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입니까

사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을 쏙 빼닮았습니다. 알고 계시지요?


 요즘 우리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의 심각한 폭행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이라고 해도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의 폭행을 저지르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태도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아동 청소년 보호법 폐지를 주장하며 청와대에 청원하기도 했다.


 원래 아동 청소년 보호법은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부당하게 대우하지 못하게 막는 방안이다. 청소년들이 밤늦게 일하지 못하게 하면서 학습권을 보장하고, 청소년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모습이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청소년들의 비행은 성인이라고 속이고 술집에서 술을 먹거나 담배를 몰래 피우는 모습이 대표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청소년들이 술값을 계산하지 않기 위해서 성인으로 위장해 술을 시켜 먹은 뒤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는 등 악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악질적이다. 단지 그 말로 우리는 지금 청소년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친구'라고 불렀을 상대를 불러놓고 집단 폭행을 하고, 동영상을 찍어서 신고하면 보복 폭행을 하는 등 그 수위는 악질적이라는 말보다 잔혹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폭행 문제를 놓고 아동 청소년 보호법 폐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전히 그들이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을 가리키고, 아이들이 육체적으로 커졌어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 해당한다.


 어떤 사람은 '이미 청소년으로 불리는 때가 되면 알 건 다 알고 있다.'라고 말한다. 확실히 그 의견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교묘하다. 마치 법 미꾸라지처럼 법을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니고, 자신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보호받는 점을 악용해서 상습적인 범행을 저지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가리켜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쭙잖은 지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법의 구멍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하는 어른들의 수만큼, 법의 구멍을 이용해서 한껏 멋 부리고 싶은 청소년들이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심각한 폭행을 저지르는 이유의 밑바닥에는 도대체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단순히 가해 청소년을 손가락질하며 사이코패스라고 욕하거나 부모는 도대체 뭘 했느냐며 비난할 게 아니다. 우리는 왜 그 가해 청소년이 그런 심각한 일을 저질렀고, 왜 죄책감을 느끼게 되지 않았는지 물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아이다. 청소년들은 여전히 자신의 부모를 포함한 주변 어른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 부모가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당연히 아이도 부모를 따라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 아무리 입으로 하지 말라고 해도 행동이 다르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가해 청소년들은 모두 부모가 전과자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만약 그들의 부모가 모두 전과자라면 우리는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전과자들의 결혼을 막고,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해 청소년의 부모는 모두가 전과자인 건 아니다.


 가해 청소년의 부모는 사회에서 아주 멀쩡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번 초등학생 살인 사건의 부모처럼 값비싼 변호사를 몇 명이나 붙일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도 있다. 진짜 문제는 부모가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졌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보여주는 부모인 지가 중요하다.


 평소 자기 자식에게 비싼 돈을 들여 학원을 보내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집에서 엉망진창으로 행동하는 부모는 0점에 가까운 부모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범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모가 입으로 좋은 말을 하더라도 행동이 좋지 않으면 아이는 행동을 따라 하게 된다.


 <SBS 스페셜 사교육의 딜레마>에서 한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학원을 보낸다 안 보낸다가 아니라 아이가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할지 말지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선택해야 한다. 사교육을 할지 말지도 아이가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가해 학생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그 부모는 어떤 부모였는가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바깥에서 폭력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가정 폭력 문제를 겪고 있을 확률도 높지만, 평소 부모가 좋지 않은 생활 태도와 가치관을 심어줬을 확률도 높다. 흔히 말하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종종 억울하다는 부모도 있다. 자신은 아이에게 누군가를 갑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고, 늘 좋은 부모로서 행동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물론, 부모에게 흠이 없는 데도 아이가 망가지는 예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부모가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마 한국 사회의 가정에 존재하는 가장 대중적인 문제는 자식과 부모의 소통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부모는 명령하고, 자식은 명령을 따르는 구도가 익숙해진 시스템 속에서는 열린 소통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법이다. 그렇다고 뒤늦게 청소년이 된 아이를 향해 소통하자고 말해도 통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쌓아오지 않은 유대가 뒤늦게 노력한다고 해서 금방 되는 게 아니다. 부모가 보여주기보다 시키기에 집중하면 권위주의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부모가 등을 돌리고 있는 동안 아이는 힐책당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일탈을 저지르고, 반복된 일탈을 통해 죄책감이 옅어진다.


 겉으로 보기에 흠잡을 곳 없는 착한 아이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왜냐하면, 우리 어른이 바로 그런 성인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개인의 일탈 욕구를 바른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의 유무를 알고 있 지에 차이가 날 뿐이다.



 많은 부모가 무시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을 쏙 빼닮았다. 어릴 때는 이쁘기만 하던 게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느냐고 한탄하기 전에 자신이 산 삶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부모가 집에서 남에게 불평불만만 내뱉으면, 당연히 아이도 똑같이 남에게 불평불만만 내뱉는 사람이 된다.


 우리 집은 썩 좋은 가정환경을 갖고 있지 못했다. 아버지라는 사람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잦았고, 어머니는 그 폭력에 당하는 일이 잦았다. 사이가 좋았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친구 가족과 어울려 노는 것을 술과 노래방, 당구장 등으로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이 자식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당연히 그 자식도 비슷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와 동생은 폭력에 익숙하면서도 당하는 일이 잦았고, 동생은 자신의 유흥을 당구장과 술과 노래방 등에서 찾아 돌아다닌다. 다행히 나는 폭력이 트라우마가 되어 사람과 거리를 두고 혼자 책을 읽으며 보내지만, 주변에 친구를 두지 못했다.


 아무리 자식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가진 못난 모습을 배우고 싶지 않아도 어느 사이에 부모가 가진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갖게 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바뀌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다음에는 내 자식이 그렇게 돼버린다.


 오늘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자식을 둔 부모라면, 나는 아이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행동하는지 질문해보자. 이 글을 읽는 사람이 한 명의 자식이라면, 내가 하는 행동이 부모의 어떤 모습과 닮았는지 되돌아보자. 바로 그곳에 교육 문제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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