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친구들의 방문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다니엘 독일 친구들이 보여준 생각과 매력이 넘친 에피소드


 어제저녁에 최근 알게 된 방송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시청했다. 유명한 프로그램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방송을 본 것은 <비정상회담>의 다니엘 친구들이 방문한 이야기가 처음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외국인의 자유로운 시선으로 한국을 볼 수 있다는 게 무척 신선했다.


 과거 JTBC에서 방영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서도 캐나다, 독일, 미국 등 다양한 곳을 현지에 사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로웠는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완전히 반대로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이렇게 보면 보지 못했던 장면이 보이는 법이다.


 나는 한국에 사는 평범한 한국인이지만, 서울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이태원 거리와 서울에서 유명한 곳을 거의 가보지 못했다. 지난 겨울에 서울에서 처음 홍대 거리를 갔을 때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는 사실에 한국인임에도 문화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흥미있었다.


 외국인은 아니더라도 서울을 경험하는 모습은 거의 비슷하니까.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편>을 통해 본 이태원의 모습은 한 번은 가보고 싶은 욕심을 품게 했다. 하지만 오직 그 이유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편>을 챙겨보고자 했던 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31일에 본 내용에 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에서 등장한 다니엘 친구들은 우리가 평범히 여행한다면 전혀 상상하기 어려운 곳을 갔다. 아니,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겠지만, '왜 여행에서 굳이 그런 곳을 가?'라는 의문을 품는 장소였다. 보통 우리에게 여행이라는 건 먹고 즐기기 위한 의미가 짙기 때문이다.


 다니엘 친구들은 제일 먼저 홍대 입구에서 투어 버스를 타고 파주 DMZ(비무장지대)로 향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외국인을 위한 투어 버스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것도 잠시, 설마 서울에서 여행하는 데에 이 장소가 나올 줄은 몰랐다. 보통 서울하면 떠오르는 것은 광화문, 이태원, 홍대 등이니까.


 다니엘 친구들이 파주 DMZ로 향하는 동안 들은 해설 또한 나는 처음 들었다. 이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간 경험은 아마 없었다고 생각한다. 파주 DMZ에 있는 임진각 평화공원과 망향의 노래비에서 들은 이산가족 이야기는 놀라웠다. 1983년 이산가족 방송 이야기도 처음으로 들었다.


 나는 90년생이라 태어나기 전이나 중학교에 들어가기 이전에 일어난 일은 잘 모른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있어도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않는 데다가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 덕분에 이름만 넌지시 알고 있던 장소의 모습과 그곳에 관한 일화를 알 수 있었다.



 파주 DMZ에서 본 자유의 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도 놀라웠고, 똑같이 분단을 겪었던 독일인을 통해서 한국의 분단이 가진 무게를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은 도심 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독에서 자제들이 결혼하면, 동독에서 장벽 위로 꽃을 던졌다는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다.


 유럽은 50년 동안 전쟁 없이 EU라는 조직 안에서 자유롭게 국경을 드나들 수 있다. 독일 친구들이 한국에서 자유와 평화의 가치가 지니는 중요성을 느낀 것처럼, 많은 시청자 또한 이 방송을 보면서 앞뒤로 꽉 막힌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이 얼마나 멋진지 느끼지 않았을까?


 방송에서는 파주 DMZ에서 촬영금지구역인 땅굴도 둘러보고, 도라 전망대를 통해서 멀지 않는 곳에 보이는 개성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개성공단에서 남북이 함께 있었다. 도대체 과연 언제 한국과 북한은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될까?


 북한의 젊은 독재자는 정치와 외교의 미숙함을 보여주고 있고, 한국은 미국의 격앙된 반응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 박근혜 정권이 싸지른 똥 때문에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강하게 주장할 수도 없다. 참, 지도자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니엘 친구들은 파주 DMZ 다음으로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했다. 서대문 형문소를 찾는 모습에 MC들은 '설마 저런 곳을 갈 줄은 몰랐다.'라며 놀라워했다. 한국 사람도 서울 여행을 한다고 하면 관광코스로 잘 짜지 않는 서대문 형무소이기 때문에 독일 친구들이 여기를 방문하는 건 놀라웠다.


 나 또한 서대문 형문소를 이름만 들었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 처음 봤다. 서대문 형무소를 통해 본 여행은 무조건 떠들썩하게 즐거운 곳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가는 여행도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진짜 여행이라는 건 이렇게 배우며 고찰해보는 게 아닐까?


 독일은 아우슈바츠 수용소와 다하우 수용소 등 나치가 한 끔찍한 일을 그대로 보존하여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니엘 친구들은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던 게 아닌가 싶다. 그들이 서대문 형무소에 기록된 일제의 악행을 둘러보며 말한 일본을 비판하는 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독일 청년들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지적하는 것보다 "사실 우리는 아직 여전히 청산 중이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일본을 비판하는 것만 아니라 우리나라 내에서 일어난 잘못도 똑바로 잡지 못하고 있다. 잘못을 청산하려고 하면 나라가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일부 사람은 "왜 과거를 자꾸 캐내려고 해? 미래를 보고 살아야지."라며 과거 청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과연 우리는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얼마나 더 시간을 들여야 할까? 독일 청년들이 말한 대로 지금 당장은 그 시절의 사람이 살아있지만, 곧 그들이 사라지면 우리는 영영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한명기 교수는 역사를 말하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두고두고 강조했다. 우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의 독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독일 내에 나치 잔당과 문제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아예 과오를 새로운 세대에게 전하지 않고, 한국 그 잘못이 또한 일제 잔재에서 시작된 군부 독재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 언급을 꺼린다.


 정치인 청문회에서 역사적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이 상황에서 어찌 우리는 미래만 바라보며 과거를 잊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과거를, 역사를 경험으로 삼지 못하는 나라는 미래지향적일 수가 없다. 아무리 앞을 얘기해도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에 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 두 번째 에피소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한국 사람도 드문드문 방문하는 장소를 통해서 독일 출신이기에 가능한 에피소드가 담겼다. 서대문 형무소 이후 방문한 또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반전 웃음을 준 독일 친구들. 다음 세 번째 에피소드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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