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교수님이 말한 한국 드라마 대신 일본 드라마를 보는 이유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 둘 중 당신의 취향은?


 요즘 주말마다 <황금빛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지난 주말 드라마 <아빠 가 이상해>가 끝난 이후 ‘주말에 드라마는 안 봐야지’ 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서 몇 번 드라마를 보니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다. 한국 드라마는 한 번 보면 무조건 다음이 궁금해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드라마의 상업성이라고 해야 할지, 드라마의 매력이 높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대학 강의를 듣다가 어느 일본어 교수님이 일본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를 두고 짧은 말씀을 해주셨다. 교수님은 가급적이면 한국 드라마가 아니라 일본 드라마만 보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한국 드라마는 한 번 보면 다음을 무조건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는 이야기가 딱 한 편, 한 편 끝나는 데다가 시리즈가 길지 않아 여유있게 볼 수 있다. 한국 드라마는 많을 때는 50화도 가잖아.”


 라고 말씀하셨다.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웃으면서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평소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까? 일본 드라마는 계속 이어지는 시나리오라고 하더라도 한 편마다 딱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한 편의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다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아주 사람이 미칠 것 같은 장면에서 끊어버리기 때문에, 드라마를 한 번 보기 시작한 사람은 다음 회를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가 무서운 거다.



 최근에 보는 <황금빛 내 인생>도 그렇다. 지난주 일요일 마지막에 그려진 결말은 소식을 끊고 산에서 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한 서지안을, 그녀를 좋아하는 친구 선우혁이 우연히 발견하는 장면에서 끝났다. 이미 사람들은 ‘다음 주에 분명히 ‘누구세요?’라고 말하며 기억 상실이다.’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나 또한 서지안이 기억상실에 빠져 있을 거라고 확신하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한국 드라마가 가지는 설정과 전개는 항상 큰 그림에서 쉽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작품의 독창성을 위해서 생각지 못한 전개를 그리는 작품도 있다. 과연 <황금빛 내 인생>은 어떻게 그려지는 걸까?


 독자가 쉽게 상상할 수 있으면서도 ‘어떻게 되려나!?’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한국 드라마가 가진 놀라운 중독성이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는 부잣집과 서민집이 무조건 등장해 절절한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도 대중의 욕구를 끌어당기는 요소 중 하나다. 이러한 요소가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이끌었다.


 그런데 일본 드라마는 부잣집과 서민집이 무조건 주인공과 히로인으로 등장하지 않고, 대체로 많은 작품이 ‘사람’ 그 자체를 주제 겸 주인공으로 다룬다. 이는 일본 문학의 ‘서정적이고 인간을 보는’ 특징을 그대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는데, 덕분에 이야기는 평범하면서도 소박하게 웃을 수 있다.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 중 어느 드라마의 장르가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나라의 드라마는 모두 각자의 개성과 나라의 사회적인 수요에 맞춰서 진화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는 여전히 이룰 수 없는 신분 상승과 신데렐라 이야기에 빠져 있다면, 일본은 점점 더 ‘사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드라마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분명하게 그려지는데, 최근 국내에 개봉해서 화제가 된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참,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왠지 모르게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그리는 우리 사회의 숨은 모습이 웃프다.


 그런데도, 한국 드라마를 계속 보는 이유는 드라마를 보는 동안은 현실이 아니라 가상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몰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어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드라마가 보여주는 그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오늘 당신은 어떤 형식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가?


 이 글을 마치면서도 이번 주에 방송할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과 서지수를 둘러싼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질지 무척 궁금하다. 어쩌면 한국 드라마는 상업적인 부분에서 어떤 장르의 작품보다, 혹은 일본 애니메이션보다 더 뛰어난 상품성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분명히 그럴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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