 했더니, 생활비와 등록금 외의 책값으로 다 나가고 있었던 거다.


 어떻게 보면 필요 없는 경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책을 사는 데에 쓴 돈을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을 사서 읽은 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나는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는 아직은 투자한 만큼은 얻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본격적인 승부는 이제부터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블로그의 규모가 제법 커졌고, 서평 의뢰를 받고 글을 쓰면서 나는 ‘서평가’라는 직함을 내밀 수 있게 되었고, 블로그에 쓴 글을 모으거나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꾸준히 메모해 책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준비’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을 하는 게 내가 풀어야 하는 과제다.



 매일 들고 다니는 아이폰의 메모장에는 ‘노지 독서 수업’이라는 교양 에세이를 비롯한 ‘인연’, ‘무지개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등의 제목으로 작품 캐릭터와 이야기 설정을 정해둔 소설 메모가 제법 적혀있다. 생각날 때마다 아이디어를 꾸준히 정리하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가는 도중에 있는 거다.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을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글쓰기의 출발점에는 반드시 ‘느낀다’, ‘생각한다’는 행위가 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없으면 글쓰기의 모티브를 찾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대상이 필요한데, 이왕이며 흥미를 가질 수 있는대상을 정하고 그것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잘 생각해본다. 그 후에 그것을 글쓰기로 연결시킨다.

그저 막연히 ‘좋았다’, ‘재미있다’ 정도로는 글쓰기의 모티브가 되지 못한다. 그냥 ‘재미있다’는 말 한 마디로 끝날 뿐이다. 자신에게 어떤 점에서 어떻게 재미있다는 생각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야 주관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즉, 어떤 대상에게서 받은 수동적인 영향을, 글을 쓰는 능동적인 행위로 반전시키는 것이다. (본문 132)


 그저 ‘아, 이거 좋겠다.’라는 단계에서는 글을 쓰는 게 어렵다. 짧은 문장을 하나씩 이어붙이기 위해서라도 어떤 점에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아이폰에 메모하면서 글을 준비하는 일은 이 단계에서 열심히 기초 공사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스24 통계를 보면 내가 읽은 책의 89%가 문학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책이다. 그만큼 점점 내가 쓰는 글이 문학적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 것 같다. ‘에세이도 문학의 한 종류이고, 소설은 말할 필요도 없는 문학이다. 부디 내가 아이폰 메모장에 적어둔 ‘책 계획서’만큼은 꼭 완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예스24에서 구입한 1,612권의 책을 쓰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가 쓴 여러 권의 책이 다 합쳐서 1,612권이 팔려 1,612명의 독자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글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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