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복권에 당첨되지 않아서 불행한 걸까?

만약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지난주 토요일(3일)에 이루어진 로또 복권 추첨에서 1등 당첨자가 무려 21명이나 나왔다. 지나가다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더 희박하다는 로또 복권 1등이 21명이 나온 것이다. 로또 당첨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서 코드를 찍었다가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 또한 로또 복권을 지난주에 구매했다. 3장을 구매한 로또 복권에서 겨우 한 장이 5등 두 게임이 당첨되었을 뿐이다. 당첨이 안 된 것보다 나은 확률이지만, 그래도 몹내 조금 더 높은 순위에 당첨되지 않은 게 무척 아쉽다. 왜 하필 나는 1등에 당첨된 21명에 들어가지 못했던 걸까? (웃음)


 약 178만 명이 당첨된 번호가 3개 일치한 5등. 비록 3등 이상의 고위 당첨은 아니더라도 복권 당첨 덕분에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 이번에 1등이 무려 21명이나 나온 것을 보면서  '만약 1등이 당첨된다면 나는 진짜 뭘 하고 싶은 걸까? 왜 나는 1등이 당첨되고 싶어 하는 걸까?'는 질문을 해봤다.


 소설 <억남>을 읽어보면 '진짜 돈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아야 돈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과연 나는 진짜 로또 복권에 당첨되고 싶어하는 걸까? 그냥 호기심으로 구매해서 재미로 취급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나서 복권에 당첨된다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복권에 당첨되면 굉장히 기쁠 것 같지만, 하고 싶은 일은 솔직히 머릿속에서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복권에 당첨되어 몇억 이상의 돈을 획득할 수 있다면, 역시 집에 쌓인 빚부터 청산하고 싶다. 아마 이건 복권에 당첨되고 싶은 모든 사람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밖에 하고 싶은 일은 역시 집을 사는 일이다. 지난주 로또 복권 1등처럼 무려 21명의 당첨자가 나와 7억 정도, 실수령금은 5억 정도가 되는 금액으로는 수도권에서 집을 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방은 아직 5억 정도면 집을 여유 있게 사고도 남는 금액이라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빚을 갚고, 집을 산 후에 남은 금액으로는 뭘 하고 싶을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1. 빚 갚기

2. 부산에 집 사기

3. 대학교 등록금 통장 만들어서 졸업할 때까지 금액을 모아놓기

4. 컴퓨터 최신형으로 바꾸기

5. 일본 여행 다녀오기

6.

7.

8.

9.

10.


 열 개 정도를 적으려고 생각해보았지만, 솔직히 10개를 다 채울 수가 없었다. 평소 복권 1등에 당첨되면 '뭘 하고 말 거야' 하고 상상할 때와 너무나 달랐다. 지금도 당장 내 수중에 10억 정도의 돈이 떨어진다면 하고 싶은 일은 고작 이것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딱히 복권에 간절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 우리 모두 복권을 구매하면서 마냥 '지금 생활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는 마음으로 구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하겠다고 하고 싶은 일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복권에 당첨되면 하고 싶은 일은 어쩌면 우리가 평소 하고 싶은 버킷리트스가 아닐까?


 우리가 살면서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보아야 할 일로 칭해지는 버킷리스트.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정리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은 삶이 즐겁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즐겁지 못한 삶을 사는 이유는 복권에 당첨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 삶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건 괴로운 일이다. 괴로움은 곧 우리 삶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복권에 당첨되더라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 중 적은 확률로 망한다는 그 사람이 어쩌면 우리가 될지도 모른다.


 복권을 사면서 그냥 가볍게 사는 것도 좋지만, 때때로 '내가 지금 복권에 당첨되면 뭘 하고 싶어 하는 걸까?'는 질문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 질문은 갑작스러운 질문이지만, 어쩌면 지금 행복하지 못한 우리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가르쳐줄지도 모른다. 삶의 힌트는 뜻밖에 단순한 곳에서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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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칠양파 2017.06.05 12:22 신고

    그래서 복권을 일주일의 행복이라고 하잖아요,
    안되는 거 알면서도 꾸준히 복권을 사게 되죠.
    혹시 모르는 거니까... 이러면서 말이죠.ㅎㅎ

  • 캔디젤리스윗 2017.06.05 16:06 신고

    이번엔 나도 혹시라는 생각에 꾸준히 로또를 사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 물어봐야 겠어요 ㅎㅎ

  • 2017.06.05 18:42

    비밀댓글입니다

  • 인터넷떠돌이 2017.06.07 00:03 신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은 아닌데, 문제는.......... 예 저는 유니티5를 독학하고 싶고, 혼자서 이걸 가지고 지지고 볶기(?)를 하고 싶은데, 정작 복권에 당첨되면.......... 능력을 돈으로 어떻게 사죠?
    그래도 이렇게라도 한번 지나가면 아무렇지도 않은 복권이지만, 이런 복권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게 해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소화낭자 2017.06.07 06:32 신고

    저는 집 짓고 싶어요.
    전원 주택, 그래서 저희 가족들, 다 모여서 같이 살고 싶어요.
    그거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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