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수지, 소설가는 어떻게 얼마나 버는가

작가를 지망한다면 꼭 한 번 염두에 두어야 할 책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벌써 8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작가’라는 직업을 꿈도 꾸지 않았지만, 요즘은 좀 더 구체적으로 ‘작가’라는 꿈을 흰 도화지 위에 그리며 ‘어떻게 해야 잘 팔리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날이 늘고 있다.


 꿈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지’하고 정하는 게 아니라 살다 보면 문득 ‘이걸 하고 싶다’라고 바라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부족해서 아직도 ‘과연 내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그래도 일단 나는 블로그에 매일 같이 열심히 글을 적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뿐만 아니라 평소 모아둔 아이디어를 정리해 시나리오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하고,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로서 꾸준히 서평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일 중 하나는 다양한 매체에 나의 콘텐츠를 올리면서 일단 ‘이름’을 적당히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할 모리 히로시의 책 <작가의 수지>를 읽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인기를 얻으면 돈을 버는 구조

인기 작가니 베스트셀러 작가니 하는 평가도, 작품이 팔려서 얻는 이익도 이렇게 출판물의 ‘양’에서 생겨난다. 인기가 있다고 출판사가 원고료를 올려 주는 것도 아니고 독자가 비싼 가격으로 책을 사주는 것도 아니다.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은 동일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하고 있다. 다만 워낙 많은 사람이 그 책을 사기 때문에 큰 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기’라는 것이고, 비즈니스라면 어느 분야든 이런 상태를 원한다. 이런 수익 구조는 인기에 따라 가격이 비싸지는 화가나 공예가와는 명백히 다르다. 작품에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소비자의 ‘질’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는 사람이 많아도 부자만이 살 수 있다. 이에 반해, 소설가의 인기는 어디까지 독자의 ‘양’을 보여 준다고 할까. (본문 34)


 윗글을 읽으면 얼추 작가라는 직업의 생존 유무는 인기에 달린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 예술 문화 시장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연예인 또한 인기도가 생존 유무를 결정한다. 인기가 없는 연예인은 금방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무명으로 활동하다 연예인 직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 <뭉쳐야 뜬다>에 출연한 트와이스의 정연 또한 오랜 시간 무명과 연습생으로 활동하다 그만둘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트와이스’ 데뷔를 통해 마지막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연예인과 작가는 ‘팬(독자)’의 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점이 닮았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자.


 <지적인 대화를 위한 얕고 넓은 지식>으로 유명한 작가 채사장 또한 팟캐스트를 통해 충분히 독자의 수가 확보된 상태에서 책을 출판한 덕분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책의 콘텐츠 자체가 무척 좋았을 수도 있지만, 구독자 수가 많다는 건 ‘나도 한 번 읽어볼까?’라는 호기심을 품게 한다.


 이러한 구조를 보면 작가로 먹고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쉽게 알 수 있다. 단순히 글을 쓰는 일이 좋다고 해서 작가를 지망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잘 나가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독자를 늘려 가야만 한다. 한국 1인당 평균 독서율을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니, 작가는 가망이 없는 직업이 걸까?




 다행히 작가가 글로만 먹고사는 시대는 이제 점점 지나고 있다. 책을 통해 작가로 데뷔한 사람들이 강연과 방송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잡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서, 유튜브 채널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작가의 수지>의 작가 모리 히로시는 일본 작가이기 때문에 ‘잡수익’을 드라마화 혹은 애니메이션화, 만화화를 통해서 얻고 있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모두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책의 판매 부수를 늘리며 모리 히로시의 소득에 크게 기여했다.


 모리 히로시는 이외에도 서평을 쓰거나 인터뷰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절 모든 일을 거절하는 상태로 하루에 1시간씩 글을 쓰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꾸준히 글을 엮어 문고본 혹은 단행본으로 책을 내는 것을 보면 새삼 대담하게 느껴진다.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3개월마다 문고본으로 출판되었다. 모두 13권이 발행되었다. 웹에서 무료로 읽었던 글이 인쇄되었을 뿐이므로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가령 제일 처음 나온 ‘mori log academy 1’은 3쇄까지 찍어서 합계 17,000부. 인세율은 10%여서, 이 한 권으로 100만 엔 이상 벌었다. 1년에 4권이 나왔으므로 대학에서 받던 보너스의 두 배쯤 되었다.

블로그 연재만으로 연간 원고료가 540만 엔, 네 권의 인세가 약 400만 엔. 합치면 연간 940만 엔이 된다. 하루 15분 작업으로 이만큼 벌었다. 유감스럽게도 2008년 12월에 은퇴 선언 비슷한 것을 발표하면서 이 작업도 스스로 중단했다. 현재 이 블로그 글은 팬클럽 사이트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회원 한정이지만 입회비나 회비가 없다). (본문 67)


 ‘블로그만으로 해마다 1천만 엔의 수입’이라는 소제목에 적힌 이야기는 놀라움을 넘어 감탄을 품게 한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는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 모리 히로시 작가가 블로그에 글을 쓴 시기는 전자책이나 1인 미디어 콘텐츠가 대두하지 않은 시기라고 쳐도, 이는 놀라운 결과였다.


 나 또한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써서 책을 내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 일은 ‘실패’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단계다. 조금 더 팔리는 글을 쓰거나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 일일 방문자 수가 늘지 않으면 수입을 얻기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어서 모리 히로시 작가의 글에 흥미가 생긴다.



 보통 ‘작가’라는 소재를 말하는 책은 작가 자신이 가진 글쓰기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거나 작가 지망생을 향해 ‘이렇게 글을 쓰는 편이 낫다’고 말할 때가 많다. 내가 지금까지 글쓰기에 도움을 얻기 위해 읽은 유시민 작가의 <표현의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책도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작가의 수지>에서 모리 히로시는 어떻게 글을 쓰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떻게 글을 쓰는지 말하면서 ‘나는 이렇게 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신만의 이런 집필 스타일이 작가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넌지시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았다.


 <작가의 수지>의 ‘작가의 지출’이라는 세 번째 장에서 드디어 모리 히로시 작가의 집필 스타일을 읽을 수 있었다.


소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에세이를 쓸 때도 뭔가를 참고하는 일이 없다. 문헌을 인용하지도 않는다(분위기 띄우려고 소설 앞머리나 장 앞머리에 다른 이의 글을 인용하는 경우는 있다).

면밀하게 조사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논리를 짜 맞추는 것은 문과계 논문의 기본이지만, 나는 그런 스타일로 글을 쓰지 않는다. 늘 내 머리에서 나온 생각들을 그대로 쓰고 있다. 가끔 ‘그게 뭐였지?’ 하며 조사해 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고유명사가 생각나지 않을 때 그렇다. 뭔가가 기억나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쓰면 되고, 확실하지 않으면 확신하지 못하는 듯이 표현하면 된다. 소설이라면 거기 등장하는 인물이 모르는 일은 앞질러 쓸 수 없고, 모호하게밖에 알지 못하는 것은 모호하게 쓰는 편이 낫다. 그래야 도리어 현장감이 살아난다. (본문 148)’


 책을 통해 읽은 모리 히로시 작가의 집필 스타일을 추정해보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스타일인 것 같다. 사전 조사나 계획 없이 글을 적는 사람을 가리켜 ‘천재’라고 부르며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책에서 스스로 소설 쓰기를 좋아하지 않고, 일로서 취급한다고 말한다.


 소설 쓰기에 재능이 있으면 소설도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았는데 굉장히 의외였다. 그는 자신의 집필 스타일을 말하는 부분에서도 경비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면서 제3장의 제목인 ‘작가의 지출’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즉, <작가의 수지>에서는 모리 히로시가 어떤 글을 쓰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단지, 한 명의 소설가인 그의 시선을 통해 앞으로 출판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작가 데뷔를 노리고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으로 말한다. 그중에서 나는 작가 데뷔를 노리는 한 사람으로서 아래의 글을 무척 인상 깊이 읽었다. 아니, 누군가 머리를 후려친 기분이랄까?


반응의 ‘수’를 볼 것

소설가 지망생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첫 작품을 발표한 뒤 그 반응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일단 투고했으면 반응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등의 한가로운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에 공개한 경우라도 반응 같은 걸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즉시 다음 작품을 집필해야 한다. 그것이 발표작에 대한 최선의 지원 사격이기도 하다.

발표 후 다소 반응은 있을 것이다. 그것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 반응에 낙담하지 않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긍정적 반응에 기고만장하는 것이 가장 나쁘다. 몇몇에게 칭찬을 받은들 그게 무슨 대수인가.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얼른 잊어야 한다. 이런 조절을 못하면 프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반응의 내용이 아니라 반응의 ‘수’이다. (본문 186)


 소설가만 아니라 작가의 승부수는 언제나 작품의 수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만족해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곧바로 다음 작품 집필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대중이 익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작품의 수만큼 독자의 수도 늘어난다.


 이 부분은 소설만 아니라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도 매일 글을 발행할 때와 한 개의 글을 발행하고 나서 간간이 글을 발행할 때는 방문자 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약 1,000편 이상의 글을 발행한 블로그는 잠시 글을 쓰지 않더라도 기존의 글을 통해 방문자가 계속 유입된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가로서 먹고살기 위해서는 꾸준히 다음 작품을 집필하며 준비해야 한다. 모리 히로시는 책에서 ‘투고하고 발표가 나올 때까지 작품 두 편 정도를 쓸 수 없다면 데뷔해도 앞날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힘주어 말한다. 아니, 실제로 힘주어 말한 지는 모르지만, 글에서 그만큼 강조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단편 드라마 시나리오 공모전에 한 번 응모한 이후 대학 생활을 핑계 삼아 사실 차기작 집필에 전혀 손을 대지 못했다. 아이폰 메모장에 새로운 작품의 아이디어를 꾸준히 기록하며 ‘등장인물 구성은 이렇게 하고….’ 등의 발전을 조금씩 시켰지만, 아이디어를 가지고 집필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지금도 ‘대학 생활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조금이라도 써야 작가로서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걱정하지만 말고 일단 써야만 뭔가 결과를 낼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글을 자꾸 찾아서 읽더라도 쓰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가의 수지>에서 모리 히로시는 후기를 통해 아래와 같은 글로 마무리한다.


소설가가 되려면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라는 기존의 노하우에 미혹돼서는 안 된다. 여하튼 자기 작품을 쓰면 된다. 기법이야 아무렴 상관없다.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어쨌든 쓴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감을 믿을 것.

늘 자유로울 것,

한때라도 좋으니 자기가 가진 논리를 믿고

‘올바름’과 ‘아름다움’을 향해 전진할 것.

그리고, 좌우지간 자신에게 ‘근면함’을 강제할 것.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 정도가 전부다.

최적의 건투를! (본문 202)


 여기서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주 훌륭한 마무리였다. 책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으면서 <작가의 수지>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읽었지만, 작가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작가의 수지>를 읽어보며 ‘작가’를 알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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