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마쓰모트 레이지가 탄생한 기타큐슈의 만화 박물관 견학

일본 인턴 연수 10일 차, 기타큐슈 만화 박물관을 통해 본 일본 만화의 시작


 일본 만화 시장은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웹툰을 중심으로 빠르게 디지털 만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픈북을 비롯해 만화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일본이라고 생각한다. <원피스>, <명탐정 코난> 등의 대표작만 보아도 그렇다.


 아마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를 많이 읽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까지 한국 만화라고 생각한 <탑블레이드>도 사실은 일본 만화라는 사실을 고등학생이 되어서 알았고, 이제는 기억하는 것조차 희미한 <신세계 봉신연의>, <카드캡터 체리> 애니메이션도 무척 기억에 선명하다.


 일본 만화 시장은 단순히 책으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화, 애니메이션 영화화 등 2차 3차 생산을 통해 더 많은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들썩이게 한 <너의 이름은>, 올해 개봉한 <쏘아 올린 불꽃, 위에서 볼까 아래에서 볼까>도 만화책과 소설로 모두 발매된 작품이다.


 최근 한국도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대체로 한국은 웹툰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는 작품도 기존 문학 시장과 마찬가지로 ‘정치’ 혹은 ‘뻔한 감동 이야기’가 중심이라 ‘새롭다’ 같은 말을 하기 어렵다. 도대체 일본은 어떻게 옛날부터 이렇게 만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걸까?


 이번 일본 인턴 연수 10일 차를 맞아 방문한 기타큐슈 고쿠라 아루아루 시티에 위치한 만화 박물관에서 그 역사를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만화 박물관’은 기타큐슈 고쿠라의 오타쿠 성지로 유명한 아루아루시티 5층과 6층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아루아루시티를 방문했을 때는 멜론북스와 애니메이트 등의 가게에서 덕질만 하느라 만화 5층에 만화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인턴 연수 프로그램 일정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D


 기타큐슈 만화 박물관은 기타큐슈 출신인 마츠모토 레이지 작가와 마츠모토 레이지가 그린 <은하철도 999>로 유명하다. 글을 읽는 독자 중 세대에 상관없이 <은하철도 999>라는 이름은 살면서 한두 번은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의 작가라면 홍보 아이템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지난 겨울에 방문한 JTB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홍보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지역 홍보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본이 무척 부럽다. 최근 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편견을 벗겨내고 있어도 아직 한국은 부정적인 시선이 제법 많다.


 다행인 점은 한국도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비롯해 내가 사는 지역에서 경남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국내의 생산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화로 인기를 얻은 <마음의 소리>를 비롯해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점점 한국을 바꿔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러본 기타큐슈 만화 박물관은 무척 재미있는 곳이었다. 만화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만화 박물관은 시가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타 큐슈에 100여 명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종사자가 있다고 한다. 하나의 지역에 이렇게 많은 종사자가 있는 건 무척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 어시스턴트 체험


 그 이유 중 하나로 오래전 제철소가 설립된 이후 사람들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서점과 여러 시설이 증가한 점을 예로 추측하고 있었다. 민간 교류가 국내만 아니라 국외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표현을 만날 기회가 많았고, 덕분에 기타큐슈에 많은 만화 관계자가 있다는 거다.


 확실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유였다. 특히 기타큐슈는 항구가 인접하고 있어 내륙의 다른 지역 보다 훨씬 더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늘 외부와 접촉이 잦은 지역에서 시작해 내륙으로 퍼져 나가는 법이다. 기타큐슈는 여기서 강점이 있을지도?


 만화 박물관에서는 마쓰모토 레이지의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박물관 내에 전시된 ‘세키야 히사시’ 라는 인물의 작업실 책상을 그대로 옮겨와 전시를 해놓기도 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탓에 사진으로 직접 여러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고쿠라를 방문하면 꼭 만화 박물관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만화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담당자를 통해 들은 일본 만화의 이야기는 ‘한 명의 오타쿠’이자 블로거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일본 만화의 특징 중 하나인 ‘정형적인 칸을 벗어난 표현’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되었고, 틀을 벗어난 표현은 점차 더욱 창의적인 새로운 표현 기법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그 표현이 오늘날 전세계를 사로 잡는 일본 만화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아루아루시티에서 만화 박물관이 아니라 그 아래에 위치한 멜론북스, 애니메이트 등 다양한 곳을 방문해 하나씩 살펴보면 정말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타쿠가 아니더라도 한 번 정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기타큐슈 고쿠라의 아루아루시티는 오타쿠라면 꼭 가야 할 곳이고, 오타쿠가 아니더라도 만화 박물관을 비롯해 한 번 방문하기 좋은 장소다. 기타큐슈까지 오는 배편과 비행기 편은 가격이 다른 곳과 비교하면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웃음)


 오늘은 여기서 일본 연수 10일 차 일지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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