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 여름을 닮은 미스터리 소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작가 오카자키 다쿠마의 미스터리 신작


 아침 새벽녘에 일어나더라도 몸에서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 여름이다. 7월은 집에서 에어컨을 틀기 이르다고 생각해 8월까지 참고 있지만, 밤까지 찝찝함이 가시지 않을 때는 에어컨을 틀고 싶어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참자고 혼잣말을 하면서 나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다.


 오늘 읽은 책은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으로 국내에서도 팬층이 생긴 오카자키 다쿠마의 미스터리 소설 신작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다. 여름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시원한 밀면을 먹거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도 좋지만, 역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읽는 게 제일이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는 '도연사'에서 사는 쌍둥이의 추리를 바탕으로 그들보다 연장자인 잇카이가 내용을 정리하는 형식이다. 솔직히 책을 제법 많이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은 기대보다 조금 미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왠지 모르게 책에 쉽게 몰입할 수가 없었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는 쌍둥이가 직접 나서서 사건 현장을 가거나 추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작품의 화자인 잇카이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로 추리를 하고, 잇카이가 겪은 의문부호가 붙는 사건에 해답을 제시한다. 재미있는 점은 쌍둥이 렌과 란의 추리가 상당히 상반된 모습이라는 거다.



 제목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의 탐정 역할을 하는 쌍둥이 렌과 란은 도연사 절에 맡겨진 아이들이다. 첫 갓난아기일 때 "아무래도 기를 수가 없습니다. 부디 아이들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고 함께 버려져 있었다. 도연사 절은 이 아이들을 맡기로 했고, 그들은 절에서 상반된 시선을 가지고 자라게 되었다.


 남자아이인 렌은 "절 옆에는 귀신이 산다."고 말하며 세상에는 선인과 악인이 뒤섞여 있다고 말하고, 여자아이인 란은 "불천인 신천인"이라고 말하며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더 많다고 말한다. 같은 곳에서 자라도 상반된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두 사람의 추리는 그래서 묘한 분기점을 가지고 있었다.


 렌과 란이 하는 두 사람의 추리는 렌이 첫 추리를 하고, 란이 보충하여 결론을 짓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추리를 잇카이가 정리하여 사건의 당사자에게 전해준다. 이 단조로운 구성은 작가 오카자키 다쿠마의 <커피점 탈레랑 사건 수첩>과 많이 닮았다. 그래서 전작 팬들에게 인기가 있는 걸까?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에서 다루는 사건은 살인 사건이나 "진실은 오직 하나!" 하고 외치면서 축구공으로 범인을 맞추는 사건이 아니다. 첫 번째 사건은 조의금 도난 사건이고, 두 번째 사건은 한 가게의 손녀 사건이 그려지는 형식으로 절 도연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겪은 작은 사건을 다룬다.


 그 탓일까?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은 이야기 전개가 사뭇 심심하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동안 여름을 상징하는 매미 소리가 '맴맴맴' 하면서 들릴 것 같은 절의 한구석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평온하다면 무척 평온하겠지만, 미스터리 소설로는 살짝 뭔가가 부족한 것 같다.


 한낱 블로그에 글을 쓰는 내가 이런 말을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이 글은 어디까지 개인의 감상을 쓰는 글이므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마치 한여름이 저물어가는 때에 툇마루에서 읽는 듯한 미스터리 소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 쌍둥이가 들려주는 그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기를 바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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