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 품격 있는 어른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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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대와 청년 세대의 멋진 공감을 보여준 영화 <인턴>


 추석 연휴를 맞아 특별히 어디를 가거나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면 좋겠지만, 사실 추석 연휴라고 하더라도 매일 반복하는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굳이 추석 연휴라서 좋은 점이 있었다면, 긴 연휴 동안 밀린 책을 읽거나 중간고사가 되기 전에 해야 할 대학 과제를 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 정도일까?


 오랜만에 일부러 ‘부산 서면까지 수제 돈까스를 먹으러 갈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는 내가 돈을 쓰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는 일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집에서 추석 연휴를 보는 것도 나쁘지만 않았다. 왜냐하면, 추석 연휴를 맞아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JTBC <변호인>, <밀정>을 비롯해 평소 잘 안 보던 영화 케이블 채널 CGV 채널도 오랜만에 어떤 영화가 하는지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지난 토요일(7일)에는 그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보고 싶었던 영화 <인턴>을 볼 기회를 가졌다. 좋은 소문은 많이 들었어도 왠지 인연이 닿지 못했었다.


 영화 <인턴>은 말 그대로 ‘인턴’을 하는 등장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인턴’이라는 개념과 조금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턴은 대학 졸업반에 있는 대학생이 스펙을 쌓기 위해서 지원하는 인턴이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인턴은 ‘시니어 인턴’이다. 즉, 노년층이라는 말이다.


 은퇴 이후 이미 70살이 되어버린 시니어 인턴과 일찍 스타트업을 시작해 20명 남짓으로 시작한 기업을 220명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30대의 젊은 여사장이 만드는 이야기가 영화 <인턴>이다. 도무지 공감 요소를 찾기 어려울 것 같은 설정임에도 이야기를 무척 환상적으로 풀어냈다.




 젊은 기업의 여사장 줄스 오스틴은 시니어 인턴 고용에 대해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은퇴한 이후 집에서 노후를 보내야 하는 편견을 가진 세대가 다시 직장에 나와서 새로운 경험을 쌓으면서 일한다는 게 젊은 사람에게는 좋게 비칠 리가 없었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심각히 고령화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에서도 시니어 층의 고용 문제는 늘 사회문제 언급되고 있다. 영화 <인턴>에서 본 시니어 인턴제 같은 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언뜻 시니어 층의 일자리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실제로 노인 일자리 센터도 있고.


 하지만 한국에서 시험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지금은 얼마 없는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시니어 세대와 청년 세대가 대립하는 구도라 어느 한쪽에 조금 더 정부의 힘이 쏠리면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는 항상 민감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시니어 세대와 청년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더 좋은 일자리 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나는 영화 <인턴>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시니어 인턴(일부 지원을 받는 대신 최소 6개월은 고용해야 한다.)인 벤은 처음 젊은 기업에 들어왔을 때는 제대로 줄스의 일을 받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줄스에게 조금씩 신뢰를 얻었다.


 정말 우리가 말하는 품격 있는 어른이란 무엇인지 벤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젊은이가 나를 업신여긴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이럴 수도 있다.’라면서 이해하고, 불만을 품는 것보다 ‘지금의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젊은 사원들과 어울리고자 했다.


 영화 <인턴>은 빠르게 전개되지 않는다. 천천히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인턴 벤과 젊은 사장 줄스가 세대를 뛰어넘은 공감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천천히 조금씩 바뀌었기 때문에 이야기에는 진정성이 담겼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두 주인공의 멋진 모습만 아니라 행동에 깊이 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턴>은 어디까지 영화일 뿐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작품의 무대가 된 뉴욕에서도 이런 모습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은 환상에 불과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공감이 앞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


 품격 있는 어른의 자세로 젊은 세대를 대하는 것과 이해할 수 있는 젊은 세대로 시니어 세대를 대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경쟁력을 더욱 높여갈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인턴>이 보여준 것은 품격 있는 어른의 모습을 넘어 품격 있는 직장, 사회의 모습이었다.


 추석 연휴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본 영화 <인턴>. 영화를 통해서 품격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대학 졸업 이후 직장 생활을 하게 되거나 지금의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 <인턴>의 주인공 벤처럼 품격 있는 어른으로 늙어가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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