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코믹 에세이

일본 아마존 베스트 셀러 '우울증 탈출', 만화로 읽는 우울증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노력보다 결과로 평가를 받는 사회다. 아무리 내가 코피를 흘려가며 노력을 했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인정을 받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결과에 따라 줄 세우는 일에 익숙한 우리는 이러한 평가 기준에 반항하지 못한다. 반항한다는 것 자체가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평가 기준에 반대하는 것은 ‘나는 못난 사람이다.’라고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들은 죽어도 자기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걸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한국처럼 공동체 의식이 나름대로 강한 사회에서는 모두가 “YES.”를 말할 때 “NO.”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국민 행복지수를 말할 때마다 ‘한국은 항상 OECD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국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있다.’ 등의 표본이 언급된다. 이렇게 보면 정말 한국은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모두가 ‘헬조선’이라는 굴레에 갇혀 ‘나는 불행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낮은 행복지수, 높은 자살률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두 ‘나는 불행해….’라며 멈춰 있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어두운 현실, 어두운 감정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책이 출판된 일본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1년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은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아서 읽은 책이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한 아들러 심리학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책이 말한 주제는 ‘미움받을 용기’ 그 자체였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는 ‘지금,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남의 평판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곧, 자신을 신뢰하는 일인 동시에 자신을 사랑하는 일로 이어지는 일이기에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우울증 탈출>이라는 책은 <미움받을 용기>와 비슷하게 한 명의 인물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우울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미움받을 용기>와 다른 부분은 책이 ‘만화’라는 점이다. 어쩌면 만화이기 때문에 더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울증 탈출>은 우울증을 겪은 작가 다나카 케이이치 본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흑백 페이지로 그려진 그가 겪는 우울증을 겪은 계기를 보여주고, 다시 컬러 페이지로 바뀌어 우울증에서 탈출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우울증을 탈출할 수 있었던 계기는 자신을 좋아하는 일이었다.


 일에 치이며 살았던 작가 다나카 케이이치는 회사에서 목표로 한 일이 잘 안 되자 ‘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쓸모없는 인간이야. 회사의 짐이야, 난….’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치료하고자 병원을 찾아다니며 약을 먹기도 했지만, 좀처럼 회복할 수가 없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우울의 터널을 헤매던 그에게 우연히 작은 빛이 되어준 것은 편의점 문고본 코너에서 발견한 정신과 의사가 집필한 한 권의 책이었다. 그 책에는 ‘약으로는 우울증을 치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울증은 ‘더 이상 무리하면 안 된다.’고 몸이 내보내는 비상벨이니까.’라고 적혀 있었다.


 저자는 이 문장을 통해 10년에 걸쳐 자신을 괴롭힌 우울증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장에서 억지로 노력했고, 일이 잘 안 풀려 자신을 싫어하게 되고, 미움을 받은 몸은 마음에 반항하고 있었다. 우울증은 몸이 ‘더 이상 무리하지 말라’라며 내보내는 신호였던 거다.


 저자는 이 사실을 깨달은 이후 자신을 좋아하기 시작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난 내가 좋아’라며 스스로 칭찬한 것이다. 이렇게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죽었던 감성이 돌아오기 시작하고, 일상 속에서 웃는 일이 늘어났다. 긴 노력 끝에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우울증이라는 것은 한 번에 치유되는 병이 아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똑같이 우울증 증상을 겪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저자는 이를 ‘돌연 리턴’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이 돌연 리턴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모두 각자 자신의 생활 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은 비 오는 날에 듣는 빗소리가 감성을 자극해 좋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비 오는 날의 흐린 하늘이 마음을 우울해서 싫어한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기분이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때를 파악해 ‘아, 돌연 리턴을 겪겠구나.’라는 걸 파악하는 것이다.


 우울증을 가져오는 방아쇠를 알게 되면 거기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돌연 리턴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으로는 시점을 바꿔보는 것, 인생의 자습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자습시간에 걸맞는 해야 할 일을 찾아주는 것, 때때로 도망치거나 즐거운 일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독자에게 전한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냄으로써 우리는 돌연히 다시 찾아온 우울증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을 오랫동안 겪은 나 또한 때때로 돌연 리턴 상황에 빠질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고, ‘아, 나는 틀려먹었어.’라며 자조섞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에 나는 돌연 리턴이 찾아오면 하는 일을 모두 중단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일에서 벗어나 종일 게임을 하거나 과거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찾아 읽기도 했고, 돈이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경험이 쌓여 돌연 리턴을 다루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우울증 탈출>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우울증은 우리가 살면서 평생 함께 가지고 가는 병이라고 말한다. 우울증은 우리가 나도 모르게 무리하고 있을 때 울리는 비상벨이라고 생각하자. 애초에 우리가 사는 인생은 ‘희로애락’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생이라는 것은 기쁜 일 혹은 슬픈 일 어느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슬플 때는 기쁜 일이 찾아오고, 기쁠 때는 슬픈 일이 찾아오는 게 인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생을 질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며, 지금 여기가 소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우울증 탈출>을 읽으면 아래와 같은 글이 있다.


“우울증을 경험했기 때문에 웃는 인생을 맞이하게 된 거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오랫동안 끝이 없는 우울증의 터널을 방황하는 동안 나는 스스로 불을 켜 는 방법을 찾았고, 혼자라도 괜찮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만난 많은 책은 사람을 어려워한 내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고, 이제는 점차 나 자신을 마주 보며 조금씩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하늘이 정말 파랗다! 최고의 날씨야!”, “와, 벌써 벚꽃이 활짝 피었네! 예쁘다!”


 나는 이런 감탄을 무심코 내뱉을 때, 오늘의 내가 예전의 나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과거의 나는 세상을 잿빛 세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눈에 비치는 색은 없었고, 파란 하늘은 최고의 날씨가 아니라 ‘이 파란 하늘 아래에 나만 색이 없다.’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일쑤였다. (때때로 지금도 그렇다.)



▲ 활찍 피기 시작한 벚꽃을 보며 잠시 머물러 사진을 찍어보는 일도 괜찮다.


 슬픔이라는 것은 곧 있으면 나를 찾아올 기쁨을 느끼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자.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취미를 갖거나, 인생의 자습시간을 즐기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이 있다.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결과를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이렇게 나를 위한 시간이 중요하다.


 <우울증의 탈출>에서 저자는 우울증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울증은 ‘걸리는’ 게 아니라 누구의 마음속에나 ‘잠들어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원인으로 마음이 약해지면 그 녀석들이 밖으로 나오는 거죠. 스트레스나 기온 차, 기압 차 등등 이만큼 우울증의 정체를 확인하게 됐으니 이 녀석들과 잘 지내는 것도 생각해봅시다. (본문 167)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온전히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는가?


 기분이 엉망진창인 상태에서 억지로 일을 붙잡고 있더라도 잘 안 된다. 그때는 잠시 손에서 일을 내려놓아도 된다. 며칠만 있으면 기운 차릴 테니까 그때까지 즐거운 일만 하면서 보내보자. 만약 일을 잠시 내려놓는 게 힘들다면,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괜찮아. 난 아직 할 수 있어.’, ‘그래, 난 내가 좋다.’라고 말해보자.


 <우울증의 탈출>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이 만화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내 마음을 위해 책을 읽고 싶었지만, 글이 가득한 책은 도무지 손이 가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울증은 모두가 겪은 마음의 감기다. 우울증은,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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