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프라핏, 사회를 변화시키며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

사회 문제에서 돈 버는 기회를 찾은 기업의 사례에서 미래를 엿보다


 언젠가부터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를 희생시키고, 정치와 결탁해서 사업자의 이윤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여길 정도로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첫 출발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군부정권 시절에 기업이 정부와 결탁해 ‘경제 성장’을 목적으로 비리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지금까지 개선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동자 계급은 더욱 먹고 살기 어려워지고, 기업가와 정치인은 더욱 부를 축적하며 이제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한 고등학생 실습생이 공장에서 홀로 일하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이윤 추구를 하는 기업에서 노동자가 희생되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추구에 있지만, 최종적인 목적은 절대 이윤을 추구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의 영리 활동을 통해서 얻은 이윤은 정치인의 지갑을 몰래 채우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한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업의 진짜 역할이다.



 오늘 읽은 <빅 프라핏>은 그동안 우리가 한국에서 본 블랙 기업과 사뭇 다른 기업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때때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기업의 이야기도 있어 ‘그래도 결국 일부분뿐이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빅 프라핏>에 소개된 기업들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하는 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사회문제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포착해 사업을 시작하거나 사업을 하는 동안 우연히 발견한 착안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했다. 그중 대표적으로 소개를 하고 싶은 기업은 겨울에 더 잘 팔리는 스무디로 유명한 ‘이노센트’라는 기업의 특별한 활동이다.


 <빅 프라핏>을 통해 이노센트라는 기업이 탄생한 일화를 읽으면서 ‘이런 기업도 있구나!’라며 굉장히 호기심이 생겼다. 또한, 책을 통해 읽은 영국에서만 유명했던 ‘이노센트’라는 스무디 음료를 전 세계에 알린 또 다른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었다. 그 일부분은 짧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노센트가 2003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는 ‘빅 니트’ 캠페인은 공익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캠페인은 ‘추운 스무디에게 따뜻한 모자를 씌워주세요.’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음료 병에 씌울 모자를 짠다. 그 모자를 이노센트 또는 관련 기관에 보낸다. 이노센트는 제품에 모자를 씌운 뒤 유통시킨다. 소비자는 매대에서 제품을 구입한다. 보통 2파운드(약 4000원) 정도 하는 이 음료를 한 병 사면 그 중 25펜스(약500원) 정도가 자선단체로 전해진다. 기부금은 노인들을 위해 쓰인다.



캠페인의 시기는 겨울철이다. 불우이웃 돕기가 가장 활발한 계절이 겨울이고, 음료가 가장 안 팔리는 계절도 겨울이다. 빨간 옷에 흰 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탄생한 것도 겨울철 음료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려는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모든 음료의 겨울철 매출은 낮다. 이 시기에 캠페인을 실시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도 좋은 발상이다. 

실제로 이노센트는 빅 니트 캠페인을 매년 겨울 특정시기에만 실시한다.이는 곧 털모자가 씌워진 스무디는 사시사철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한정판으로 만드는 것은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다.

털모자 가격은 어떨까? 한정판이라고 더 비쌀까? 그렇지 않다. 모자를 쓰고 있다고 해서 음료를 더 비싸게 팔지 않는다. 구매자 입장에선 같은 가격에 귀여운 모자를 얻을 수 있고, 게다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온정의 손길을 줄 수도 있다. (중략)

겨울철에 영국 슈퍼마켓에 가면 매장에 진열돼 있는 털모자를 쓴 이노센트 스무디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앙증맞은지 보는 순간 꼭 하나 사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심지어 이노센트라는 이름을 들으면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마저 든다. 이런 회사가 정말 대단한 회사가 아닐까? (본문 165)


 <빅 프라핏>을 읽다 보면 이러한 기업의 사회를 많이 읽을 수 있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게 아닌, 이윤 추구 과정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모델이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기업이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만들어 가야 할 분위기가 아닐까?


 아쉽게도 <빅 프라핏>에 소개된 여러 기업의 사례 중에서 한국 기업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한 지자체가 실시한 100원짜리 택시 택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요즘처럼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이 넘어가는 시기에 100원짜리 택시라는 건 좀처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충남 서천군은 주민들이 동네 마을회관에 모여 있으면, 6km 떨어진 면 소재지까지는 탑승자 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100원만 내면 된다. 택시 운전사의 수입은 군의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이 시스템은 ‘희망택시’ 사업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


마을이 고령화되고 주민들 숫자가 줄다 보니 버스노선이 폐지됐다. 주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이웃마을까지 걸어가야 했다. 가까운 버스 정류장은 동네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노인 걸음으로는 1시간에 가기도 벅찬 거리다. 그나마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를 놓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병 고치러 읍내 병원에 가려다가 골병든다는 자조 섞인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그러나 100원 택시의 도입으로 이제는 곧바로 읍내로 갈 수 있다. 여기까지는 딱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제도 정도로 이해된다.

그러나 100원 택시 덕분에 서천군의 예산이 절약됐다면 어떨까? 언뜻 이해하면 서천군은 택시 요금을 보조하느라 너무 많은 예싼을 쓰는 것 아난가 걱정할 수도 있다. 결과는 정반대다. 희망택시는 예산 절약에도 큰 기여를 했다. 과거 23개 마을에 버스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서천군은 연간 2억 원의 지원금을 사용했다. 희망택시 사업비용은 연간 8000만 원에 불과했다. 60%의 예산을 절감한 셈이다. (본문 51)


 탑승자 수에 상관없이 100원만 내면 되는 희망 택시 사업. 대단히 인상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사례를 읽기 전까지 나는 미처 이 사례를 잘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서 우리 한국에서도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사회적 공헌을 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와 기업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과거 파격적인 복지 정책으로 자유한국당의 “노골적인 포퓰리즘이다!”라는 비판을 받은 이재명 시장 이 있는 성남시도 비슷하다. 이재명 시장은 항상 “예산을 아껴 쓰면서 남는 돈으로 복지정책을 하는 일이 왜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 시정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은 줄이면서 사회적 공헌을 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정치적 홍보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거나 인기를 얻기 위한 노골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비판만 하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차다. 이 같은 복지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과연 그게 최선의 선택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웃긴 점은 자유한국당 또한 선거철에는 다양한 복지정책을 벤치마킹해서 내놓으면서 ‘당선되면 실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이 국회에서 복지정책을 만들거나 복지정책 실시를 위한 예산안에 협조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그들이야말로 복지를 홍보 수단으로 여기는 게 아닐까?



 우리가 겪는 사회문제는 확실히 문제이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돈 버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오늘 읽은 책 <빅 프라핏>은 우리가 ‘사회적 기업’으로 부르는 기업이 어떻게 이윤을 얻고, 어떻게 경제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지 보여준다. 정치, 사회, 기업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빅 프라핏>은 사회적 기업의 사회 문제 해결과 공헌, 혹은 이윤 추구를 이야기하는 데에 그치는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빅 프라핏>을 읽어보면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는 국민의 경제를 책임지는 하나의 커다란 기업이니까.


 정부라는 기업이 오로지 자신의 이윤 추구에 매달리면 국민이 죽고, 정부라는 기업이 오로지 분배에 매달리면 국민과 기업 둘 다 죽는다. 그렇기에 때문에 정부가 사회적 기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를 잡을 필요가 있다. 적절한 이윤추구를 통한 국민소득 증가와 분배를 통한 사회적 공헌이 필요한 거다.


 오늘 당신이 추구하는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윤추구라는 목적을 가진 기업이 최종적으로 도착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빅 프라핏>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기업이 좀 더 제대로 된 기업이 된다면, 나는 우리나라가 더는 ‘헬 조선’으로 불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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