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걸 2권 후기, 교열걸 주변 사람들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고노 에쓰코 일본 드라마 원작 소설


 가끔 책을 읽다 보면 작가를 주인공으로 하여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을 만날 때가 있다. 내가 자주 읽는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는 최근 라이트 노벨 작가를 꿈꾸는 주인공, 이미 라이트 노벨 작가로 데뷔하여 활약하는 주인공을 비롯해 히로인을 앞에 내세우는 작품이 상당하게 발매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출판사에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냥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책을 쓰는 일과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흥미를 갖기 마련이라는 것을 공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일본 소설을 비롯한 일본 드라마 등에서는 ‘출판사’ 혹은 ‘잡지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제법 등장한다.


 오늘 소개할 일본 소설 <교열걸 2권> 또한 <수수하지만 굉장히! 교열걸 고노 에쓰코>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무척 유명한 원작 소설 시리즈다. <교열걸 1권>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한 잡지사에 취업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편집부가 아니라 교열부로 들어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렸다.


 <교열걸 2권>은 교열부에서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각 장의 이야기로 하여 한 편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한 형태였다. <교열걸 2권>을 읽으면서 어느 인물의 장면에서 ‘아, 나도 이럴 때는 힘들 것 같다.’고 공감하기도 했고, 어느 장면에서는 일본 사회의 모습이 보였다.



 <교열걸 2권>의 첫 이야기 주인공은 ‘모리오’라는 인물이다. 그녀는 과거 귀국 자녀로 일본에서 학 교를 다니면서 독자 모델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일을 하는 과정에서 그 시절에 ‘절친’ 으로 지낸 인물과 재회한다. 그때 그녀가 자신에게 품은 감정과 일에 대한 고민이 인상 깊었다.


 만약 우리가 ‘한때 잘 나가는 그룹, 앞으로도 잘 나가리라 의심치 않은 그룹’으로 지낸 절친과 우연히 마주치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만약 그 절친이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도 있지만, 만약 그 친구가 나보다 먼저 꿈을 이루었다면?


 어디까지 ‘만약’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상상해도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다. 모리오와 만난 인물은 함께 모델을 했던 친구가 계속 모델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모델에서 에디터로 변한 처지였다. 에디터 일을 하고 싶어서 도전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에디터 일을 한 거라 그녀는 내심 가슴이 철렁했었다.


 아마 나라도 모리오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남과 비교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때때로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친구’와 뜻하지 않은 재회를 했을 때다.



 사람은 이타적인 생물이지만 때때로 이기적인 생물이 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 가지는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모리오는 친구와 오랜만에 재회한 이후 자신과 친구 사이에서 생긴 공백에 살짝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윽고 모리오는 밝은 표정으로 친구와 자신을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짧은 단편이라 오랫동안 고민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자신이 지금 하는 일에 자신 혹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면 모리오와 같은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교열걸 2권>에서 모리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내심 ‘아직도 대학생’인 내 모습에 조금 더 단단해지고, 내 꿈에 자신을 품었다.


 만약 지금 우연히 고등학교 시절 때의 친구와 마주친다면 ‘아직도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분명 말하기 어렵고, 친구만 아니라 친인척이 묻는 ‘앞으로 뭐 하고 살 거냐?’라는 질문에 ‘글 쓰면서 살 건데요.’라는 대답하는 건 왠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교열걸 2권> 덕분에 조금 용기가 생긴 느낌?


 <교열걸 2권>은 모리오 이야기 외에도 교열부에서 일하는 여러 인물의 일화를 읽을 수 있었다. 한때 자신이 없었던 인물이 점점 변한 과정을 비롯해, 잡지사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약간 외전 같은 느낌이라는 건 아쉽지만, 그게 이번 <교열걸 2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교열걸> 시리즈를 드라마는 물론이고, 책으로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읽어보는 건 어떨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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