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후폭풍,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은 죄인인가

빙상연맹 비리의 일각 보도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후폭풍, 이승훈은 수혜자인가 죄인인가 금메달인가


 지난 주말에 전파를 탄 <그것이 알고 싶다>의 빙상연맹 쇼트트랙 문제를 파고들면서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그동안 빙상연맹은 안현수 사건 이후로 많은 사람이 ‘적폐 집단’으로 여기고 있었고, 지난 평창 올림픽 때 발발한 팀 추월 레이스 사건과 매스스타트 경기 과정에서 작은 논란이 일어났다.


 노선영을 뒤에 두고 결승선을 통과한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가 얼마나 큰 질책을 받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승훈 선수의 매스스타트는 지지와 질책이 어중간하게 섞여 있었다. 왜냐하면, 젊은 정재원 선수의 희생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마냥 박수를 보낼 수 없었다.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의 빙상연맹 숨겨진 일화 보도 이후 이승훈 선수에 대한 질책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 이승훈 선수는 빙상연맹이라는 집단을 이끄는 권력의 핵심인 전명규의 실질적인 호위를 받으면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에 유리한 자리에 있었고, 최대의 수혜자로 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그래도 그 자리에 아무나 앉힌다고 다 금메달을 따겠느냐? 이승훈 선수도 그만큼 노력했으니 가능한 일이다.”이라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 나는 솔직히 이승훈 선수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조금도 보낼 수가 없다. 그의 행동은 사실상 침묵으로 범죄에 동조한 것과 같으니까.


 나는 이승훈 선수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인터뷰한 것을 기억한다. 그는 굉장히 기쁘게 인터뷰를 했다. 그는 자신을 위해 레이스를 펼쳐준 정재원 선수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고, 정재원 선수 또한 자신의 레이스에 의해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것에 기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 자리는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유시민 작가가 이후 썰전에서 말한 대로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차후 이승훈 선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개인전이라도 팀 전술이다.’라고 구차한 변명을 덧붙였지만, 결국에는 특정 선수의 금메달을 위해서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꼴이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당시에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이라고 말했다. 이 말 한마디는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이끌어갈 것인지 보여주는 지표였고,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갈 사회적 비전의 핵심에 해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승훈 선수의 매스스타트는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고, 결과는 정의롭지 않았다. 기회는 전명규 교수의 파벌 비호 아래에 있는 이승훈 선수를 비롯한 특정 선수 중심으로 돌아갔고, 과정은 특정 선수를 위해 타 선수를 희생했고, 그 끝에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과연 우리는 이렇게 불합리한 단계를 거쳐 금메달을 손에 얻은 사람을 서슴없이 칭찬할 수 있을까?


 이승훈 선수도 개인적으로 피땀 흘리는 노력한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해야 했던 선수들도 미친 듯이 피땀을 흘렸다. 조직 내에서 찍히면 적은 기회조차 빼앗길 수 있어 자신의 감정과 바람을 억누르면서 애써 웃으며 뒤를 따랐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빛나는 것은 반드시 그 밑에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스스로 자처해서 그림자가 되기를 바란 인물이라면 모를까, 그림자 역할을 억지로 떠맡기며 “네가 안 하면 넌 영영 스케이트 못 탄다.”라는 협박을 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팀플레이’를 방패로 삼아 불합리를 강요하는 건 ‘죄’일 뿐이다.



 내가 자주 듣는 한 노래의 가사는 “누구나 찾는 꿈은 분명히 있어. 어디에 있어.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혼자가 아니야.”라는 말로 시작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억지로 희생 역할을 맡아야 했던, 누군가를 빛내기 위해서 그림자 역할을 했던 선수들도 꿈이 있었다. 자신의 꿈을 지지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빙상연맹은 그러한 사정을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결과를 통해 이름을 얻고자 차별과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행사했다. 더욱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주범으로 밝혀진 한체대 전명규 교수는 언론까지 움직이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인물이 교수, 감독의 자격이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적폐는 끊어지기가 어렵다는 거다. 기회가 평등하지 못해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해도, 결과가 정의롭지 못하더라도 그 끝에 ‘검게 물든 부와 명예’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사람의 욕심은 끊어지지 않는다. 빙상연맹이 그동안 쭉 악행을 답습해온 것 또한 이런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잘못을 저지르면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 전명규 교수를 비롯한 빙상연맹은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고자 자신의 파벌과 그 외로 나누어 차별했고, 그 차별 속 수혜를 받은 선수가 ‘상처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금메달을 따는 게 반복되는 이상 절대 고쳐질 수 없다.


 오늘 이 글은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 이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과연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는 죄인인가?’라는 논제로 시작한 글이다. 나는 제목으로 사용한 논제의 대답으로 “그렇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승훈 선수가 부당한 차별을 주도하지 않았지만, 그 아래에서 고스란히 혜택을 누렸으니까.


 이 부분은 조금만 생각할 수 있으면 대단히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자유 경쟁’을 하자며 의견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금메달을 몰아주는 프로젝트에 임하면서 결국은 금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베이징 때도 똑같이 금메달을 원한다고 말했다.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부디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를 계기로 빙상연맹에 대한 특검 팀이 꾸려져 철저하게 비리를 파헤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잘못을 고쳐 꼭 이번에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짜 스포츠 정신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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